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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우울한 시리 님의 고민

시리 님의 고민

코로나로 너무 우울해요. 올해 초,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우울감과 상실감으로 심리상담도 받아보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찾아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순간적일 뿐, 마음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어요. 상황이 나아지고 다시 일상을 되찾아가면 마음도 몸도 건강해지고 있는 참이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코로나가 심해지며 모든 활동이 중단되고 집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답답합니다. 평소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향이었던지라, 모든 게 정지된 이 일상이 견디기 어려워요. 여행도, 공연도, 전시도, 아니 집 앞에 있는 음식점조차 가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박현순 님의 답변

그리웠던 일상을 다시 누리게 되리라 기대했는데, 순순히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한 지금의 상황이 참 원망스러워요. 시리 님의 고민을 읽으면서 너무도 공감되어 저도 짙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성향이라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편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제약이 생기고, 계획했던 일들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높았습니다. 저도 이런 마음인데, 활동적인 성향의 시리 님이라면 얼마나 더 답답하셨을까 싶어요.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예전과 달라진 지도 벌써 1년 반이 넘었어요. 올해 초에 우울감과 상실감이 있으셨다고 했는데 한 연구 결과에서도 코로나 이후, 실제로 시리 님과 비슷한 30대 여성의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아졌어요. 내가 아무리 이겨내려 해 봐도 좌절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학습된 무력감을 느낍니다. 제약으로 인해 외부활동에서 얻는 만족감, 기쁨 등도 줄었지만, 외로움 또한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마음이 혼란 속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인정하고, 돌봐주어야 해요. 이 외로움을 알아차리고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기보호 행동이 필요해요. 타인뿐만 아니라, 나와의 연결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리 님, 휘게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행복한 나라를 떠올릴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덴마크에서는 휘게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부부, 가족, 친구 그리고 나 자신과의 휘게 시간을 일정하게 갖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죠. 추운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는 겨울에는 낮이 매우 짧고 밤이 길다 보니, 집에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런 환경에서 선택한 것이 서로 연결되어 마음 돌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족,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 스몰 톡 같은 가벼운 대화를 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챙겨주고, 돌보는 시간으로 여깁니다. 기쁜 감정뿐만 아니라 슬픈 감정, 힘든 감정도 그대로 차분히 들어주고, 마음이 편히 쉬도록 서로 배려합니다. 시리 님도 주변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인들이 있다면, 톡이나 문자, 전화도 좋고, 안전하게 만날 수 있을  때, 마음이 교감하는 시간을 채워 보세요.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작가는 12주 동안의 창조성 워크숍을 소개하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해 보라고 알려줍니다. 매주 두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다른 누구도 함께하지 않고, 오직 나 혼자서 즐기는 소풍 같은 시간입니다. 해변에 가기, 미술관 가기 등의 일도 할 수 있지만, 코로나로 다양한 활동에 제약이 있다면, 주변에서 소소하게 찾을 수도 있어요. 아티스트 데이트의 특별한 점은 어린 시절의 나를 아티스트라 여기며,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 보는 거예요. 내 안의 감춰졌던 창의성을 깨워보는 거죠. 예를 들어, 동네 문구점에 가서 별 스티커 사기, 엽서 사기, 종이 인형 놀이, 요리하기, 추억의 군것질 하기 등을 재미 삼아 해 보는 겁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 안의 아티스트를 위한 2시간을 보낸 후, 느낌이 어떤지도 정리하고, 저장해 보세요. 지금까지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이 적었을 수도 있어요. 이번 기회로 어린 시절에 원했던 나의 욕구를 찬찬히 채워 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답니다.

시리 님, 현재 상황을 바꾸는 건 어렵지만, 휘게, 아티스트 데이트 등의 시간으로 시리 님의 지친 마음도 보듬고, 창의성을 깨워보는 건 얼마든지 선택하실 수 있어요. 열심히 달리다가 넘어졌을 때, 나의 몸과 마음 잘 살펴주는 것이 먼저예요. 옆의 사람이 와서 손도 잡아줄 거고, 내가 이쯤에서 주저앉을 수 없지 하는 마음 올라오면, 두 손과 무릎 탁탁 치며 일어나실 거예요. 저도 시리님께 손 내밀며, 마음의 응원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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