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을 잃어버렸을 때 리추얼을 만났어요.” 소하님의 리추얼 이야기
회사에서 번아웃을 쎄게 맞고 너무 힘들고 어려웠어요. 제일 속상했던 것 중 하나는 제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걸 느꼈을 때예요. 왜 나는 내 모습을 잃어가면서까지 일을 할까, 나는 다양한 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걸 할 에너지조차 없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매달 한 명의 리추얼 메이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오늘은 리추얼 메이트로 시작해서 일 년간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또 얼마 전 시작된 밑미의 모닝 리추얼 프로젝트의 <20분 모닝 글쓰기>의 치어리딩을 시작한 소하님을 만나 봤어요. 번아웃에 빠져 좋아하는 것을 잃어버렸던 소하님은 어떻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기 시작했을까요? 소하님의 인터뷰에서 자세한 내용을 만나보세요!
Q. 소하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같이 하고 싶고, 나누고 싶은 소하입니다. 소하라는 닉네임은 밑미를 하면서 만들게 되었는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고 싶어서 소중한 하루라는 뜻도 있고, 본명이 하나인데, 제 키가 좀 작아서 작은 하나라는 뜻도 있어요.
Q. 리추얼을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회사에서 번아웃을 쎄게 맞고 너무 힘들고 어려웠어요. 제일 속상했던 것 중 하나는 제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걸 느꼈을 때예요. 왜 나는 내 모습을 잃어가면서까지 일을 할까, 나는 다양한 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걸 할 에너지조차 없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뭘 하면 다시 에너지를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밑미를 알게 되었고 리추얼 메이커 혜윤님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밑미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면서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죠. 그러다 리추얼이라는 게 내가 생각했던 좋은 습관 만들기를 넘어선다는 걸 혜윤님 글이나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면서 더 많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평소 좋아하던 희희님이 리추얼 메이커를 시작하시길래 이때다 싶어서 바로 신청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Q. 밑미에는 유난히 번아웃 때문에 리추얼을 시작하면서 삶의 변화를 경험한 분들이 많아요. 리추얼 후에 소하님이 리추얼을 통해 경험한 변화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책 보는 걸 너무 좋아해서 책 읽으면서 줄 긋고 캡처하고 그런 걸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카이빙이 잘 안되기도 했고, 회사 생활을 하니 책 읽는 것도 점점 소홀해지더라고요. 제일 좋아하는 일인데도 계속 못 하고 있었죠. 리추얼을 하면서는 일단 책을 읽고 책에서 고른 문장들을 메모하다 보니 그게 쌓이는 게 보이는 거예요. 그리고 매달 회고 미팅을 하면서 매 달 이번 달에 좋았던 문장을 하나씩 골라보고 소감도 이야기하는데, 이때 한 달 동안 내가 고른 문장들을 보면 내 마음이 방향이 보였어요.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어서 이런 문장을 수집했구나,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이런 삶을 살고 싶구나라는 걸 내가 찾은 문장을 통해 볼 수 있었죠. 리추얼을 통해 매일 나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하고 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것도 좋았는데, 회고 미팅을 통해서 내 마음이나 생각의 방향을 계속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Q. 그렇다면 혹시..리추얼 들은 후에 퇴사를 하셨나요?
(하하) 맞아요. 퇴사의 문장을 모았던 건 아닌데, 제가 모은 문장들을 보니까 잘 살고 싶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리추얼을 하면서 제가 너무 내가 있던 분야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퇴사가 무서웠던 건 이 분야를 벗어나면 쓸모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어요. 여기를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것 같고, 그래서 벗어나면 안 될 것 같았죠. 그런데 밑미 리추얼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하잖아요. 같은 책을 봐도 다른 문장에 밑줄을 긋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는 책도 너무 다양했어요. 저는 맨날 같은 분야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쪽 세계만 알고 있었는데, 밑미 리추얼을 하면서 마치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세계를 내가 모르고 살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런 것들이 퇴사를 할 때 두려움을 낮춰주었던 것 같아요.
Q. 내가 고른 문장이 지금 나의 마음을 보여 준다는 게 너무 공감되네요. 요즘 소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은 뭐예요?
요즘 제 마음을 가장 울리는 문장은 <기획하는 일 만드는 일>을 쓴 장수현 PD가 알로하융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문장이에요. “시작은 어렵게 하는 게 맞다. 대신 계속하는 것을 쉽게 생각하자. 잘하는 게 오래 하는 것보다 어렵다. 오래 하면 잘하게 된다.” 저는 구체적으로 5년 10년 장기 플랜을 세우며 사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내 앞에 있는 걸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순간이 찾아온다는 걸 알지만 오래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밑미 리추얼 전에는 꾸준히 한 게 딱 하나, 일밖에 없었어요. 일을 빼면 아무것도 남은 게 없는 사람처럼 살았죠. 리추얼을 꾸준히 하고 뭔가 쌓인다는 걸 경험 하면서 꾸준히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던 참이었는데, 이 문장을 발견하니까 저한테 응원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내 강점으로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꾸준히 해야겠다는 힘이 되기도 했어요.

Q. 소하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동시성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네요. 문장을 통해서 나와 더 깊게 대화하고 나에게 확신을 주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내가 뭔가를 생각하는데, 이게 좀 자신이 없거나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 때 문장을 딱 만나면, 거기에서 더 큰 힘과 에너지를 받는 그런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Q. 이번에는 응원 이야기를 한번 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문장수집 리추얼 치어리더로 오래 활동하셨잖아요. 저도 문장수집 리추얼 들을때 소하님이 달아주신 댓글이 큰 응원이 되었는데, 소하님의 그 응원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해요.
사실 처음에는 댓글을 열심히 안 달았어요. 댓글 다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내향형이고 들이대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까 조심스러웠죠. 그런데 한두달 지나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 인증글에서 내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워낙 좋아하는 걸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나눠준 자신만의 이야기나 공감가는 것들이 좋아지니까 자연스럽게 좋은 걸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희희님이 모든 사람에게 장점을 찾아내는 장점이 있는데, 인증글에서 그 사람만의 시선이나 그 사람만의 무언가를 발견해서 칭찬하는 걸 정말 잘하세요. 그래서, 저도 그런 댓글을 받고 또 희희님 뿐 아니라 다른 메이트분들께 댓글을 받으면서 누가 나에게 공감을 해주는 게 기분 좋고 힘이 나는 거라는 걸 알았죠. 내가 응원을 받으면 또 그게 나한테 좋은 힘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응원하는 힘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Q. 맞아요.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이렇게 누군가를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일이 흔하지 않잖아요.
맞아요. 사실 그래서 더 진심으로 해줄 수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또 제가 밑미 리추얼을 하면서 좋은 부분이 여기에선 타이틀이 없다는 거예요. 사회 생활을 하면 무슨 담당이나, 대리, 과장, 팀장같이 어떤 타이틀이 붙잖아요. 하다못해 집에서도 엄마의 딸이나 누구의 언니처럼 역할에 대한 호칭이 붙는데, 밑미에서는 그런 것들이 전혀 없으니까, 호칭이나 색안경 없이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것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 생활에서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게 눈치 볼 것도 많고 관계나 이런저런 생각할 것들이 많은데, 밑미에서는 눈치보지 않고 감정이나 마음,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어느 정도 여과를 하면서 썼는데, 지금은 그냥 써요. 밑미가 안전한 커뮤니티라는 느낌이 제 안에 확실히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인 댓글을 달거나 피드백을 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Q. 스스로 프로작심러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러기엔 리추얼을 너무 꾸준히 잘해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결이 뭐예요?
계속 작심삼일씩 하고 있는 거예요 진짜로!! 저는 제일 오랫동안 한 게 정말 일 밖에는 없었고, 그다음이 책 읽기인데 그것도 일에 빠지다 보니까 놓쳤어요. 리추얼을 처음 할 땐 인증 100%를 하고 싶다는 완벽주의적인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100% 인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답답한 거예요. 그리고 그게 사실 리추얼 취지와 벗어나는 거잖아요. 리추얼은 내가 좋으려고, 내가 나를 잘 보살피고, 내 안에 좋은 걸 심고 싶어서 하는 건데 인증에만 집착하는 건 아니니까요.
문장 메모 리추얼을 하면서 모은 문장들을 보니까 현실을 잘 살아가는 것에 대한 문장들을 제가 많이 모으더라고요. 그때 여러 문장들을 모으고, 인터뷰를 하면서 다짐한 게 “오늘만 하자”라는 거였어요. 저는 목표를 크게 세우면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오히려 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만 하자. 오늘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이런 식으로 생각해요. 이렇게 생각한 후에는 마음의 부담도 줄어들고 만약 놓치거나 못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으니까 재미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오히려 백프로 인증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백프로 인증을 못하는 달에는 죄책감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지금도 내려놓는 연습을 해요. 오늘만, 사흘만 해보자. 이번 주는 놓쳤어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Q. 소하님에게도 리추얼 슬럼프가 있었나요?
얼마 전 7월에 있었어요. 퇴사한 지 시간이 꽤 되었는데 고민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다시 일했던 분야로 돌아가야 하는지, 새로운 분야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제 안에 요동이 너무 심했어요. 그래서 책을 읽어도 문장 수집이 잘되지 않고, 또 1월부터는 문장을 수집하면서 글을 같이 써서 인증을 하는데, 마음이 무너지니까 글도 잘 안 써지고 그러다 보니까 인증을 잘 못하게 되더라고요.
Q. 지금은 어떠세요? 아직 슬럼프 중인가요?
지금은 완전 회복했어요. 사실 글 쓰는 걸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글 써서 먹고살기는 힘드니까 먹고 사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괴리감이 있었어요. 다시 일하던 족으로 돌아가서 살아야 하나라는 마음과, 돌아가지 않는다면 뭘 해야 할까 하는 불확실한 마음이 있어서 오히려 도전을 못 했던 것 같아요. 사실 퇴사했으니까 가볍게 해보고 안 되면 돌아가면 되는데 말이죠. 아침에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저 스스로 저에게 해주고 싶은 문장을 발견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에요. 이 문장을 스스로 이야기해 주면서 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마음을 정리하면서 괜찮아졌어요. 해보고 싶은 걸 해보고 안 되면 돌아가면 되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있어요. 신지님 인터뷰도 하고, 글쓰기 모임도 만들고, 아침 리추얼도 그런 의미에서 시작했어요. 혼자 하면 괜히 하루 쉬고 싶고 그런데, 같이 하면 더 열심히 하게 되니까요.
Q. 맞아요. 이번에 이번에 모닝 리추얼 치어리더로 또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잖아요.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지금까지의 경험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문장 수집 리추얼을 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을 따로 떼서 집중하는 게 너무 좋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는 아침을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아침에 리추얼을 하기 시작했죠.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개고, 물 마시고 영양제 먹고, 차 내려 마시고 책 읽고, 책 읽으면서 들을 노래도 고르고, 그런 리추얼의 시간을 만들었는데 책을 읽는 건 제 안에 뭔가가 쌓이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약간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우연히 모닝페이지를 추천받고 모닝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한 <아티스트 웨이>책을 읽게 되면서 원래 하던 아침 리추얼에 추가로 모닝 페이지를 쓰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감정 쓰레기통처럼 막 쏟아내는 시간을 가졌어요. 나를 나무라고 평가하고, 기분 나쁜 걸 쏟아내는 식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니까 내용이 바뀌더라고요. 하루를 시작하는 다짐을 하게 되고, 또 신기하게 모닝 페이지에 쓰면 그걸 꼭 하게 되었어요. 사실 글을 쓴 날과 안 쓴 날 겉으로만 보면 다르지 않은데, 마음으로 더 정돈된 느낌이 들고, 불순물이 걸러진 상태로 하루를 사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까 모닝 글쓰기를 계속하게 되었고, 이번에 리추얼도 같이 하게 되었네요.
Q. 같이 리추얼을 하니까 어때요?
아무래도 아침에 글을 쓰는 게 처음인 분들은 생각보다 어려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달에는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어떻게 좀 더 도움을 드릴지 고민 중이에요. 일단 쉽게 글을 쓰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니까 가볍게 아침에 글을 쓸 수 있는 소주제 같은 걸 드리면 어떨까도 생각해 보고 있는데 좀 더 고민해 보려고 해요.
Q. 마지막으로 소하님에게 리추얼이란 무엇인가요?
리추얼은 저에게 안전지대 같은 느낌이에요. 저를 잘 살펴볼 수 있게 하기도 하고, 상처받았을 때도 그전에는 상처받은 걸 곱씹고 왜 그랬는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상처받는 일이 생겨도 모닝 페이지에 써보면서 정리를 좀 더 잘하게 된 것 같아요. 또 책 읽고 문장 수집을 하면서 저에게 좋은 문장들이 쌓이고 힘이 되는 문장들을 쌓아가니까 그게 약간 충전하면서 재정비하는 기분이 들어요. 밖에서 치열하게 살다 돌아와서 나의 안전지대인 리추얼로 돌아와서 스스로 충전하고 나를 보살피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