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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6.09.18 · 읽는 데 5

갑자기 찾아온 우울감에 힘든 채채의 고민

고민상담소_갇힌

채채의 고민

“갑자기 찾아온 우울감, 어떻게 해야 할까요?”

6년 차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저는 갑자기 한순간 찾아온 우울감이 고민입니다. 이 우울감으로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이유 없는 짜증을 내고 물건을 던지고 화를 참지 못해 스스로를 때리는 일까지 일어나 버렸습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첫 직장으로 지금의 직장을 선택하고 한 번의 이직 없이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자리에서 안주하는 모습이 너무 못나 보이고 한심해 보입니다. 다들 발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만 제자리인 것 같습니다. 다들 좋은 짝 만나서 결혼도 하고 신혼생활도 잘 즐기는 것 같은데, 여유 있게 여행도 다니는 것 같은데, 저만 이렇게 돈에 쪼들리고 제자리인 것만 같습니다. 다들 어떻게 이 불안감을 안고 사는지,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궁금합니다.

슝슝님 고민상담소 이미지 (1)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우리는 모두 잘살아 보려고 눈물 나에 애쓰고 있는 과정 중에 있어요.”

채채, 반가워요. '채채'는 무슨 뜻일까요? 이름 중의 한 음절을 두 번 반복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의미를 붙여 보려고요. 반복은 강조잖아요. 저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를 두 번 반복한 '슝슝'이라는 별칭을 쓰는데요, 돌아볼 때마다 더욱 자유롭고 싶은 저를 발견해요. 어찌 보면 직장 생활도 그런 것 같아요. 첫 몇 년은 새롭고 설레고 긴장되고 힘든 만큼 보람되기도 하다가도 — 아주 이상적인 경우지만요 — 그 후로는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 버리기 쉬운 것 같아요. 그 반복 중에 채채는 그만 지쳐 버린 게 아닐까 싶어요. 그 권태와 피로가 쌓여 가족에게 화를 내거나 자신을 괴롭히기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제 안의 우울이 건드려져서 그래요. 저는 사회생활 첫 4~5년은 이직도 여러 번 하고, 대학원 준비도 하며 시간제로도 일하다가 지금은 10년째 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삶의 지향점이 성장과 성공이 아니고 일에서도 열심은 아니라 심심한데, 때때로 지인이나 SNS의 다른 삶들에 열등감과 자책감이 들어서 우울해지고 예민해지기도 해요.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면 제가 선택한 삶의 목표와 방식을 다시 떠올리고, 추스르고, 중심을 잡으려고 애써요. 늘 잘되지는 않고요. 채채는 어떤가요? 채채는 어떤 삶을 목표로 하고 있나요? 5년 후에, 10년 후에 어떤 하루를, 일주일을 보내고 싶나요? 채채의 삶의 방향성에 따라 채채에게 필요한 건 다를 수 있어요.

아, 그 전에 '불안'이라는 감정부터 짚고 갈게요. 불안은 인생의 기본값이에요. SNS 등으로 지나치게 연결된 현대 사회가 서로 비교하도록 아주 강하게 부추기기도 하고요. 그러니 불안을 다루는 것을 배우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세요. 저는 신체적 긴장과 끊임없이 침투하는 생각이 많은 편이고,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명상, 요가, 필라테스 등을 거쳐 지금은 아우토겐 트레이닝이라는 이완 요법을 주로 사용해요. 채채에게도 여러 선택지가 있어요. 심리 상담이나 검사를 통해 내 불안의 근본과 역사를 이해해 볼 수도 있고요. 움직이는 걸 좋아하면 러닝, 피트니스 등 격렬한 운동으로 땀과 함께 부정적인 감정을 내보낼 수도 있어요. 저처럼 내향인, 실내인이면 독서, 글쓰기, 스트레칭 등으로 내 몸과 마음을 알아볼 수도 있고요. 무엇이든 채채에게 맞는 것, 지금 쉽게 시작해 볼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해요. 혹은 입시, 취업 준비, 직장 생활을 이어 오며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어서 번아웃 증후군이라 부르는 심리적 탈진 상태라면 휴식과 치료가 필요할 수도요. 지금의 위기를 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돌보는 법을 배우는 기회로 삼기를 바라요.

다시 삶의 방향성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채채에겐 일이 어떤 의미인가요? 능력의 성장과 사회적 성취가 채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면, 직장에서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 같아요. 더 좋은 조건으로의 이직도 계기가 될 수 있겠고요. 지금의 직장에서도 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나 높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자리로의 사내 이동 요청,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자격증 공부나 상위 학교 진학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어요. 지금까지 어쩔 수 없었고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해 보는 거지요. 내 태도와 행동의 변화만이 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데려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반면에 채채가 저처럼, 혹은 많은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일 자체가 내 삶의 생계유지를 위한 베이스캠프이지 중심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일하는 시간 외의 내 시간을 점검하고 변화를 줄 수 있어요. 어떤 변화를 어떻게 줄 것인지 선택하려면 나의 현재 상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하겠지만요. 쉼과 회복이 필요하다면 위에서 다룬 자기 이해부터, 내 삶에 작은 전환점이 필요하다면, 음, 그래도 자기 이해부터네요. 타인의 경제적인 여유, 결혼, 여행 등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주제들에 갇히는 건 도움이 안 돼요. 현재의 내 삶을 존재하게 한 과거의 환경들과 내 힘으로 살아낸 역사를, 실패의 연속만이 아니라 내가 해 온 노력과 성취도 제대로 인정해 주는 통합적인 시각으로 다시 정리해야 하거든요.

후회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그 아쉬운 현실에 변화를 주려면 내가 이미 가진 힘을 사용해야 해요. 채채가 이미 가진 직장을 포함해 채채가 해낸 것, 좋아하는 것, 채채의 좋은 추억과 고마운 사람들까지도요. 이를 바탕으로 꿋꿋이 자신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하는 게 삶이니까요. 채채의 고민 글에서 어떤 억울함이 느껴지는 건 착각일까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건 여러모로 고달픈 일이지만, 그 안에서도 작은 기쁨과 보람, 감사할 일들은 있습니다. 지금의 현재만이 내 몫임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밖에요. 제가 봐도 답변이 뻔하고 빙빙 도네요. 채채의 고민에도, 우리의 삶에도 분명한 정답이 없음을 핑계 삼아 봅니다. 그러니 더욱 용기를 내어 중심을 잡으려 애쓰며 내 하루들을 살아가야 해요. 채채가 물어본 것들에 대한 답은 이미 채채 안에 있어요. 이 한 문장에 이르기까지 너무 돌아왔네요. 미안해요. 하지만 모두가 잘 살아 보려고 눈물 나게 애쓰고 있고, 채채도 저도 그 과정 속에 있음을 발견하기를 부탁합니다. 응원을 보내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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