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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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08.10 · 읽는 데 3

새로운 일 적응이 어려운 선화 님의 고민

선화 님의 고민

작년에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평생 생각해 본 적 없던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1년 이상 공부와 취업을 병행한 끝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노력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절망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신입은 다 그렇게 헤매면서 성장한다고도 하는데, 사수도 없는 상태라 이게 유의미한 삽질인지도 모르겠고 매일매일 안갯속을 막연히 걸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 막막한 상황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최창석 님의 답변

고민을 보내시고 며칠이 지났네요. 그동안 코로나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선화 님은 좀 어떠신가요? 많은 시간을 쏟으며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이 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면 얼마나 지치실까, 불안하고 막막하실까 걱정이 앞섭니다.

힘든 가운데서도 기어이 삶을 살아내며 책임을 다하시는 선화 님께 마땅한 존중을 표합니다. 짧은 고민 글만 보아도 선화 님이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느껴집니다. 아마 누구라도 선화 님 이상을 할 수 없을 거예요.

선화 님의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이백여 명이 일하는 회사의 심리상담사로 일합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모든 신입사원에 대한 적응 상담을 진행하죠. 왜 '적응'이냐면, 새로운 직장은 신입사원에게 새로운 일, 새로운 관계에서의 적응을 동시에 요구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통계적으로도 중소/대기업을 막론하고 입사 후 1년이 가장 퇴사가 많기도 합니다. 신입사원 중에서도 다른 경력이 있거나, 나이가 있거나 하는 분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는 자신이 사회초년생보다 더 뛰어나서 회사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회사는 잘 배워서 차근차근 회사의 전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살핍니다. 기존의 직원들과 얼마나 합을 맞춰 갈 수 있는지도 아주 중요한 평가지점이고요.

선화 님은 어떠신가요? 재능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회사는 아주 뛰어난 소수의 사람과 보통의 다수의 사람이 다니는 곳이니까요. 때로는 후자의 분들이 회사를 오래 다녀서 회사의 주축이 되기도 합니다. 재능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보통의 회사에서는 재능이 없어도 꾸준한 노력으로 얼마든지 1인분을 해낼 수 있습니다. '매일 울면서 일을 한다'라는 이야기가 마음이 아프면서도 염려가 됩니다. 직접 일을 알려줄 사수가 아니더라도 회사에서 경험이 있고 선화 님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선배'가 있지 않나요? 선화 님이 홀로 감당하고 있는 막막함도, 혼자 예상하는 선화 님을 향한 다른 사람들의 실망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것이 신입사원의 보편적인 어려움이라면 도움을 받아야 하고요. 때때로 힘들 때 혼자 계속 생각하면 객관적이기보다 자꾸만 부정적으로 상황을 인식하기가 쉽잖아요. 저는 외부인이라 일반적인 이야기밖에 못 하니, 선화 님이 어려움을 드러내고 성장을 위한 조언을 해 줄 '내부자'가 필요합니다.

만약에 선화 님이 계약직이시라면 계약 종료일까지 시간이 있습니다. 힘듦을 계속 숨기다 나도 회사도 지칠 때까지 가기보다, 자신 있는 내가 아니더라도 나의 고민을 오픈하고, 선배의 질책을 듣거나, 여러 의견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려는 신입사원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시간이 더 지나서 선화 님과 지금의 일이 맞는 일인지 안 맞는 일인지 확실해질 때까지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배우는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 자신을 어필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스트레스로 몸이 아프고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을 너무 오래 참으면, 인지적 능력도 대인관계 능력도 떨어져 본인의 강점들도 잃기 쉽습니다. 번아웃이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요. 선화 님이 지금 어느 정도이실까 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만, 혼자 감당하기 힘들다면 꼭 직장 내 선배에게든 직장 외 전문가에게든 도움을 요청하세요.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 일은 생각 보다 아주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앞으로 수십 년은 더 하실 직장생활과 기나긴 인생에서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과감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공부하고 취업까지 해내는 선화 님의 '힘'을 믿습니다. 어느 곳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잘 헤쳐나가실 거예요. 지금까지 해내셨던 것처럼요. 꼭 식사도 잠도 잘 챙기시고요. 굳세고 편안하시길 빕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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