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볼 때 뭐가 가장 먼저 보이나요?
우리가 타인을 볼 때 가장 먼저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부분, 나도 모르게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는 그 부분은 대개 내가 집착하거나 갈망하는 영역과 맞닿아 있어요.
타인을 볼 때 무엇이 보이나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하는 가장 큰 착각 중 하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골고루 보고 있다는 착각일 거예요. 사실 우리는 내 마음대로 편집하고 왜곡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있거든요. 우리의 주의는 아주 한정된 자원이고 매 순간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을 공평하게 처리하려 한다면 뇌에 과부하가 걸려 버릴 테니까요. 그래서 우리 뇌는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 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신경 쓰는 아주 일부만 골라서 주의를 기울여요. 신발을 사려고 하면 신발이 보이고, 머리를 하려고 하면 머리가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누군가를 만나거나 타인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예요. 타인을 통합적이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우리가 꽂혀있는 어떤 부분을 아주 크게 확대해서 마치 그게 그 사람의 전부인 것처럼 타인을 바라보곤 하니까요. 그러고는 마치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타인을 판단해 버리곤 하죠. 그런데 그 사람의 수많은 모습 중에, 왜 하필 어떤 부분이 내 눈에 크게 들어오는 걸까요?

우리가 보는 건 사실 나의 갈망이에요
우리가 타인을 볼 때 가장 먼저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부분, 나도 모르게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는 그 부분은 대개 내가 집착하거나 갈망하는 영역과 맞닿아 있어요.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은 타인을 볼 때 외모를 먼저 살피게 되고, 학벌이나 커리어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은 남을 볼 때에도 학벌이나 직업을 먼저 확인하고 그 사람의 위치를 가늠해요. 내 생각이 옳다고 확인받고 싶은 사람은 정치 성향이나 가치관을 따지면서 이 사람이 옳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버리죠.
이런 갈망은 대개 내가 부족하다고 느꼈거나, 과거에 평가받고 비교받았던 부분에서 자라나는 경향이 있어요.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니 그 부분이 더 크게 보이고 세상은 점점 내가 보고 싶은 모습으로 편집돼요. 내가 보는 것은 내 갈망에 의해 편집된 세상인 거죠.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를 보며 '저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판단할 때, 사실 그 판단은 상대보다 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우리는 타인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타인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의 갈망을 투사하는 것에 더 가까우니까요.
갈망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이 납작해져요
물론 갈망을 가지는 것이 나쁜 건 아니에요. 갈망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나의 갈망을 남에게 투사하며 남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도구로 사용할 때 우리는 타인은 물론이고 세상을 너무 납작하게 바라보게 돼요. 나와 다른 갈망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만 옳다는 아집에 빠지기도 쉽죠.
남을 바라보며 평가하는 잣대는 타인뿐 아니라 나를 향해서도 똑같이 돌아와요. 다른 사람의 몸매를 품평하는 사람은 거울 앞에서도 자신의 몸을 똑같이 품평하고, 누군가의 가치를 연봉이나 재산으로 가늠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도 같은 방식으로 가늠하거든요.
무엇보다 이렇게 남을 판단할수록 나의 기준과 갈망은 점점 강해지고 그에 따라 나를 옥죄는 잣대도 점점 더 엄격해져요. 게다가 우리는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내가 남을 연봉으로 가늠한다면, 남들도 나를 연봉으로 가늠할 거라 여기게 되죠. 그렇게 우리는 보이지 않는 평가 속에서 늘 긴장하게 되고, 아무리 채워도 만족할 수 없는 갈망의 노예가 되어버리기도 쉽죠.
갈망 안에 숨은 내 진짜 마음을 돌봐 주세요
우리는 누구도 한 사람을 온전히 볼 수 없어요. 내가 본 건 언제나 그 사람의 일부, 그것도 내 갈망이라는 렌즈로 크게 확대한 일부일 뿐이죠. 그러니 타인을 볼 때 유난히 걸리거나 판단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면, 잠시 멈추고 나의 어떤 갈망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건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 갈망을 통해 내가 정말 얻고 싶은 건 무엇인지 한 번 물어보세요. 연봉을 향한 갈망 밑에는 안정감이, 외모를 향한 갈망 밑에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도 몰라요. 내가 진짜 얻고 싶은 게 뭔지 알게 된다면 그것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이렇게 내 갈망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갈망 안에 숨은 진짜 마음을 돌보기 시작하면 더 이상 남을 통해 내 갈망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져요. 자연스럽게 남을 향한 시선도 전보다 너그러워지고 타인의 다양한 모습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거예요. 나와는 다른 갈망을 품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요. 이렇게 남을 조금 더 열린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나 자신에게도 덜 엄격해지고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다음에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서 무엇이 가장 먼저 보이는지 가만히 살펴보세요. 내 주의가 머무는 곳에서 나의 갈망과, 그 갈망 속 돌봐줘야 하는 내 진짜 마음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