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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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6.09.13 · 읽는 데 5

친구가 없어서 속상한 만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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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의 고민

“친구가 없어서 요즘 좀 서러워요.”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저는 제가 사람들이랑 있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을 아는데, 요즘 친구랑 손절하고 같이 다니는 친구들도 저랑 살짝 맞지 않는 걸 느끼며 좀 더 그런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요즘 기말고사도 끝나고 축제 시즌이라 놀 시간도 많은데 친구가 없으니까 약속도 못 잡고 집에서 잠만 자는데, 그런 제가 너무 한심하고 많이 속상합니다. 작년까지는 잘 지내던 관계였는데 상황적으로 계속 멀어지고, 그런데 되게 신기하게도 저만 고립되는 경험을 끊임없이 하면서 되게 힘들었어요. 모든 활동에 끼고 무리를 만드는 것도 처음에는 수월하다가 할 말이 없어지고, 항상 이렇게 저만 따로 빠진다든지 하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라는 사람이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친구가 정말 아무도 없어서 요즘 좀 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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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미 메이트 강원의 답변

“만두가 만났던 친구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천천히 떠올려보세요.”

안녕하세요, 만두.

만두가 보내준 편지를 읽으면서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어요. 친구와 손절하게 된 과정은 어땠는지, 만두만 고립되는 경험을 했을 때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요즘 친구가 없다고 느껴져 서럽고 속상할 때는 어떻게 견디는지, 또 만두는 어떤 순간에 ‘사람들과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편지가 짧아서 아쉬울 정도였어요. 만두의 이야기를 직접 만나서 들었다면 아주 긴 대화가 되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어쩌면 그 대화 끝에 우리는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르겠고요.

이 편지를 읽게 된 게 신기할 정도로 저 역시 요즘 친구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어쩐지 우리가 사는 사회는 우정보다 낭만적인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이 들수록 연인과의 관계만큼이나 우정의 중요성을 실감하는데요. 저는 지금 친구들과의 관계가 제 삶을 지탱하는 큰 축이라고 믿기에, 요즘 저를 둘러싼 우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만두에게도 묻고 싶어요. 만두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잘 지내는 친구와 잘 맞지 않는 친구를 떠올려 보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그 차이를 느낄 때 만두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행동하나요?

저는 관계를 곱씹을 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집중하곤 했는데요. 돌아보면 관계를 통해 더 깊이 알게 되는 건 결국 ‘나’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우리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소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어떤 부분을 숨기며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혼자서는 아무리 성찰해도 알기 어려운 나의 모습이 관계 속에서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말에 상처받고 어떤 사람 앞에서 마음이 놓이는지 같은 것들요.

물론 그 발견이 늘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나’를 만나기도 하니까요. 만두가 지금 느끼는 속상함과 서러움, 소외감과 고립감도 관계에서 비롯된 감정일 거예요. 친구가 필요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감정들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마음이 힘들다고 관계를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계속 부딪치고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타인과 연결되기를 바라니까요. 만두가 이렇게 편지를 보내온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만두가 편지에서 던진 질문, ‘무엇이 문제일까요?’에 당장 답을 내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상황이 문제인지, 사람이 문제인지, 내가 문제인지, 네가 문제인지. 결국 문제를 정확히 알아내면 관계가 원만해지는 걸까요? 어쩐지 ‘문제’라는 말은 자꾸 원인을 가려내고, 맞고 틀림을 찾게 합니다. 그런데 관계는 꼭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관계는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연루되는 사이니까요. 잘 맞아서 친해졌지만 그 관계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고, 서로의 다른 점 때문에 갈등이 생기지만 그 계기로 더 깊어지는 관계도 있으니까요.

편지를 통해 만난 만두는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자신이 사람들이랑 있을 때 행복하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이고요. 그래서 저는 만두의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다음을 제안하고 싶어요.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를 묻는 일 대신, ‘나는 어떤 관계에서 행복한 사람인가’를 더 알아가 보기를요.

만두가 만났던 친구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천천히 떠올려 보세요. 누구와 있을 때 말을 많이 하게 되는지, 누구와 있을 때 침묵이 불편하지 않은지, 누구 앞에서 나를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지. 반대로 어떤 관계에서는 자꾸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고, 상대에게 맞추느라 내가 작아지는지도요.

답장을 쓰면서 제게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는데요. 공통적으로 발견한 사실은, 저는 그들 앞에서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사실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이렇게까지 노력했어’라고 털어놓거나, 어떤 날은 ‘나는 나쁜 사람인 것 같아……’라고 넋두리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관계 때문에 자책하는 날에는 제가 쉽게 잊어버리는 저의 좋은 면을 다시 알려주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저는 만두에게 친구가 그런 사람들이면 좋겠습니다. 잘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고, 때로는 서운하고 못난 마음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그래서 서로의 다름이 문제가 아니라 어쩐지 힘이 되는 관계 말이죠.

우리는 애초부터 서로 연결되고 관계 맺도록 만들어진 존재들이다. (…) 주변 사람들과 맺는 관계가 우리의 세계를 이룬다. 이 관계들이야말로 세계 자체다. — 딘 스페이드, 『이 망할 세상에서 사랑이라니!』, p.29

저의 답장은 여기까지입니다. 삶을 나눠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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