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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가지 생각을 하는지 세 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스스로 생각한다고 믿지만, 어쩌면 우리는 생각을 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밑미 고민 상담소
공무원 생활이 힘들어 5년째 눈물 속에 보내는 자유의 고민
자유의 고민
공무원 생활이 안맞아서 5년째 눈물속에 보내고 있어요
어린시절 집안환경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고 정서적으로도 매우 불안했습니다. 정말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무조건 한 번에 대입 합격, 한 번에 취업을 목표하고 달려갔습니다. 인서울 4년제, 대학졸업 후 바로 공무원 합격을 하며 제 인생에는 이제 봄날이 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공무원 일이 너무 맞지 않아 정신건강의학과를 거의 5년 내내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근무 기관을 바꿨는데도 공무원이라는 직업 자체가 맞지 않다는 걸 깨닫고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매일 눈물 속에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은 그만두고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5년 동안 병원을 다니며 버티고 있습니다. 당장 그만두면 생계가 힘들다는 두려움도 있는 거 같고 다시 재취업이 안 되면 어쩌냐 하는 걱정, 거기에 아무래도 남의 시선도 살짝 있는 것 같습니다. 30대 초반인 지금, 지금이라도 도망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그만둔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만 왜 5년 내내 망설이고 있는지..이젠 제가 한심하고 답답할 정도입니다. 사실 휴직도 했었지만 막상 휴직을 하니 쉬기만 하고 이직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일을 다니면서 준비하기엔 몸과 마음이 지쳐 환승이직도 힘들고..일단 그만두면 너무 후회할까요?? 저 자신을 갉아먹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회피성 사직일까 걱정됩니다.
밑미 메이트 강원 의 답변
지금을 나에게 맞는 방향으로 삶을 조정하는 지혜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세요.
안녕하세요 자유 님,
당장 일을 그만두세요. 사직은 회피도 아니고 나중에 후회도 없을 겁니다.
바로 앞 두 문장을 읽고 어떤 마음이 드나요? "아니, 어떻게 책임지려고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해"라고 생각했나요, 아니면 문장을 읽는 순간만큼은 답답했던 마음이 해소되는 느낌이었을까요? 사실 어느 쪽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이 들든, 마음은 그 자체로 옳은 것이니까요.
자유 님의 표현대로 정말 앞만 보고 경주마처럼 달려오셨네요. 실패가 허용되지 않을 듯한 "무조건 한 번에"라는 표현에서 얼마나 애써 온 세월일지 저는 가늠만 해볼 뿐입니다. 대입부터 취업까지 성실하게 달려온 자유 님이 참 대단하고 대견합니다. 다만,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봄날"이라는 목표에 닿기 위해 그동안 마음이 원하는 일에 손을 들어줄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런 종류의 노력은 성취라는 결과를 내지만 동시에 상당한 비용을 치르기도 합니다. 바로 나를 훼손하는 비용입니다. 많은 경우 훼손된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낼 때까지 계속 달려갑니다.
그런데 자유 님은 마음이 말하는 걸 분명하게 알아차리고 있는 것 같아요. 5년 내내 "사직"이라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하다고 표현했지만, "...그만두고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한다고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고, "지금이라도 도망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그만둔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사직을 제외한 다른 방법도 적극 시도해 보셨고요. 업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근무 기관을 바꾸어 보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힘든 자신을 돌보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마음이 원하는 선택 앞에서 이토록 망설이게 되는 걸까요?
저도 잘 압니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라는 말이 얼마나 편리한지. 우리가 사는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잖아요. 선택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 걱정, 남의 시선, 모두 다 실재하는 현실 감각이죠. 사실 이런 현실감각 덕분에 우리는 자유 님과 같은 성취를 삶에서 이루기도 합니다. 그런 자유 님의 노력과 삶 자체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쌓여 오늘이 되었을 테고요. 그래서 어쩌면 공무원을 그만두는 일은, 단순히 일을 그만두는 선택이 아니라, 자유 님이 태어나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선택이기에 그토록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건 바로 "멈춤"이라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지난 5년은 자유 님이 "한심하고 답답한"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숨을 고르며 천천히 속도를 줄여간 시간이라 믿습니다. 오랫동안 달리다가 갑자기 멈추면 몸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이미 자유 님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유 님 앞에 놓인 현재는,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이제는 몸과 마음 모두가 허락하는 선에서) 본인에게 맞는 방향으로 삶을 조정하는 지혜의 시간일지 모르겠어요. 이 소중한 시간을 통과하는 자신을 단단히 믿어주세요. 이제껏 충분히, 넘치도록 잘해내 온 나에게 내가 기대도 됩니다. 나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책 일부를 공유하고 싶어요. 제가 저만의 "멈춤"앞에서 치열했던 시절에 큰 힘이 되었던 책입니다.
"일을 계속하든 당장 그만두든 결론은 중요하지 않다. 처음으로 그 질문과 관련해서 자신에게 집중 또 집중하는 것, 자기 마음의 구석구석을 거울로 비춰주는 것,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 곳이 있으면 플래시도 비춰가며 찬찬히 다듬어 보고 눈길도 포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좋은 대답과 결정이 자신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주목하고 공감해 주는 과정 자체가 자신을 끝내 보호하는 것이다." (정혜신, 당신이 옳다, p.238)
저의 사소한 답장은 여기까지입니다. 원하는 대답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편지를 읽는 동안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자유 님 마음 한구석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이만 줄일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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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당하는 순간을 알아차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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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나도 모르게 생각 당하는 순간 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려 보는 연습을 해봐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생각 당하면서도 생각 당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거든요.
나도 모르게 생각이 떠오르고 그 생각에 끌려가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잠시 멈추고 아, 지금 내가 생각에 끌려가고 있구나. 생각 당하는 중이구나. 라고 알아차려 보세요. 알아차리고 관찰하는 순간 생각은 스르르 사라질 거예요.
만약 생각이 잘 사라지지 않는다면 지금 이 순간 나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발바닥, 들리는 소리,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려 보세요. 생각의 흐름에서 빠져나와 현재로 돌아오는 작은 실천이 쌓이다 보면 생각의 지배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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