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철저히 경쟁자로 인식하는 친구가 속상한 고무의 고민

고무의 고민
“친한 친구가 저를 경쟁상대로 여겨서 마음이 힘들어요.”
재수 시절을 함께 보낸 절친한 친구가 있어요. 둘 다 너무 절박한 상황이라 진심으로 입시에 임했습니다. 우리 과는 본 입시 전 실기대회에 나가서 수상을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저희도 그런 과정을 겪었고, 학원 내에서도 그림으로 순위를 매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3년도에는 제가 친구보다 훨씬 못했는데, 열심히 했더니 24년도부터 학원에서 가장 잘하는 학생이 되어있었어요. 제가 학원에서 유일하게 상을 타오고 원장님께 칭찬을 받자, 친구는 저에게 ‘배알꼴린다’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친구가 저 보다 훨씬 잘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항상 응원했는데, 친구는 내가 잘하니까 기분이 나쁘구나 싶어서 씁쓸해졌습니다. 다른 대회에서도 제가 그 친구보다 매번 높은 상을 받았고 친구는 묘하게 저를 의식하고 경쟁하는 거 같이 느껴져서 맘이 불편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제 기분 탓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 친구와 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후 입시 결과가 발표되는 시기에 가장 가고 싶었던 학교에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떨어졌냐며 너무 활짝 웃는 걸 보고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가고 싶어 하던 학교라는 걸 뻔히 아는데 떨어져서 시무룩해하는 제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떨어졌냐고 묻는 친구의 얼굴에서 그동안의 서운함이 터졌던 것 같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집에 오는 길에 엉엉 울었습니다. 친구는 악의가 없었을지 몰라도 기뻐 보이는 표정에서 내가 의지했던 친구가 맞나 싶었어요. 결국은 둘 다 같은 학교에 최종 합격을 하게 되어 이제 한 달 뒤면 같은 공간에서 그 친구와 지내야 하는데. 그 친구는 이제 저를 철저히 경쟁자로 인식하는 거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가장 의지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와 경쟁하고 적으로 여기는 거 같아서요… 올해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친구와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밑미 메이트 구름기둥의 답변
“삶의 반경이 달라지면 친한 친구는 얼마든 또 생길 수 있어요. 같이 있으면 아무 이유 없이 좋은 친구들을 새롭게 만나보세요.”
고무님 안녕하세요 ~ 고무님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아본 구름기둥입니다. 고무님 사연 읽으면서 절친했던 친구가 내가 힘들 때 위로를 해주기는커녕 경쟁자로 여기다니, 얼마나 서운했을지 저도 같이 속상해졌네요
저 역시 학창 시절 비슷한 경험을 하던 때가 떠올랐어요.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절친이었는데, 취업 준비 하던 때 그 친구를 만나면 묘하게 기분이 나빠졌어요. 친구가 저에게 했던 말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고무님 사연처럼 저를 경쟁자로 여겼던 기억이 납니다.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되기를 바란다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게 구는 친구를 만나고 올 때면 피곤하고 속상해지더라고요.
그때 들었던 조언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친구가 평생 친구 같지만, 삶의 반경이 달라지면 친한 친구는 얼마든지 또 생긴다"는 말이었어요. 그 이후로 그 친구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동창 친구들끼리 1년에 한두 번씩 만나다가, 요즘은 각자 사느라 바빠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멀어졌으니 이제 진정한 친구를 사귀지 못할 거 같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오히려 성숙해진 상태에서 만나서 그런지 성인이 돼서 만난 친구들은 가끔 만나도 재밌고 편하고 그래요.
고무님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같이 학창 시절을 보낸 사이일 수도 있고, 힘들고 어려울 때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지할 수 있는 사이일 수도 있지요. 혹은 서로의 집안도 다 알아서 친구네 가족의 경조사에 함께 할 수도 있을 수도 있고요. 제가 살아보니 친구는 "같이 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좋고 편한 사람"인 거 같아요.
지금 고무님은 친구랑 있으실 때 편한 마음보다는 불편함 마음이 더 크신 거 같아요. 짧은 사연에서 모든 걸 다 알 순 없지만, 친구분이 고무님을 부러워한 거 같긴 합니다. 자기보다 뭔갈 잘하면 부러운 건 맞지만, 표현 방식이 좀 서투르셨던 거 같아요. 고무님이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친구분보다 좀 더 성숙하게 반응해 주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같은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서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오히려 대학생이 되면 고무님은 친구분 생각이 전혀 안 나실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바빠지거든요. 친구분이랑 거리를 두고 싶다면 시간표를 다르게 짜보시고, 관심 있었던 동아리도 가입해 보세요. 신입생 환영회도 참석하고, 수업 듣고 숙제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학기 금방 갈 거예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대외 활동을 하면 더 바빠지실 수 있고요.
친구분이 만나자고 할 때, 만나고 싶으시면 같이 시간을 보내시고, 마음이 불편해진다면 다음에 보자고 부드럽게 거절하셔도 좋아요. 처음에는 미안한 마음도 들겠지만 만나서 한쪽이 불편한 사이라면 어차피 오래 가지 못하는 거 같아요. 오히려 시간이 지나서 만나면 그때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서로 더 편해질 수도 있고요. 캠퍼스의 봄을 누리게 될 고무님, 대학 생활 즐기면서, 같이 있으면 아무 이유 없이 좋은 친구들 남녀노소 많이 만나보세요. 친한 친구는 또 얼마든지 생길 거예요.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