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 치어리더 지환님의 이야기
리추얼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는 ‘사람’이죠

인터뷰/글. 소네(리추얼 치어리더, #출근전읽기쓰기 디렉터)
리추얼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는 ‘사람’이죠
리추얼 치어리더 지환님의 이야기
밑미 리추얼을 훑어보면, 늘 빠르게 마감되는 리추얼을 마주하게 됩니다. 융(정혜윤)님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리추얼’은 언제나 빠르게 마감이 되어서 저 역시 인기 많은 교수님의 수강 신청을 하듯 몇 번의 시도 후에야 들어볼 수 있었지요. 융플리라고 불리는 이 리추얼에는 유난히 오랫동안 리추얼을 들어온 분들이 많았어요. 꾸준히 리추얼을 듣고 있는 분들과 매달 새로 온 분들이 복작복작 함께 리추얼을 하는 모습이 꼭 마을 같아서 ‘융플리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융플리 마을에는 매주 메이트들이 공유한 음악을 모아서 플레이리스트(이하 플리)를 만들어 공유해 주시는 다정한 치어리더 지환님이 계시는데요. 오늘은 그를 만나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해 온 리추얼 이야기를 들어보았어요.
👩🏻🦰 안녕하세요. 지환님, 간단한 소개해 주세요.
👱🏻♂️ 융(정혜윤)님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리추얼 치어리더로 2년간 융플리 마을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이자 마케터 지환입니다. 밑미가 세상에 처음 탄생해서 융님이 리추얼이 처음 선보였던 2020년 10월부터 리추얼에 참여했으니, 벌써 2년 반이 되어가네요. 밑미에서 처음 치어리더를 선발했을 때부터 치어리더 활동도 같이 해오고 있어요.
👩🏻🦰 긴 시간 동안 리추얼을 함께하며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해요.
👱🏻♂️ 아무래도 사람을 통해 얻은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지금 벌써 28회차 리추얼을 진행했고 한 회차당 20명의 사람들이 평균 15개의 리추얼 기록을 남긴다고 생각하고 대략 계산해 보면 지금까지 8,400개의 소중한 기록을 본 거더라고요. 가볍게 남기는 기록도 있지만 길게 남겨주시는 분도 있고, 자기의 소중한 이야기를 나눠주시다 보니까 기록 자체가 주는 힘이 엄청 커요. 저도 그걸 보면서 저 자신을 이해하기도 하고, 글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서 제 바운더리가 무한대로 늘어나는 기분이 들어요. 살면서 나만의 세계관을 세우고, 세계관이 남을 통해 변화하기도 하잖아요. 리추얼을 통해 이걸 같이 만들어 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언제나 제가 알고 있는 공간에 계속 같이 모여 있다는 게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게 큰 도움이 돼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같이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도움이 되더라고요.
👩🏻🦰 리추얼을 통해 바운더리가 확장된다는 게 와닿아요. 그동안 정말 많은 기록과 사람과 음악을 만났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해요.
👱🏻♂️ 2년 넘게 리추얼을 진행하면서 크게 3개의 시즌이 있었다고 보고 있어요. 첫 번째는 카카오톡으로 인증하던 시즌1, 밴드로 바뀐 시즌2, 현재 밑미웹으로 인증하며 기간도 3주로 바뀐 시즌 3. 시즌 1까지의 기록은 <오늘도 리추얼> 책을 보시면 저희 리추얼의 소중한 기록을 엿보실 수 있어요. 시즌 1에서 같이 리추얼을 했던 해찬님이 중간에 군대에 가셨는데 제대할 때까지 저희가 계속 리추얼을 하고 있었고, 해찬님이 재대 후 리추얼에 다시 돌아왔어요. 아무래도 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같아요.
해찬님의 일기를 같이 보고 있으면 힐링 될 때가 많아요. 이번 달에는 해찬님이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남겨주신 기록을 통해,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본 시간이 있었어요. 서로가 올린 글과 댓글을 보고, 기록을 생각하며 플리 제목을 정해보기도 하면서 그 시간을 같이 경험하려고 하거든요. 사실 어떤 게 제일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렇게 소중한 기록들이 매월 쌓이고 있고 이게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고 보물 같은 시간인 것 같아요.
👩🏻🦰 음악과 글이 함께하는 리추얼이다보니 2년 반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을 듯 싶어요.
👱🏻♂️ 매 번 새로운 곡들이 올라와요. 예컨대 겨울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이 많이 나오고, 여름에는 ‘바다’와 관련된 곡들을 고르죠. 시간별로 밤에 들을 수 있는 곡이나 눈 내리는 날에 듣는 곡 등 사람, 계절, 시간의 변수에 따라 음악의 선곡은 달라져요. 상황에 따라 내가 들을 수 있는 곡들이 다르니까요. 이 노래를 들으면 누가 생각나고, 그 노래와 연상된 이야기가 묶이고요.
👩🏻🦰 매달 메이트들과 나눈 음악을 모아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해 주신다고 들었어요.
👱🏻♂️ 처음에 리추얼을 듣기 시작했을 때 메이트들이 공유해 준 음악들이 너무 좋아서 메이트분들이 나눠준 곡들을 각 주차 별로 플리로 만들어서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이 플리를 만드는 시간이 저한테 있어서는 참 소중해요. 이때 이런 노래를 그분이 적어주셨지, 이런 노래를 같이 들었지라고 생각하며 플리를 만드는 과정이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큰 단서와 기억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같이 들은 노래와 소중한 기록이 합쳐져서 제 생활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28번의 리추얼을 진행하면서 28개의 플리가 모였죠.
🎶28번의 리추얼 기록을 만날 수 있는 밑플리 바로가기
현재는 저와 함께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다연님과 함께 새로운 플리도 만들고 있어요. 메이트들이 나눠 준 음악을 모아서 치어리더들이 영상과 인증 글을 조합하고, 디자이너인 다연님이 영상으로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주세요. 3주의 프로그램이 끝나면 참여자분들이 고른 곡들이 모인 하나의 폴리와 메이트가 고른 곡들에 영상을 넣은 폴리 2개가 만들어지는 거죠.
👩🏻🦰 와, 정말 융플리 마을의 든든한 지킴이네요. 지환님은 치어리더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저는 융플리를 ‘마을 게스트하우스’에 비유하는데요, 치어리더가 그 마을의 프런트맨, 즉 ‘문지기’라고 생각해요. 마을에 처음 들어선 메이트들의 짐을 잠깐 들어주고 이 리추얼의 문화나 커뮤니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설명해 줘요. 리추얼을 여행에 비유하면, 여행길에 치어리더인 제가 메이트의 짐을 잠깐 맡아주고 메이트들의 여행 경로에 도움되는 역할 인거죠.
저희 리추얼이 주차별로 노래 선곡이 다르고 메이트마다 다른 곡으로 인증하다 보니 매달 달라요. 예컨대 메이트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1주 차, 2주 차, 3주 차에 각각 적은 댓글들이 다르고, 주마다 저장하는 노래들도 제각각 달라요. 그러다 보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다정하게 메이트들의 인증을 트래킹 해주는 게 필요해요. 리추얼 메이커인 융님도 메이트의 글을 읽으며 댓글을 꾸준히 남기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세요.
👩🏻🦰 정말 꾸준히 리추얼을 해오신 것 같은데, 혹시 지환님에게도 리추얼 슬럼프가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저희는 특히 노래를 같이 듣는 리추얼이다보니 같은 노래를 들을 때도 있고, 가끔 어떤 노래를 들을지 생각이 안 날 때도 있거든요. 저는 특히 리추얼 시즌 2에서는 육아 휴직을 했던 상황이었어서, 매일 힘든 이야기만 하고, 아이 이야기만 하던 때가 있었거든요.
슬럼프를 완벽하게 이겨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정을 해소하고 긍정적인 힘으로 바꾸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게 돼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의 기록을 한 번 더 보고 노래를 한 번 더 듣는 그런 과정들이 슬럼프를 이겨내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 2년 반가량 밑미와 함께하셨잖아요. 지환님은 밑미 플랫폼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해요.
👱🏻♂️ 밑미, 그 자체를 보면 아날로그 성향이 강한 거 같아요. 전반적인. 콘텐츠나 뉴스레터 등 ‘경험’에 집중한 콘텐츠이지 않나 싶은데요. 커뮤니티 성향이 강한 밑미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메이커, 메이트가 이 커뮤니티에 속해 있어 밑미 플랫폼에 찾아오는데요. 그 점이 리추얼 연대를 유지하는 힘이고요. 글씨, 기록, 달리기 등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장기간에 걸쳐 투입할 때 그때의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죠. 그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기억에 오래 남고요. 리추얼을 하는 동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 치어리더 인터뷰하면서 ‘밑미의 안전지대’를 언급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나와 비슷한 생각과 취향을 가진 메이트를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밑미의 특징이더라고요. 마케터의 관점에서 밑미 커뮤니티, 플랫폼을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요.
👱🏻♂️ 아날로그 성격의 콘텐츠이다 보니 디지털화가 되기 쉽지 않은 콘텐츠들이 많은 거 같아요. 여러 리추얼을 경험한 메이트들은 밑미의 성격을 잘 알지만, 밑미 커뮤니티 밖에 있는 이들에게 그 경험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밑미 플랫폼을 처음 아는 이들을 진입하기에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했고요. 인증을 기반한 유사한 플랫폼들이 있지만, 밑미는 치어리더가 있고 각각의 리추얼에 오랜 인증을 이어가는 메이트들이 있죠. 기록, 저장, 공유 그 자체를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그럼에도 그 자체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예요. 메이트들 간의 교류가 활발하고 서로 좋아하는 성향을 갖고 있죠.
👩🏻🦰 리추얼을 2년간 지속하면서, 리추얼에 대한 지환님만의 정의도 생겼을 것 같아요.
👱🏻♂️ 리추얼에 많은 정의가 있잖아요. 리추얼을 ‘의식’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요. 의식은 ‘내가 지켜야 된다’라는 의미예요. 리추얼과 관련된 키워드를 고른다면 ‘응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응원’이라는 말을 선호해요. 나를 위한 응원, 타인을 위한 응원이 될 수 있죠. 그 응원은 저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요. 리추얼 인증을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내가 힘든 상황에 놓여 인증을 했을 때, 메이트의 댓글이 응원이 될 수 있죠. 그러다 보니 다정하게 응원하는 메이트들이 저희 리추얼방에 많고, 서로 좋아하는 거 같아요.
같은 음악을 듣고 있어도 서로가 연결된 기분이 들잖아요. 저는 ‘주파수가 맞춰진다’는 표현을 종종 쓰는데요. 그러다 보니 저희 리추얼의 재구매율이 높지 않을까, 가끔가끔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저희 리추얼의 특징은 첫 번째 선언 미팅 때 메이트분들의 참여도가 낮아요. 리추얼 성격을 이미 알고 있는 메이트들이 많고, 마지막 회고 미팅 때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일동 웃음) 참여자 모두가 들어오셔서 ‘이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때 서로의 안부를 오랜만에 물어봐요.
해를 거듭할수록 리추얼의 애정이 겹겹이 쌓여가는 지환님의 이야기는 큰 울림을 주었어요. 인터뷰를 마치니 2020년 처음 밑미를 만나고 리추얼에 임했던 초심으로 돌아간 거 같았죠. 동시에 지난 리추얼의 시간 동안 내 안의 ‘리추얼’들을 잘 키우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문자답하게 되었습니다. 리추얼을 인증하는 행위보다 리추얼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나의 깊이는 어느 만큼일지. 더불어 메이트의 일기장을 보며 그들을 응원할 수 있는 ‘내 마음의 공간’을 어느 정도 비워둘 수 있을지. 그 질문에 실타래를 밑미 안에서 더 풀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의 리추얼은 어떤가요? 서로의 마음을 돌보고 응원하는 안전지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