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민수민수의 고민

민수민수의 고민
“옆자리 직장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받아요.”
얼마 전에 부서 내에서 자리 이동을 하면서 옆자리 사람이 바뀌었어요. 원래 일을 못 하고 안 하는 사람인 건 아는데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일단, 상습적으로 지각을 합니다. 늦거나 9시 정각에 오십니다.
업무시간에는 하루 종일 휴대폰만 봅니다. 그냥 보는 게 아니라 보면서 큭큭대며 웃어요. 동영상 소리가 그대로 나올 때도 있구요. 그것도 아니면 pc카톡합니다. 그것도 아니면 간식 드십니다. 휴대폰, 카톡, 먹는 거 외에는 뭘 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가 안 바쁘냐구요? 아뇨 저는 7일째 평일, 주말 안 가리고 초과근무 하고 있습니다. 저 직원이 신입이냐구요? 아뇨 저보다 4개월 정도 경력이 더 많은 선임이십니다. 급여도 아마 저랑 비슷할 거예요. 현타가 많이 옵니다.
또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뭔가 물어보거나 이름을 부르면 대답 자체를 안 합니다. 쳐다도 안 봅니다. 저를 완전히 무시합니다. 업무 스트레스도 업무 스트레스지만, 옆의 직장동료로 인한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그의 행동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의 영향력이 커지지 않게 할 수는 있어요.”
민수민수, 안녕하세요. 이제부터 한 번만 부르겠습니다. 민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옆자리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네요. 나는 초과근무에 허덕이며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마치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자기만의 세상에 살고 있는 동료가 있다니 저라도 열불이 터질 것 같습니다. 내가 인정할 수 없는 사람과 같은 회사에 비슷한 월급 받고 있다는 것도 허탈하고 힘 빠지는 일이지요. 민수의 그 마음 저도 경험했던 것도 같습니다.
이 답변글에서 그의 입장을 헤아리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냥 사는 인생은 없어서, 그도 자신이 회사와 동료에게 어떻게 비춰지는 지 모를 일 없는데도, 매일 꾸역꾸역 오기 싫은 회사에 나올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겠지만, 그 부분을 인간적으로 살피고 돌보거나 동기부여 하는 건 옆자리 동료의 의무는 아니니까요. 그러니 더욱 마음의 선을 그어주세요. 그의 업무능력이나 태도는 상사도 관리자도, 하물며 선배도 아닌 민수의 책임도, 관여할 일도 전혀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수만큼 업무나 자기관리, 인생 등에 진심이 아닌 사람이야 늘 있었잖아요. 자, 그도 불평하지 않는 자신의 하루에, 민수가 괜히 신경 쓰고 힘 빼지 맙시다. 그에게도 민수에게도 도움이 안 되니까요. 이왕이면 다른 동료, 상사들에게도 그의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 잘못하면 그와 세트로 묶일 수도요. 자, 그를 놓아주세요.
질문과 호명, 인사 등에 답하지 않는 건 아주 구체적인 불편함일 수 있는데요(저도 수년 이상 제 인사를 받지 않는 몇몇 동료가 있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성격, 태도, 낮은 자존감, 피해의식, 관계 차단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그의 선택입니다. 바로 주의를 옮기거나,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커피나 찬 한 잔 하며 그때그때 올라오는 불쾌감을 얼른얼른 털어버리길 바랍니다. 그는 그가 원하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을 거고요.
그가 던지는 불쾌감, 그를 보며 내가 느끼는 불편함 등을 최대한 빠르고 가볍게 털거나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민수 자신을 회사 안팎의 좋은 경험, 감정들로 자주 많이 채우고 그가 휙 지나갈 만큼의 마음의 여유공간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는 강물과 같은 민수의 회사 생활의 조약돌이며, 바다와 같은 민수의 삶의 모래입니다. 그의 행동은 통제할 수 없지만, 그의 영향력이 그 이상 커지지 않게 하는 건 민수님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요.
답변 중간에 제 인사를 받지 않는 사람 이야기를 했었죠? 지금은 그의 사연을 조금 더 압니다. 여전히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료들이 인사하면 재빨리 고개를 돌리며 핸드폰이나 벽을 보고요. 연차가 쌓일수록 상사, 동료, 후배에게 무시받으며 회사를 다닙니다. 정규직이라 해고는 안 되지만 낮은 고과를 독차지하고 있고요. 어디 다른 회사를 갈 수도 없겠죠. 사실 대부분은 한심하고, 가끔은 짠하고, 드물게는 웃음이 납니다. ‘당신도 참 이상한 삶을 살고 있구나.’ ‘나도 힘들고 지치고 이렇게 빡치다가도, 재밌고 의미 있게 열심히 살고 있구나.’ 생각해요.
이 답변글을 쓰면서는 최초로 ‘여기서 환영받지 못하는 네 삶도 어디선가, 어느 순간에서는 즐겁고 편안하길, 행복하길 바란다’ 축복을 빌어주게 되네요. 민수, 우리 더 여유 있는 사람이, 더 크고 깊은 사람이 됩시다. 다른 이의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요. 옛 우화들에서 꼭 이해가 안 되고,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나에게 배움을 주는 선생이고, 천사였던 것이 기억나네요. 언젠가는 그의 기행, 고통, 슬픔도 품어줄 수 있는 경지에 이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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