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좋아하는 걸 찾고 싶은 소이의 고민

소이의 고민
"내가 진짜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겠어요.”
주변 친구들에게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취미와 함께 하루하루를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그러다 최근 ‘내가 진짜 좋아하는게뭐지?’ 하는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내가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는지 나를 잘 모르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 위해서, 나를 잘 알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밑미와 슝슝의 답변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전념하고 싶은 뭔가를 찾아보세요"
먼저 '좋아한다'의 뜻을 생각해봐요. 바쁜 일 틈틈이 다양한 취미를 즐기면서도 '진짜 좋아하는 게 뭐지?'라는 질문에 빠졌다니 그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봤습니다. 혹시 '확실하게 좋아하는 것 하나가 있는 사람만이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고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진 않나요?
좋아한다는 건 어떤 경험을 하기 전의 기분 좋은 상상이기도 하고, 하면서 느끼는 짜릿한 고양감이기도 하고, 힘든데도 계속하게 하는 끈기이기도 하며, 성취에서 오는 보람과 기쁨이기도 해요. 즉, 뭔가 좋아한다는 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되죠. 그렇기에 이미 좋아하는 게 많은 소이가 뭔가 더 확실하고 새로운 걸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 내려놔도 돼요. 그리고 지금 소이가 느끼는 즐겁다는 감정을 믿어주세요. 다양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이의 스타일을 존중해주세요. 이미 잘 놀고(?), 아니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기록하세요. 좋아하는 걸 하나하나 목록으로 만들어보세요. 구체적 경험과 생각과 느낌까지요. 어떤 건 시간과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기도 하고 어떤 건 발전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나 직업이 될지도 모릅니다. 10대 때부터 계속해온 좋아하는 일들이 있다면 더더욱 시간순으로 적어보세요. 어렸을 적 특별한 보상이나 목적 없이 그냥 좋아서 한 일은 지금의 나를 잘 이해하는 실마리가 돼주기도 하니까요.
하나에 전념한 적 있나요?
이제 조금 다르게 접근해볼게요. 이미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음에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죠. 혹시 텅 빈 시간을 가만두지 못하고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에 혹은 수많은 자극에 둘러싸여,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뭔가를 하진 않았나요?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그야말로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있어서 잠시도 우리를 가만두지 않아요. 누구든 원데이 클래스나 온라인 강의로 새로운 취미를 배울 수 있고 다양한 모임에 참여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또 그 어느 때보다 여행을 하기도 쉽고 낯선 경험을 하기도 쉬운 세계에 살고 있죠. 사실 우리가 이렇게 '경험의 자유'를 갖게 된 건 아주 최근의 일이에요. 불과 몇백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종교의 자유 같은 걸 누리지 못했어요. 대부분 태어난 마을에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일을 하며 죽을 때까지 평생을 살아갔으니까요.
태어나면서 결정된 일에 얽매일 필요 없이 새로운 걸 탐색하고 시도해보는 경험, 나답게 삶을 개척해나갈 기회는 분명 큰 해방감을 안겨줬어요. 실제로 우리는 탐색과 경험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을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내 역량을 알아차리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문제는 탐색 모드가 주는 즐거움과 자극이 우리를 '무한 탐색 루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데 있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고민하고 생각하기보다는 끊임없이 탐색만 하며 새로움이 주는 자극에 빠져 정작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서는 나도 모르게 멀어지는 거죠.
피트 데이비스Pete Davis는 저서 《전념》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헌신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전념하는 대신 끊임없이 탐색 모드에 머무르며 가능성의 상태에 있는 건 우리 시대의 특징적 현상'이라 이야기해요.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그 어느 시대도 제공하지 못한 수많은 가능성과 선택의 자유를 줬지만 끊임없이 쏟아지는 새로운 것과 뭐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리가 정말 소중한 것에 집중하게 하는 주의력을 빼앗아버렸어요. 뭐든 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능성을 탐색만 한 채 그 무엇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잠시의 경험으로 전부를 안다고 착각하며 쉽사리 포기하거나 만족해버리는 거죠.
수많은 가능성을 포기하고 하나에 전념하는 힘
가능성이 주는 진정한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수많은 가능성 앞에 "아니요"라고 이야기하고 한 가지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해요. 뭔가에 전념하겠다는 결정은 세상의 수많은 관심사로 향하던 주의를 거둬들이고 내가 정말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헌신한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뭔가에 헌신하며 주의를 집중할 때 더 깊어지고 위대해질 수 있어요.
지금 소이의 삶을 한번 돌아보세요. 바쁜 하루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전념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아니면 뭐든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과 바쁨에 빠져 있나요? 지금 어떤 상태든 괜찮아요. 각자의 때는 다르고 우리는 모두 가능성과 탐색의 시기를 거치며 내게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되니까요.
전념하고 싶은 뭔가가 있지만 그것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내가 새로움이 주는 자극에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닌지 돌아보세요. 전념이 주는 깊이는 때때로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정체된 것 같은 느낌에 빠질 수도 있죠. 하지만 지루함과 권태, 고통 뒤에 오는 성장과 기쁨은 탐색 모드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고 넓은 울림을 우리 삶에 가져다줄 거예요. 틱톡이나 릴스가 주는 웃음이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가 주는 울림을 대체할 수 없는 것처럼요.
전념이라는 흥미로운 관점을 소개하느라 탐색하는 삶의 반대편에 전념하는 삶이 있는 것처럼, 탐색이 전념하는 능력을 잃거나 전념할 기회를 놓치게 하는 것처럼, 전념하는 삶이 탐색하는 삶보다 우월한 것처럼 말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네요. 그렇지는 않거든요. 양극단은 언제나 위험할 수 있어요. 누구에게나 탐색과 전념 사이, 자신만의 균형점이 있어요. 양쪽을 오가며 경험이 쌓일수록 그 균형점이 변하기도 할 거고요. 지금의 소이는 탐색과 전념 사이 어디쯤 있는지, 소이의 균형점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회고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하고 싶은 게 많은 마음, 시간이 모자라고 자는 것도 아까운 마음 십분 이해해요. 하지만 싫어하는 일만큼 좋아하는 일에도 에너지가 들어요. 적절한 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지치고요. 여러 활동을 신나게 탐색하는 중에도, 뭔가에 전념하는 도중에도 어느 순간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 게 맞는지 회의감이 들 수도 있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니까요. 하지만 그 끝이 어떻든 더 넓고 깊어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소이, 자유롭게 탐색하고 마음껏 전념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세요. 응원하는 마음 보내요.
소개된 고민과 답변은 책 <급할 것도 없고요, 정답도 없습니다> 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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