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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6.10.08 · 읽는 데 4분

남이 뭘 하든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은 무화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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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의 고민

“남이 뭘 하든 스트레스를 안 받고 싶어요.”

제 자신이 너무 통제형으로 느껴져 고민입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통제형이란 단어가 자주 보이잖아요. 전에는 그런 생각을 못 했는데 그 얘기들을 보고 나니 제 스스로가 통제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 들면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는데 타인이 그와 반대로 행동하면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려니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근데 또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통제하진 못해요. 그냥 영원히 스트레스만 받을 뿐… 남이 뭘 하든 어떤 상황이 생기든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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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 메이트 강원의 답변

“어떤 상황에서든 ‘스트레스 제로’인 상태가 과연 좋은 것일지 생각해 볼까요?”

안녕하세요, 무화과님. 아, 짧은 편지라 아쉽습니다.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저도 심리 유형 콘텐츠를 즐겨 보는 편인데 어떤 걸 보시고 통제형이라고 생각하게 됐는지, 무화과님이 옳다고 믿는 일이 무엇이길래 상대방의 행동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건지… 편지를 읽으며 제 경험까지 연결 지어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네요. (네, 맞습니다. 저는 MBTI의 찐 N 유형입니다….) 하고 싶은 말도, 떠오르는 생각도 많지만, 편지를 읽은 뒤 유독 오래 남은 ‘그러려니’라는 표현을 곱씹으며 제 나름의 답장을 전합니다.

편지 속 ‘나와 달라서 스트레스가 되는 타인의 행동’을 읽고 저는 단번에 뉴스를 떠올렸어요. ‘그러려니’는 언감생심, 화가 나고 혈압이 오르다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현실에 무기력감까지 느끼는 엔딩. 평소에 다양한 뉴스를 챙겨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콘텐츠로 도피합니다. 가치관에 거슬리지 않고, 내 취향을 바탕으로 꾸려진 안온한 세계. 내가 보지 않는다고 있는 현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너무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지칠 때면 의도적으로 피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걸 회피성 통제형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 다음 달에는 혼자 하는 여행을 계획 중인데요. 강원도 산골에 있는 곳인데, 인터넷도 잘되지 않는 곳이라 책 몇 권만 들고 갈 거예요. 저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인데도 홀로 고립될 수 있는 공간을 때때로 찾게 돼요. 스마트폰과 SNS로 인해 타인의 세계가 우리 일상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버린 탓인 것 같습니다. 웰니스, 명상, 리트리트 같은 키워드가 자주 보이는데 비단 저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합니다.

“남이 뭘 하든 어떤 상황이 생기든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 방법”

아! 그런 게 있다면 저도 정말 알고 싶어요. 혹시 이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찾으셨을까요? 찾았다면 답장의 답장을 꼭 보내 주셔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받지 않는 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치 히어로물에나 나올 법한 초능력자 같습니다. 내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세상살이가 수월해지겠지만,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든 ‘스트레스 제로’인 상태가 과연 좋은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문득 병원에 있는 무균실이 떠올랐습니다. 감염 위험을 완벽히 차단하도록 설계된 공간이죠. 면역력이 없어서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필요한 공간이지만 평생을 무균실에서 살 수 없는 것처럼, 스트레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운 상태라는 건 그저 판타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각자 자기만의 ‘그러려니’를 찾아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연적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결국 자신을 지키는 저마다의 방식을 터득해 가는 게 아닐까요. 무화과님과 저의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우리 역시 서로에게 타인이니까요. 이 답장이 무화과님께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이 사람은 나랑 생각이 다르네” 하고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테죠. 그건 그대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고민 편지 덕분에 저라는 타인과 연결되었고, 서로의 다름에서 알아차린 어긋남을 힌트로 우리는 스스로를 더 깊이, 구체적으로 알아갈 테니까요.

그러려니: 어떤 일이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이해하거나 넘긴다는 뜻의 한국어 표현

‘그러려니’의 뜻을 한번 검색해 봤는데요. 오… 제 생각과 좀 달랐습니다. 어느 정도 냉소적인 태도라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이해”하는 마음이 포함돼 있었어요.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강한 자극을 주는 상대를 만나면 그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나의 관점과 태도가 변하기도 합니다. 결국 나와 다른 타인은 스트레스이기도 하지만, 소중한 관계로 엮인 특별한 타인은 내가 살아갈 힘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어렵고 힘들지만, 타인과 연결되는 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무화과님은 어떤가요?

찐 N 유형의 나 홀로 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제 답장이 너무 멀리 간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무쪼록 제 편지가 스트레스가 아닌 건강한 자극으로 닿길 바라며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편지로 삶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밑미 메이트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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