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달라지는 밑미 콘텐츠
절대 변하지 않는 '나의 정체성'이 존재할까요?
다른 사람에게 나에 대해 설명할 때 어떤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나요?

밑미 고민 상담소
죽음을 생각하니 허무해지는 네모의 고민
네모의 고민
언젠가 우리는 모두 죽을 텐데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야 하는 걸까요?
취업에 성공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주변 사람의 죽음을 보게 되었어요.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있는 것들은 무조건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이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그동안 저는 마치 저는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온 것 같아요. 행복한 일상도, 소중했던 사람들도 영원히 제 옆에 있을 것처럼요.
저는 평소에 감각을 남들보다 예민하게 쓰고 풍부하게 느끼는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감각을 느끼는 신체가 썩어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는 게 (영혼의 존재, 사후세계의 존재와 무관하게) 무서운 것 같아요. 심지어 지금 제가 감각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신체가 없어진다는 게 상상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세상, 주변 가족 먼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네모를 위한 오늘의 네모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인가요?
반갑습니다. 네모. 밑미팀에서 네모의 고민글에 답변을 요청했을 때 좀 당황했습니다. 너무 어렵고 큰 질문이라서 덜컥 부담되더라고요. 긴 세월 뛰어난 학자들이 고민해온 주제를 제가 잘 정리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서요. 그렇다고 다른 분에게 답변을 미루기에는 또 짐을 떠넘기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냥 제 나름의 대답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저 매일 다행스러운 하루를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생각이구나 하고 읽어주세요. 지금 쓰는 이 생각도 언제 변할 지 모르겠지만요. 이토록 모양 빠지게 제 자신에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잔뜩 예방주사를 놓으며 글을 시작해봅니다.
저는 아주 큰 질문일수록 가장 작은 질문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러니 삶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의 귀퉁이에서 한 입 크기로 한 조각의 질문만 엄지와 검지로 집어서 떼어내 봐요. 어떻게 하면 오늘 밤에 누워 잠을 청하며 그래도 오늘 하루 잘 살았구나 할 수 있을까요? 월요일이라 휴대폰 알람 소리에 겨우 일어난 아침이었는데요. 지하철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더웠고, 출근해서 쌓인 메일함만 봐도 한숨이 나오고, 사무실에 도착한 지 십 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간절히 집에 가고 싶은데요. 이정도면 무난한 날이지요. 어떤 날은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삐걱대고 짜증나는 일들이 겹치기도 하잖아요. 그런 하루도 잘 살아낼 수 있을까요? 자칫 그저 생활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무의미한 반복으로 느껴지기 쉬운 일상들이 모여 의미 있는 인생 이 될 수 있을까요?
글을 적으며 저도 힘이 빠지는데요. 아직도 질문이 큰 것 같아요. 너무 일반론인가 싶기도 하고요.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정도면 충분히 작은 일인분 질문일까요? 화장실 세면대로 가서 찬물에 세수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휴게실로 가서 기지개를 펴고 스트레칭 하며 몸을 좀 풀고 싶고요. 좀 더 맑은 정신으로 이 글을 이어 적고 싶어요. 음, 잠깐 다녀올게요. 다녀왔어요. 이십 분이 지났네요. 위에서 말한 것 외에 읽고 있는 클레어 키건의 소설집 <푸른 들판을 걷다>의 두 번째 글을 마저 읽었거든요. 기분이 상쾌하기도 하고 따듯하니 좋아요. 잠깐이지만 홀로 좋은 순간을 보냈어요. 이런 식으로 일하며, 쉬며, 놀며, 뭔가에 몰두하거나 구경하며 혼자서 혹은 함께 좋은 순간을 누리는 것 같아요. 이왕이면 종종 멈춰서 지금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좋은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애쓰고요. 네모는 어때요? 네모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행복들을 선택하고 저장하고 음미하고 있나요?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육체는 확연히 성장하는 게 아니라 낡아가요. 결국 사라져 흙으로 돌아가고요. 죽음뿐 아니라 많은 큰 것들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이 주어져 있어요. 눈에 띄게는 부모, 체형 같은 여러 경제적이고 유전적인 출발점 같은 것들요. 무기력함을 느끼거나 아쉬워할 수는 있겠지만, 오래 붙들고 있을수록 실제로 내가 사는 오늘의 삶을 놓칠 뿐이에요. 대신 우리는 배울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명제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부터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는 네모처럼요. 삶의 끝남을, 관계의 소멸을, 행복한 시절의 지나감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일들에서, 지금 내가 더 생생하게 삶을, 좋은 관계를, 행복한 순간을 누릴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떠올려주세요. 먼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나를 위한, 오늘의 내가 할 수 있는 크기의 행동을 찾고, 실행에 옮겨보세요. 매번 잘 하기도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선택하기를 연습해보세요.
제일 소중한 나 자신에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선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낌없이 만나서 진한 포옹과 따듯한 말로, 전화로, 편지와 문자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세요. 네모도 저도 알지 못하는 순간에 죽음을 맞이하겠지요. 아쉽기도 하고 조금은 후련할 수도 있겠지만, 알 수 없지요. 그러니 우리 알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합시다. 때로는 무섭고, 허무하고, 외롭고, 슬프겠지요. 그때도 삶이 나에게 선물한 레몬으로 맛있는 레몬에이드를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네모의 큰 질문을 저의 작은 질문으로 돌려주며 이 글을 마칠까 해요. 지금 이 순간, 네모를 위한 선택은 무엇인가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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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평소 내가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관찰해보세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나는 ~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나는 ~가 약한 사람이야" 같은 말들이 무의식적으로 올라올 때마다 알아차리고 적어 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 정의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정말 그럴까? 항상 그럴까? 다른 면은 없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예를 들어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야"라고 적었다면, "정말 모든 상황에서 내성적일까?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도 그럴까?"처럼 말이에요. 이 과정을 통해 나를 가두고 있던 틀들을 하나씩 발견하고, 그 틀 너머의 나를 만나볼 수 있을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 #밑미타임과 함께 올려주세요.
오늘 #밑미타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이 글의 댓글로 함께 나눠주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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