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와 너무 가까운 게 두려운 턱시도냥의 고민

턱시도냥의 고민
“남자 친구와 너무 가까운 게 때때로 두려워요.”
남자 친구와 저는 연애 경험이 별로 없었어요. 워낙에 독립적이고 개인주의자인 데다, 눈까지 높아서 이성을 오래 만나지 못했죠. 그러던 저희가 운명처럼 만나게 되어, 3년 동안 알콩달콩 연애를 이어가고 있어요. 아직도 좋아 미치겠는 표정으로 말이죠.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는데, 어느 날부터 남자 친구의 모든 걸 바꾸려 드는 저를 발견했어요. '나랑 같이 살려면 이것만큼은 바꿔줬음 좋겠어'를 이야기하는데, 남자 친구가 고집이 있어선지 쉽게 개선되지 않았어요. 그럴 때 심하게 다투고, 이별을 결심한 적도 두어 번 있는데, 그때마다 너무 두려워요. 이 친구 없이 살 수 있을까? 워낙에 독립적이기 때문에 자주 연락하는 친구도 없는데, 내 삶의 한 뭉텅이가 빠져나간 느낌이 돼요. 그래서 큰 일이 아니니까 늘 화해하고 품고 살게 되네요.
제가 너무 남자 친구에게 의존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돼요. 저는 원래 의존적이지 않은 성격이라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요. 남자 친구도 친구들보단 저에게 쏟는 시간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아직 취업 준비생이고,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 서로 멀어지게 될 텐데 그런 미래가 살짝 걱정돼요. 사랑이 줄어들지 않을까? 보고 싶은데 참을 수 있을까? 왜 이런 걱정을 하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저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근데 이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경험하다 보니, 너무 좋아서, 가까워져서 다투고, 심한 말도 하게 돼서 후회돼요. 관계를 위해선 조금만 거리를 두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도 같은데 좀 두려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연애에 정답은 없어요. 미래의 걱정을 당겨서 하지 말고 지금을 충분히 경험하세요.”
턱시도냥, 반가워요. 3년 동안 연애 중인 상대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나 싶으면서도 그만큼 많이 좋아하니 더 안정적으로 오래 만나고 싶은 마음에 갈등도 고민도 많은 것 같네요. 취업을 준비하는 같은 처지라 더욱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의 즐거움이 되어주는 관계일 것 같아요.
오래 만나 가까워질수록 상대를 나와 독립된 존재로 보기보다는 내 자신의 일부로 인식하게 된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그래서 내 손발이나 내 물건처럼 나에게 맞추려 하기 쉬워요. 한 사람의 행동이 명백한 잘못일 경우에는 오히려 다툼이 길어지지 않는데, 가치관이나 생활 습관 등으로 의견 대립이 있는 경우에는 차이를 좁히기 어려워 갈등이 커지기도 하지요. 어쩌면 턱시도냥이 지금 겪고 있는 갈등과 고민들은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들이에요. 그러니 없애야 한다기보다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사랑을 배워간다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요.
‘연애는 오래도 짧게도 여러 번 해봐야 한다’는 말 들어봤죠? 백 퍼센트 정답은 아니지만, 다수의 연애 경험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의존도 하고, 어이없는 투정도 애교도 부리며 아이도 되어 보고, 나의 원가족 외의 타인과 함께 산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 연습도 되거든요. 턱시도냥은 그 경험을 지금의 애인과 진하게 하고 있는 거예요. 이 답변글을 쓰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요. 턱시도냥이 하고 있는 이 새롭고 강렬한 경험을 함께 이야기하며 조금은 객관적이고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줄 동성 친구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독립적인 턱시도냥이 이렇게나 사로잡힐 정도로 연애는 강렬한 경험이라 그 안에 둘만 있으면 누구도 매 순간 좋은 선택을 하기 어렵거든요. 턱시도냥도 느끼고 있는 것처럼 지나친 의존과 이별에 대한 두려움 같은 이유들로 말이죠.
하지만 사실 관계에, 연애에 정답이 있을까요? 그럴 리가 없죠. 그러니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많이 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는 시간으로 삼으세요. 즐겁고 좋을 때는 그 순간들을 마음껏 누리세요. 누군가 먼저 취업하거나, 바빠지거나, 멀리 가거나 등의 여러 미래들은 그때 가서 겪으면 되니 너무 당겨 걱정하지 마세요. 연애가 오래가도, 이별하게 돼도 괜찮을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많이 만들어 가세요. 아무리 편해져도 서로의 마음과 생활을 존중하세요. 어떤 이상적이고도 완벽한 사람도 관계도 없지만, 나 자신을 위해 사랑을 연습하세요. 함께 연습하자고 제안하세요. ‘사랑 참 어렵다. 그런데 사랑해서 좋다. 사랑해 줘서 고맙다.’ 말하세요.
흠, 제게도 어려운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고 있네요. 끝으로 꼭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중심에 두길 바라요. 거기에서만 타인과 세상을 향한 사랑이 나올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턱시도냥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