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달라지는 밑미 콘텐츠
거울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나요?
큰 눈, 높은 코, 갸름한 얼굴, 마른 몸과 같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이 기준들이 과연 아름다움의 전부일까요?

5분 리추얼 타임
보이는 것 너머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보기
보이는 것 너머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보기
우리는 아름다움을 보이는 것에서 찾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요.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요. 친구가 웃을 때의 기쁨, 무언가에 집중하는 사람의 몰입하는 모습, 신나서 이야기하는 설레임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요. 이번 주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에너지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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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 고민 상담소
무계획으로 퇴사하고 싶은 나나의 고민
나나의 고민
무계획으로 퇴사해도 괜찮을까요?
퇴사 후, 8개월 공백기의 압박을 받아 지금 직장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포괄 임금제로 수당 없이 야근, 주말 출근, 철야 등 주 52시간 근무를 위반하는 블랙 기업에서 1년만 바라보며 버티고 있습니다. 야근하면 오전 9시 출근 ~ 오후 10시 퇴근이 기본입니다. 이제 조금만 버티면 1년이 되는 시기인데 무작정 퇴사하기엔 이 회사에서 경력 기술서나 포트폴리오를 만족스럽게 얻지 못했고, 더 재직해도 과연 쌓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퇴사하고 싶은데 주변에선 최대한 환승 이직을 권유합니다. 제 직종이 박봉이라 연차에 비해 모아둔 돈도 여유롭지 않고요. (이 회사를 다니면서 그나마 숨통 트인다 싶은 급여를 받지만, 야근 강도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퇴사할 때마다 공백기 6개월을 기본으로 가져서 매번 모아둔 돈을 공백기에 다 쓰곤 했어요. 블랙 기업에서 고생하고, 무계획 퇴사하고 다시 취직될 때까지 쉬면서 모아둔 돈을 다 쓰는 굴레가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바쁜 시기엔 항상 출퇴근길에 울고 회사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여기를 계속 다니면 자기연민이 심해져서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단 경계를 하게 됩니다. 평일 퇴근 후 개인 시간을 포기하는 게 너무 당연해지고, 미리 잡아 둔 주말 약속도 업무 일정을 확인하며 마음을 졸이니 회사와 저를 분리해서 온전한 휴식을 지내는 게 안 돼요. 사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습니다. 막상 아무것도 안 하면 제일 불안해지겠지만요. 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리추얼 메이커 박아름송이의 답변
내 불안 뒤에 숨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안녕하세요, 나나님. 글을 읽으며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습니다. 지금 나나님을 힘들게 하는 건 매일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해도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불안인 것 같아요. 회사 출퇴근길에 눈물이 나고 자기연민이 생길 정도라면, 이미 마음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일 것입니다. 당장 그만두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퇴사 뒤에 마주하게 될 현실의 무게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저도 답장을 쓰기가 참 어려웠어요.
마침 제가 퇴사 후 새로운 곳으로 이직한 지 딱 2주 차라, 퇴사 결정 당시에 제가 집중했던 것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불안을 명확하게 인지하기 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하기 였어요. 이 경험이 나나님의 선택에도 작은 실마리가 되길 바라며 이야기를 풀어 볼게요.
불안은 흐릿할 때 가장 힘이 셉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 내가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는 마치 눈을 감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죠. 그래서 먼저, 나나님이 생각하는 퇴사하고 싶은 이유 와 망설이는 이유 뒤에 숨은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 회사를 버텨서 1년이 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이미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쓰셨지만), 1년이 안 되어 퇴사했을 때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공백기에 대한 불안이 가장 견디기 힘든 건지, 아니면 환승 이직 준비를 위한 시간과 체력의 부족이 문제인지, 혹은 그런 나 자신이 미운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세요.
이런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나이스하지 못하고 찌질한 내 모습을 만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만약 답하기 어렵다면 떠오르는 생각을 전부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하루의 일기, 지인과 나눴던 대화, 요즘 부쩍 자주 보는 콘텐츠 등 사소한 것도 괜찮아요. 쓰다 보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단어나 감정이 있을 겁니다. 그게 바로 지금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불안의 실체일 수 있습니다.
나나님이라면, 이미 그 실체를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불안을 피하고 싶은지, 아니면 받아들인 채 나아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 단계를 거쳐 진짜 마음을 알게 됐다면, 이제는 작은 움직임을 시작해 보세요. 관심 있는 채용 공고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당장 퇴사 와 환승 이직 이라는 두 선택 후에 내가 할 행동을 미리 시도해 보는 거죠. 이런 행동이 막막함 속에 길을 만들고,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는 사실이 큰 버팀목이 됩니다.
제 경우에, 그 시점에 이력서를 다듬고 면접을 준비하며 주말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평소 커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해 보고 싶다는 로망도 있었지만, 동시에 갑자기 퇴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생활비를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는 생각이 컸습니다. 큰 수익은 아니었지만, 회사 밖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아주 작은 자신감이 이직 준비 내내 큰 힘이 되었죠.
그리고 꼭 기억해 주세요. 나를 회복시키는 시간은 필수입니다. 글 말미에 적으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는 마음은 에너지가 거의 고갈됐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만 있으면 에너지가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을 때도 많아요. 괴로움에만 집중하면 마음속 깊이로 끝없이 가라앉게 됩니다. 그 순간을 환기할 수 있도록 좋아하는 음악 듣기, 짧은 산책, 잠깐 멍 때리기, 취미 활동 같은 작은 행동을 넣어 주세요. 회사와 나를 분리할 수 있게 도와줄 뿐 아니라, 고갈된 에너지를 서서히 채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제 결정 을 하세요. 진짜 내가 원하는 것과 피하고 싶은 것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입니다. 변화에는 위험과 불안정이 따라오기 마련이라 결정을 미루곤 하지만, 계속 미룬다고 해서 상황이 마법처럼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결론이 당장 퇴사 여도 괜찮습니다. 다만 어떤 결정을 하든 결정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바라볼지가 중요합니다. 이때 저는 해피 엔딩보다 배드 엔딩을 떠올려보곤 하는데요, 이 베드 엔딩이 내 인생을 끝날 정도로 내게 큰 일이 아닐 거라는 믿음으로 결정 버튼을 누르곤 합니다. 여러 곤경을 지나쳐 지금까지 잘 살아온 현재의 나를 믿어 보는 거예요. 지금까지 겪어온 많은 걱정과 고민들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까지 큰 일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잖아요.
잘한 선택인지, 못한 선택인지 가장 가혹하게 판단하는 사람은 나 자신일 수 있습니다. 나나님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지난 공백기'가 그저 돈만 소비하고 허송세월 했다고만 느껴지더라도 모두 그 순간의 최선이었다는 것을 믿어주세요. 어떤 선택이건 두려움과 고통만을 남기지 않았음을, 세상의 많은 일이 결국 어떻게든 풀리듯 나나님도 생각보다 훨씬 든든하게 이 시간을 건너갈 수 있다고 믿어주세요.
저는 나나님의 다음 발걸음이 더 가벼워지고, 그 길 위에서 조금 더 편안해지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