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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5.05.03 · 읽는 데 4

부모님과의 갈등이 무서운 라티의 고민

라티의 고민

“부모님과의 갈등이 무서워요…”

부모님과 학교 다니는 것 관련해서 갈등이 있는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하려면 고등학생 때로 거슬러 가야 하는데요,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하면서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학교가 무서워져서 학교를 안 가려고 하고, 도망치기도 했어요. 고3 때는 모의고사를 한 번도 안쳐서 부모님과도 갈등이 많았습니다. 이때부터 부모님과 싸우고, 엄마는 과호흡이 오시기도 하고, 부모님과 갈등이 시작되었어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떻게 대학교를 오긴 했습니다. 1학년을 다니고 휴학을 하고 이제 2학년이 되었는데 개강하고 학교를 잘 다녀보려 노력해도 불안도가 높아집니다. 하루는 힘들어서 학교를 결석하고 과제도 하며 쉬려고 했는데 엄마가 회사 간 아빠한테 전화를 했고, 아빠가 정말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셨어요. 평소에는 괜찮은데 학교 다니는 것 관련해서 갈등이 생깁니다. 특히 아빠는 말이 전혀 안 통하는 느낌입니다. 휴학 때도 용돈이 끊기기도 했고, 등록금은 아빠가 도와주시긴 하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는 나는 쓸모가 없는 걸까 싶기도 하고, 지금은 지속하기 위해 좀 쉬려고 하는 건데 비난만 받으니 두렵습니다.

부모님과는 같이 살기도 하고, 많이 의지하는 편입니다. 한 번은 아빠가 집을 나가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라식 하기 전인데 안경도 내가 사준 거니까 집에 놓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나가서 알아서 살라고 하시는데 너무 무섭고 생존의 위협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이 아플 때는 쉬면 안 되는 건가 싶고, 상담을 다녀도 더 안 좋아지는 것 같고, 감정이라도 이해받고 싶은 마음인데, 당장 학교 가라고 소리만 지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동생조차도 저를 한심하게 보는 것 같아요. 마음이 있을 곳도 몸이 있을 곳도 없고 둥둥 떠다니는 느낌입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너무 멀리 보지 말고, 라티가 내딛을 수 있는 한 걸음은 무엇일지를 알아봐요.”

라티, 반가워요. 잘 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 대학 생활하면서도 학교를 가는 게 많이 어려운가 봅니다. 고민글 속에 이유가 나와 있지 않지만, 반복되는 등교 불안과 회피로 인한 부모님과의 갈등도 심한 것 같고요. 그런 상황에서 라티가 학교는 물론 집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정말 어디도 내가 있어도 될 곳 같지 않아서 둥둥 떠 있는 느낌이라는 라티의 호소가 얼마나 절실할지 상상이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 라티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하나 하나 같이 살펴봐요.

먼저 라티가 학교를 무서워하고, 시험을 보지 않고, 불안한 마음에 결석을 하게 되는 원인들을 지금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심리상담에서 현재 라티의 마음과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게 어떻게 얼마나 불편한 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을 맨 먼저 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누어 선생님, 친구, 선후배와의 관계나 공부, 시험 등의 의무 수행에 관한 부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라티는 이해하고 있나요? 고민글에서는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인한 힘듦을 말하고 있지만, 그 갈등은 라티의 학교 생활을 이유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라티의 학교 생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할 것 같아요. 또 라티가 학교 생활을 두려워하는 것이 이대로 사회 생활에도 이어진다면, 애써 대학을 졸업하고도 부적응과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잖아요. 라티뿐 아니라 부모도 문제의 역사와 현재를 분명히 이해해야만 갈등이 아니라 어떻게 협력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까로 대화 주제를 바꿀 수 있고요.

혹시 학교생활 어려움을 제가 ‘문제’로 말하는 것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라티는 이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을 위한 도전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어쩌면 여러 번의 실패로 인한 좌절 경험과 부모의 압박과 비난들로 인해 몸도 마음도 위축되어 피하고 싶기만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래서 학교를 못 가는 건데, 안 가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찾아 그거라도 하려는 건데, 부모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알아주지 않고, 못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내니까 답답하고 억울할 것 같아요. 그럴수록 더 위축되어서 학교 생활이라는 문제에 비해서 나는 더 작아만 지고 있으니 좋아질 수 있을까 희망도 점점 연약해질 것 같고요. 하지만 집에서 나갈 수는 없고, 부모는 피할 수 없으니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동생까지 나를 무시하는 것 같다면 정말 아침마다 일어나기도 싫고, 방문 밖으로 나가기도 망설여질 것 같아요. 저도 덩달아 한숨이 나옵니다.

지금 라티에게 학교 수업에 빠지지 않고 나가기는 당장의 목표로 삼기에 너무 큰 것 같아요. 너무 먼일이고요. 그러나 지금 라티의 현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어디로 나아갈지, 라티가 내딛을 수 있는 한 걸음은 무엇일지를 알아보는 일은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요. 그게 심리상담에서 하는 일이거든요. 가능성은 최대한 열어 놓고요. 학교 적응이나 직장 적응 등이 라티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닐 수도 있어요. 대학이나 지역에 학생 혹은 청년 신분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상담도 있으니 비용 부담은 없거나 아주 적을 거예요. 상담실에 가기도 너무 큰 걸음인가요? 현실을 직면하기도 어려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래야 변화를 시작할 수 있어요. 그래도 못 하겠다면 더 작은 걸음부터 찾아봐요. 라티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으로요.

여전히 답답하겠지만 이 답변도 이제 끝나가요. 가족의 지지는 라티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오랜 갈등 관계의 가족은 오히려 기존의 패턴을 바꾸기가 어려우니 부모와의 관계 개선은 아주 나중의 일로 미뤄두길 바랍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었죠. 답을 모르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까요, 영영 못 할 것 같아요’라는 두려움으로 들려요. 하지만 제 대답은 확고합니다. 라티는 할 수 있어요. 라티에겐 벅찬 부모의 기대가 아니라, 라티 주위의 다른 사람들만큼이 아니라, 딱 지금의 라티가 있는 곳을 선명하게 보고, 방향을 정하고, 라티만의 보폭과 속도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얼마든지 쉬어가고 돌아가고 다른 곳으로 가도 되고요. 그 길의 곳곳에 라티가 편안하고 즐겁고 자유롭고 만족스럽게 있을 장소들이 있을 거예요. 그 여정도 생각보다 점점 괜찮아질 거예요. 정말이에요. 그러니 라티, 다시 한 걸음부터.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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