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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5.12.12 · 읽는 데 3

중도 퇴사 후 걱정이 쌓인 밤의무지개의 고민

밤의무지개의 고민

“어렵게 취직한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저를 받아줄 곳이 있을까요?”

어렵게 취직한 회사에 5개월 만에 중도 퇴사를 했습니다. 취업도 어렵게 된 거라 열심히 하고 싶었고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평균적인 일의 양이 아니어서 일 처리하는 시간과 체력이 매일 부족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 이외에 공동 업무가 항상 있었고, 일이 주말까지 침범해서 쉬지 못하는 일상이 반복되었습니다. 또 3개월간의 수습 기간에 대한 압박 때문에 스스로 강도 높게 일 처리를 해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업무 체계가 반복되다 보니, 완전히 번아웃이 와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4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도 번아웃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휴식을 통해 나에 대해 알아가고 충전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후 정말 힘든 순간에도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고요. 그때의 제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안 좋은 일들이 겹치다 보니 시간과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서 일을 놓아버리게 되었습니다. 중도 퇴사에 대해 반성하고 무엇이 날 이토록 힘들게 하는지 생각하며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요즘입니다. 이제 다시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 또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커서 매일이 불안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이 일을 다시 하고 싶지만 저를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을까요? 무어라 저를 설명해야 할까요?

리추얼 메이커 박아름송이의 답변

“이루지 못한 나보다, 그동안 충분히 해냈던 나를 떠올려보세요.”

안녕하세요, 밤의 무지개님. 보내주신 편지 잘 읽었습니다. 퇴사와 새로운 시작 사이에서 마음이 한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시간일 것 같아요. ‘내가 더 잘했어야 하나?’라는 자책이 밤의 무지개님을 얼마나 괴롭히고 있을지, 어렵게 취직했는데 결국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까끌까끌할지 공감하며 글을 읽었습니다.

짧은 편지로 모든 맥락을 알 수는 없지만, 매일 평균 이상으로 과한 업무를 소화하고, 기본 업무 외의 공동 업무까지 끊임없이 밀려드는 상황이었다면 누구라도 쉽게 지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주말까지 일상에 일이 침투했다면 말할 것도 없고요. 밤의 무지개님이 완전히 소진되기 전에 일을 내려놓은 건 포기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낸 선택일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중도 퇴사’라는 말 앞에서 마음이 복잡해지는 건, 이 결정이 정말 나에게 맞는 결정이었는지 계속 되짚어보게 되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이제는 그 이유를 조금 더 섬세하게 들여다볼까요? 정말 업무 강도만이 문제였는지,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성취감이 있었다면 버틸 수 있었을지, 혹은 말씀하신 것처럼 일보다도 일상의 여러 사건들이 힘을 더 앗아간 건 아니었는지, 마음 속 여러 조각들을 하나씩 분리해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밤의 무지개님은 이미 자신을 잘 살피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나타날 거예요.

그리고 그 이유가 조금 선명해진다면, 이제는 지난 날의 나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세요. 지금 돌아보면 최선이 아니었던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 밤의 무지개님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했습니다. 우리 삶에는 ‘정답 같은 선택’이란 건 없지만 순간순간 나를 지켜낸 선택들이 쌓여 원하는 방향으로 길을 터줄 것이라고 믿어보아요. 지금은 멈춰있는 것처럼 보여도, 이 시간도 분명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일 거예요.

그리고 밤의 무지개님께서 편지 마지막에 적어주신 고민들은, 사실 저도 제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 질문들이라 더욱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다시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조금 더 안쪽에는 ‘나는 나 자신을 믿을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숨어있는 것 같아요. 그 질문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자꾸 다른 이유나 설명을 찾아 헤매곤 하죠. 밤의 무지개님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도 아직 이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매일매일 달라져요. 언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언제는 아무 것도 못하는 못난이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계속해보는 것, 그외에는 나 자신을 믿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계속 해보고 싶은 마음이 밤의 무지개님께도 있기에 고민상담소를 찾으셨을 거예요. 그 소중한 마음에 더 불을 밝혀보시죠.

번아웃을 겪은 뒤에도 다시 회복하고 시작했던 경험이 있다는 건, 이미 다시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잖아요.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자신을 이해하며 성장하고 있는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새로운 회사를 지원할 때, 면접에서 자신을 설명할 때도 그 시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겁니다. 지나온 경험들을 살펴볼 때 이루지 못한 나보다, 그동안 충분히 해내왔던 나를 선명하게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그저 지쳤던 마음과 체력이 조금씩 다시 채워보시고 천천히 다시 예열해 보세요. 지금은 이 회복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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