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게 속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끊임없이 변덕을 부리는 우리의 마음
메이트, 만약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말을 바꾸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의 말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요? 아침에는 "너는 뭐든 할 수 있어."라고 했다가, 점심때는 "역시 너는 아무것도 못 할거야.”라고 말하고, 다시 저녁이 되면 “너 좀 괜찮은데.”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마 그 친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또 시작이네.”정도로 적당히 흘려들을 거예요. 친구의 말이 언제 바뀔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이보다 훨씬 더 변덕스러운 존재의 말을 매 순간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이죠. 마음은 하루에도 수없이 말을 바꾸고,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려요. 어젯 밤에는"내일부터 무조건 운동해야지"라고 굳게 다짐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은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라고 태연하게 말을 바꿔요. 좋아하는 취미를 발견하고 "이게 내 길이야"라고 확신했다가, 곧장 흥미가 식어서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열광했지?"라며 스스로도 의아해하기도 하죠.

변덕스러운 마음의 말을 그대로 믿을 때 생기는 일
사실 변덕스럽게 계속해서 변하는 것은 마음이 가지고 있는 본래 성질이에요. 마음이 하는 말을 관찰하다 보면 마음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아주 쉽게 관찰할 수 있어요. 방금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콘텐츠를 봤는지, 컨디션이 어떤지, 날씨가 어떤지에 따라 마음은 시시각각 달라지죠. 문제는 마음이 변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렇게 변덕스러운 마음이 매 순간 속삭이는 말들을 우리가 매 순간 진실로 믿어버린다는 거예요.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괴로움이 시작돼죠.
마음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라고 속삭이면, 우리는 그 말이 사실인지 검증하는 대신 바로 믿어버려요. 마음이 "저 사람은 나를 무시하고 있어"라고 하면, 상대방의 진짜 의도를 확인하기도 전에 마음이 쓴 대본대로 상처를 받죠. 마음이 "이번에도 분명 실패할 거야"라고 예언하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실패한 사람처럼 무기력해지기도 해요.
물론 우리가 이렇게 마음을 믿어버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마음은 매 순간 자기가 하는 말이 절대적인 진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능력이 있거든요. 과거의 기억 중 자신의 주장에 맞는 기억들만 쏙쏙 뽑아내고 자기 주장에 어긋나는 기억들은 살짝 왜곡하거나 지워버려요. 단편적인 장면을 보고 자기 맘대로 드라마를 만들어 버리는 것도 수준급이라 우리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전에 마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굳게 믿어버리기 십상이죠.
그래서 마음이 조잘거리는 목소리를 하나의 생각일 뿐이라고 떨어져서 보지 못하고, 변덕스러운 마음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며 마음을 전적으로 의지하게 돼요. 마음이 불안하다고 하면 불안한 사람이 되고, 마음이 화가 난다고 하면 화난 사람이 되고, 마음이 슬프다고 하면 슬픈 사람이 되어버리는 식이죠. 이 세상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마음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의지할 때 우리가 끊임없이 흔들리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건 너무 뻔한 결말이고요.

마음이 변덕스러운 이유
마음을 마냥 미워할 필요는 없어요. 마음이 변덕스러운 이유는 우리를 거친 야생에서 생존하게 만들어 준 중요한 생존 전략이거든요. 우리 조상들이 야생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시절, 한 가지 생각에 고정되어 있는 것은 오히려 위험했어요. 열매를 따다가도 바스락 소리가 나면 즉시 "맹수다!"로 마음을 바꿔야 했고, 안전하다고 느끼다가도 먹구름이 끼면 순식간에 "대피해야 해"로 전환해야 했으니까요.
문제는 지금 우리 앞에는 맹수도, 독이 든 열매도 없다는 거예요. 대신 읽씹당한 메시지, SNS 속 누군가의 멋진 일상, 상사의 모호한 피드백이 있죠.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마음은 여전히 수만 년 전의 방식으로 반응해요. 원시시대에는 우리를 살렸던 이 빠르고 변덕스러운 마음이, 지금은 오히려 우리를 괴롭히는 원인이 되고 있는 거죠. 그러니 마음이 변덕스럽다고 해서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에요. 다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식 프로그램이 보내는 신호를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 지금 오래된 생존 본능이 작동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고 변화된 시대에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예요.
마음을 의지하는 대신, 관찰하며 살아가기
그럼, 마음을 의지하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구식 프로그램에서 벗어나서,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탑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일상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나눠볼게요.
첫 번째, 마음이 하는 말을 ‘마음이 하는 말이구나’라고 떨어져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마음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만들어 내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라고 지금 마음이 말하고 있구나."로 바꿔보는 거예요. 이렇게 마음이 하는 이야기를 관찰하는 연습을 하면 마음을 나와 동일시하지 않고 떨어져서 볼 수 있는 힘이 생겨요. 그럼 마음이 하는 말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마음의 주인이 되어 마음의 생각을 따를지 말지 선택할 수 있어요.
두 번째, 변하는 마음을 관찰하는 연습을 해보세요.마음은 끊임없이 변해요. 아주 교묘하게 말을 바꾸고 마치 원래 그랬냐는 듯 모르는 척하기도 하죠.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마음을 관찰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어떻게 마음이 말을 바꾸는지 관찰하다 보면 마음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강렬하게 느껴지는 감정, 생각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마음은 계속해서 변한다는 지혜가 생기면 마음에 조금은 덜 휘둘리며 살아갈 수 있죠.
마음은 변덕스럽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너무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지만, 우리는 변덕스러운 마음을 관찰하고 알아차리며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는 힘이 있어요. 그러니 마음이 속삭이는 말을 가만히 지켜봐 주세요. 그 작은 관찰이 우리를 마음의 노예가 아닌 마음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는 시작점이 될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