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과의 갈등으로 회사 생활이 힘든 너구리의 고민

너구리의 고민
“팀장과의 갈등으로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졌어요.”
회사에서 상사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어요. 팀장과 성격이나 취향이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특히 업무적으로 시너지를 내서 팀장에게 도움이 되는 똘똘한 팀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팀장은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태도로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는 성격입니다. 저는 몇 개월 동안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그의 짜증과 성냄에도 참고 오히려 제가 먼저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기분을 맞춰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도가 지나쳤습니다. 저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회의 후 따로 불러 사과를 종용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 처음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팀장은 자신을 무시하냐며 더욱 언성을 높였고, 저는 지지 않고 따박따박 옳은 말을 했습니다. 팀장은 상사인 상무에겐 입안의 혀처럼 구는 자였기에, 금방 상무와 독대로 든든한 자기편을 만드는 듯했습니다. 상무는 노골적으로 팀장의 편을 들었어요.
이후에 팀 분위기는 차갑게 얼었습니다. 팀장은 모든 대화를 온라인 채팅으로만 진행했고, 주간 회의에서도 본인 할 말만 하고 회의를 종료했어요. 팀 점심이나 회식도 사라졌습니다. 3개월 가까이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니 너무나 힘들고 출근하는 게 고역이 되었습니다. 이직이 정답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1년 단위 이직이 잦았던 과거가 있어서 이번에는 좀 더 길게 근무해야 저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인사팀에서도 이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팀장은 인사팀의 권고를 듣지 않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노력을 전혀 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갈수록 사람에 대한 미움이 커지고, 업무 열정도 많이 사라졌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의 답변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현재에 집중해서 고민하고 결정해 보세요.”
너구리, 반가워요. 슝슝입니다. 길었던 설 연휴 후의 첫 주를 내내 ‘회사 가기 싫다, 퇴사하고 싶다’를 중얼거리고 있어서 너구리의 고민을 여러 번 읽으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오래 고민했습니다. 작은 권력에 부정적인 감정을 섞어 마구 휘두르는 상사라니, 얼마나 불편한 상황일지 너무 예상이 되어 저도 화나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너구리의 그 괴로움의 현장이 직장이니까요. 지금 당장의 먹고 사는 일도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하는 커리어도 걸려있으니까요. 한숨이 나옵니다.
버텨야 하냐, 떠나야 하냐는 갈림길에는 정답이 없으니 더욱 혼란스럽지요. 그 혼란을 줄이는데 약간의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이래요. 수많은 생각들 중에 ‘지금의 선택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는 제외해 주세요. 모르기 때문입니다. 통제할 수도 없고요. 큰 실수이고 실패인 것만 같았던 선택도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 반대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오직 너구리의 현재에만 집중해서 고민하고 결정하길 바랍니다.
폭군 상사, 차가운 팀 분위기, 지쳐가는 나에도 불구하고 너구리가 지금 일에서 얻는 성취와 배움, 기쁨이 크고 중요하다면 있어야겠지요. 팀장이 옳아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현재 관계와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인 노력도 하고요. 내가 있는 동안은 팀장은 상수값으로 받아들이고, 그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그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줄이고요.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내외부에 신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너구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 대신 다른 관계나 업무 등에서 최대한 현재 직장에서의 긍정적인 가치를 찾아야겠지요.
그게 어렵다면, 물론 당연히 어렵지만, 심리적 고통이 심해 너구리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기까지 한다면 그만둬야겠지요. ‘이직이 정답임을 알고 있다’고 했으니, ‘커리어 관리를 위한 장기 근무’는 다음 직장에서 하고 당장 이직 준비를 할 수도 있겠고요. 일시적으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일 열심 모드’를 끄고 ‘조용한 퇴사’, ‘조용한 휴가’ 상태에 머물 수도 있겠지요. 퇴사하고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나 새로운 시도를 위한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고요.
저는 회사 생활이 무료하고 의미 없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고통스럽지는 않아 매달 아이들 교육비가 필요한 2년은 더 있으면서 다음을 위한 크고 작은 시도, 연습, 준비를 하자 생각하고 있고 조금씩 해보고 있습니다. 내 마음에 꼭 맞는 사람도, 좋기만 한 직장 생활도, 늘 만족스러운 삶도 현실에는 없음을 받아들이면서요. 그래도 이미 있는 따듯한 관계들과 소소한 즐거움들 발견하고 감사하면서요. 너구리, 충분히 고민했다면 이제 결정하세요. 선택하고 나면 어떻게든 받아들이고 책임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무엇보다 너구리 자신을 위한, 너구리가 즐겁고 편안한, 너구리의 기쁨과 보람, 만족을 위한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