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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서 어떤 드라마를 쓰고 있나요?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강렬한 감정에 휩싸이며 상상 속 드라마를 써본 적이 있나요?

밑미 고민 상담소
타인의 무례한 말에 상처받는 버럭이의 고민
버럭이의 고민
다른 사람의 무례한 말에 무뎌지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의 무례한 말을 잘 잊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이 버린 쓰레기를 집에 가져오지 말라는 말도 있듯이, 제가 그 말을 곱씹어보면서 계속 상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 그게 말처럼 잘되지 않네요. 왜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 할까, 저 사람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들은 말은 더 심하게 다가와요. 며칠 동안은 계속 우울한 감정 속에서 지냅니다. 쿨하게 넘길 수도 있는 말들인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하는 자책으로 이어지는 날도 있고, 내가 더 굳건한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사람의 말들에 무뎌지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밑미 메이트 혜지의 답변
무뎌지는 대신, 나의 예민함과 민감함을 선물로 받아들여 보세요.
버럭이님 안녕하세요. 버럭이님의 사연을 처음 읽었을 때 저 역시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버럭이 님 사연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의 무례한 말에 상처받고, 그것을 오래도록 곱씹으며 괴로워하는 마음이 정말 이해됩니다. 쿨하게 넘기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자책하게 되는 그 악순환도 너무 공감되고요.
'남이 버린 쓰레기를 집에 가져오지 말라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에게도 마음에 품고 있는 비슷한 말이 있어요. 선물을 주었을 때 상대가 받지 않는다면, 그 선물은 준 사람의 것이다. 라는 문장인데요. 같은 의미를 가진 다양한 문장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저는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를 응원하고 좋아합니다. 2023년 4월 유난히 힘들었던 시절을 그들의 노래 야간비행 이 건네는 너의 모습 그대로 괜찮아 라는 메시지 덕분에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취향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에이티즈 이야기를 꺼내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분이 자신은 그런 노래가 싫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모 아이돌을 좋아해 볼 생각이 없냐며 권유하시더라고요. 사실 별거 아닐 수 있는 이야기인데, 저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어요. 내가 이 노래에 대해 잘못 설명했나? 나에겐 삶을 구원해 준 그들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지?와 같은 생각이 들었죠.
이 경험은 제게 큰 깨달음을 주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을 모든 사람이 다 이해하거나 좋아할 필요가 없다는 것, 남이 뭐라고 하든 그것이 나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가치를 떨어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타인의 부정적인 반응은 종종 나의 가치와 상관없이 그저 그들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상태를 반영할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저는 우선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어 저를 지키는 쪽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단순히 손절이 저의 마음까지 치유해 주지는 못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그 사람에게 쏟는 저의 에너지와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언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좋아하는 마음과 방향이 다를 뿐이지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크게 차이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작년 황석희 번역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그래서 때때로 무례하게 느껴지는 타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힌트를 얻었어요. 황석희 번역가는 우리는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지만 서로 가지고 있는 언어의 본질이 다르기에 자연스럽게 타인의 말과 행동을 나의 언어로 번역하게 된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성급한 번역은 오역을 낳고 오해를 만들기 때문에 이걸 최소화하기 위해 발화자를 존중해야 하고,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모두 다른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어요.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마찬가지죠. 버럭이님이 특히 가족의 말에 더 상처받는다고 하셨는데, 이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우리가 더 많은 기대와 이해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 했다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언어로 소통했을 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상대방은 그냥 지나가듯 하는 말이 나에게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어나 문장이 되고, 그 말을 계속 곱씹으며 그 말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하며 힘들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저나 버럭이님 처럼 좀 더 예민해서 그 미묘한 차이를 좀 더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오는 고통이 더 심한 것 같아요. 물론, 이게 상대의 무례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하면서 무례함을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에너지를 쓸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죠.
사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팁들을 버럭이님께도 공유해보고 싶어요. 우선 저는 저의 예민함을 재능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고 까칠할까? 라는 말 대신 나는 외부환경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는 사람이구나. 민감함과 예민함이라는 재능을 삶에 어떻게 잘 써볼 수 있을까? 라고 질문하기 시작했죠. 어떤 소설가는 소설가란 작은 자극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서 남들보다 훨씬 더 큰 상처를 받지만, 그래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버럭이님이 느끼는 예민한 감정도 누군가에게는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재능일 수 있어요. 그러니 나의 예민함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 가지고 있는 사랑스런 나의 특징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그리고 저는 누군가 저에게 무례한 말을 건낼 때에는 타인의 무례한 말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숨은 의도를 생각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나는 그런 노래 싫던데. 라는 말을 들으면, 나를 무시하는 건가? 내 취향이 별로라는 건가? 이렇게 의도를 생각하는 대신 그냥 그 사람과 나는 취향이 다르구나 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죠. 사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았을 때 내 마음속에는 남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런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남의 말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남의 말과 생각은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그 말을 듣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는 온전히 내가 결정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누가 뭐라든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글을 쓰며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는 걸 선택했어요.
버럭이님, 다른 사람의 말에 무뎌지고 싶다고 하셨죠? 하지만 타인의 말에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수성은 버럭이님이 세상을 더 깊이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는 선물이기도 해요. 그러니 무뎌지는 대신, 예민하고 민감하게 버럭이님 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시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며, 타인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기술을 조금씩 배워보시기를 바래요. 버럭이님의 여정을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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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리추얼 타임
내가 만들고 있는 드라마를 찾아 이름 붙이기
내가 만들고 있는 드라마를 찾아 이름 붙이기
이번 주에는 내가 만들고 있는 드라마를 알아차려 보는 시간을 가져봐요. 특히 강한 감정이 올라올 때, 불안하거나 화가 날 때, 또는 누군가의 행동을 해석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할 때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드라마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드라마에 이름 붙여 보세요. 단순하게 드라마 라고 이름 붙여도 좋고, 좀 더 자세하게 내가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있네. 라고 자세히 이름 붙여도 좋아요. 이렇게 이름 붙이고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에 휩쓸리지 않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 #밑미타임과 함께 올려주세요.
오늘 #밑미타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이 글의 댓글로 함께 나눠주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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