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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가 진짜 있는 걸까요?
? 언젠가부터 나답게 살아야 한다.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와 같은 말들이 자주 들리기 시작한 것 같아요. 사실 밑미레터에서 자주 하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나의 내면을 탐색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분명히 중요하지만 '진짜 나'라는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고 하면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 있어요. 이번 주 레터에서는 ‘진짜 나’ 찾기의 함정과, 그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요.

밑미 고민 상담소
관계에서 정리당한 동의 고민
동의 고민
불편한 관계에서 정리당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사랑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워하는 동이라고 합니다. 레터를 읽다가 최근 제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어 고민을 남겨봅니다. 제가 어떤 분을 좋아하게 되어 몇 달간 밥도 먹고 산책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리가 멀어 자주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분과 시간을 좀 더 보내며 알아가고 싶었는데 상대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 그분으로부터 '우리가 잘 안 맞는 것 같으니, 앞으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별 아닌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와 보내는 시간이 편하지만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이번 레터에서 말한 것처럼 본인에게 불편한 관계를 정리한 것 같습니다.
불편한 관계를 정리하는 사람이 있다면 필연적으로 정리당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저와 같이 정리당한 사람들은 (상대에게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요?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리추얼 메이커 아름송이의 답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과거의 나를 믿어주고 아껴주세요.
안녕하세요, 동님. 편지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까끌까끌한 상황일 텐데, 용기 내어 글을 써주셔서 고마워요. 어떤 분 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기에 더 알아가고 싶으셨을 테고, 그 흐름이 이어지지 못한 채 관계가 정리된 상황이 얼마나 아쉬웠을지, 그리고 그 이후에 남는 감정들이 어떤 결일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안타깝게도 동님은 이별의 이유를 자꾸 자신에게서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그분과 잘 맞지 않았던 이유, 함께한 시간이 편하지 않았던 이유를 스스로에게서 찾다 보면, 하나둘 떠오르는 장면들만으로도 나 자체가 부정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지점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도 좋을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각자의 속도가 있잖아요. 동님 상황에 비추어 보면, 누구 한 사람이 나쁘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속도가 맞지 않았던 관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어떤 날은 마음에 닿고, 어떤 날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듯이 관계도 비슷한 것 같아요. 같은 사람이어도, 같은 마음이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타이밍과 흐름이 다르면 어긋나기도 하니까요.
헤어짐을 맞이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 물어보셨지요. 우선은 지금의 동님처럼 아파하고, 자책하고, 상황을 곱씹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도 괜찮아요. 그 시간이 괴롭고 길게 느껴지겠지만, 나의 슬픔을 제대로 통과해야 감정의 모난 부분도 조금씩 둥글어지더라고요. 그렇게 이별을 애도하는 시간을 지나고 나면, 이런 문장들을 한 번쯤 마음에 놓아보셔도 좋겠습니다.
모든 만남에는 그때의 이유가 있다. 지나간 인연은 그 자체로 충분한 역할을 했다.
류시화 작가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저는 인연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문장이 떠오르곤 합니다. 이 말처럼, 이번 인연도 동님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지나갔을 거예요.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더라도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좋아하는지, 어떤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떤 순간에 마음이 흔들리는지를 알게 해주는 경험이었을 겁니다. 내가 더 잘했더라면 달라졌을까? 라는 질문 대신, 그 순간에 가장 최선을 다했던 과거의 나를 조금은 믿어주고 아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마음이 생긴다면, 이 인연도 충분히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을 거예요.
만약 돌아보았을 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자책의 이유가 아니라 다음을 위한 준비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억지로 고치려 하기보다 아,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구나 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과 나를 낮추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상대는 자신의 기준에서 관계를 정리한 것이고, 동님은 동님의 방식으로 충분히 관계에 임했어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용기 있는 태도였고요.
동님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시간을 들여 알아가려 했던 사람이에요. 그 힘은 사라진 게 아니라 다음 인연에서도 분명히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번 관계를 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남기기보다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만든 한 장면 으로 놓아두시면 어떨까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밑미 메이트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5분 리추얼 타임
지금의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기
지금의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기
우리는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의 나에게 늘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곤 해요. 진짜 나를 찾아야 한다는 마음도, 어쩌면 지금의 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건지도 몰라요. 이번 주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지금의 나에게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한마디만 건네보세요. '진짜 나'는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바로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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