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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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심리 이야기2022.08.10 · 읽는 데 3

'나'로 살게 하는 치유의 글쓰기

‘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실패를 반복할 수 밖에는 없어요.

검열하지 않는, 나를 위한 글쓰기

많은 사람들이 글쓰는 시간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쓰는데 사용합니다. 기획서, 보고서, SNS 포스팅은 쭉쭉 써내려가면서, 평생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나에 대해 쓰는 건 참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글로 표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나다운 나를 잃어버리고 오랫동안 살다 보면 다양한 내 모습 중 선택적으로 보이기 좋은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인식하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릅니다. 특히 나에게 제일 엄격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누가 보는 글이 아닌데도 끊임없이 검열하고, 감추고 싶은 내 모습은 솔직하게 적지 않습니다. 글을 쓸 때조차도 스스로를 소외시켜버리는 거죠. 뿌연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내가 누구인지 파악이 안되고 혹여 남이 불편할까 억눌러왔던 감정들을 발견하면 애써 무시하고 아닌 척 다른 것을 쓰게 됩니다.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현재의 나인 척 쓰기도 하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빈문서를 10분 동안 응시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 불편한 감정들을 참아내며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고 내 느낌은 어땠는지 솔직하게 적는 작업을 하다 보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아무도 내 글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나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쏟아놓은 감정을 주워 담을 수 없어 당황하는 순간도, 꺼내고 프로세스해도 또다시 올라오는 같은 감정을 여러 번 보여도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이기에 괜찮습니다. 꾸준히 그대로의 나를 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더 선명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노하우가 생깁니다. 밝고 자신감 넘치고 열정 많다고 평가받던 것도 나고, 그 뒤에서 끊임없이 불안함과 자기 의심에 사로잡혀 있던 것도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현대의 고전으로 알려진 베셀 반 데어 콜크의 저서 <몸은 기억한다>에서도 ‘내면의 감정에 다가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글쓰기’라고 얘기합니다. 검열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나서 나중에 다시 그 글을 보면 놀라운 진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전 세계에서 진행된 글쓰기 실험에서 혈압, 심박수, 면역지표 등이 실제로 향상되고 신체와 정신건강 모두가 개선된 결과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던 아픈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내다보면, 무의식 중에 있었던 감정과 그 감정에 연결된 과거의 상처들도 끊임없이 발견하며 이겨내나갈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삶에서 문제가 생겨도 근본적인 원인을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 덮으려고 애쓰고 실패하고를 반복하게 되거든요.

분명한 나에 대한 인식이 서고 상처를 들여다보고 화해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앞으로 살면서 상처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들이 삶을 뒤집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자기 통제권을 가진 삶을 사는 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나답게 반짝이며 살 수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지금 한 번 노트를 꺼내 나를 마주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글 : 밑미 리추얼메이커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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