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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심리 이야기2026.11.02 · 읽는 데 4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어디로 가고 있나요?

누군가가 가는 길을 따라 바쁘고 열심히 달려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마냥 달리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 봐요.

멋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흔들리나요?

책이나 유튜브 티비에 나오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나요?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로 독립한 사람, 사이드 프로젝트로 성공한 사람, 매일 새로운 곳에 방문하며 재미있게 사는 것 같은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면서 나도 저렇게 뭔가를 해야 하나? 라는 조급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이 멋져 보이니 그 사람이 알려준 ‘꿀팁’을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내 꿈을 이루고 멋진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날부터 그 사람이 간 길을 따라 열심히 달리기 시작할 때가 있는 거죠. 

물론, 누군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고 새로운 것을 시작할 동력을 얻는 건 좋은 일이에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꿈꿀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기도 하죠. 문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타인의 이야기로 덮여 있다는 거예요. 과정은 모두 생략된 채 멋지고 재미있어 보이는 타인의 이야기에 끊임없이 노출되다 보면 지금 내 삶은 왠지 초라해 보이고,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길이 뭔지 고민해 보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방향을 내 방향이라 착각하고 무작정 달려 나가기도 쉬워요. 

무엇보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갈 때는 ‘나는 잘 살고 있어’라는 안도감이 들어요. 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몰려오고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채워갈 때 불안은 잠잠해지거든요. 바쁨은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최고의 진통제니까요. 문제는 진통제를 계속 먹으면 내성이 생겨서 점점 더 높은 용량의 약이 필요한 것처럼 바쁨을 진통제 삼아 달리다 보면 잠깐의 빈 시간을 견디는 것도 힘들어진다는 거예요. 그렇게 우리는 이 길이 나를 행복으로 데려다줄거라 굳게 믿으면서 어디론가 열심히 달려가곤 하죠.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곳에서 마주하는 당혹감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대했던 기쁨 대신 묘한 당혹감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그토록 원하던 회사에 들어갔는데 언제 퇴사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과를 냈는데 마음은 여전히 허전해요. 내가 원하던 그 지점에 도착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허와 허무가 찾아온 거죠.

이 공허함이 더 아픈 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쏟은 나의 애씀 때문이에요. 애쓴 게 아까우니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다들 이렇게 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 그 길을 계속 걷기도 해요. 지금껏 달리느라 기력을 다 소진해 버린 탓에 뭔가를 다시 시작할 힘이 남아 있지 않을 때도 많죠.

무엇보다 이런 막막함과 공허함은 쉽게 공감받거나 마음 편히 꺼내놓기도 어려워요.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니 ‘내가 너무 배부른 소리 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고민하는 마음 자체를 억누르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꺼내기 힘든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가장 익숙하고 잘하는 방법인 더 열심히 가던 길로 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해요. 방향이 어긋난 길로 계속 가는 건, 원하는 곳에서 점점 더 먼 곳으로 가게 될 뿐인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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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건 불안하고 불편한 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잠시 멈춰 서서 그동안 외면했던 불안과 불편을 마주하는 거예요. 바쁨이라는 진통제를 내려놓으면 처음에는 마음이 꽤 시끄러워질 거예요. 지금까지의 노력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멈추면 남들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오거든요. 하지만 그 불안과 불편함은 꾹 눌러져 있던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는 좋은 신호예요. 

우리는 모두 다른 출발점에서, 다른 성향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요. 누군가에게는 가슴 뛰는 도전이 나에게는 숨 막히는 부담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일상이 나에게는 소중한 안정일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참고가 될 수는 있지만 목적지가 될 수는 없어요. 멋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저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마음의 조급함이 느껴진다면 무턱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그 불안을 동력 삼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 그 이야기는 지금 내 삶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어떤 부분을 건드렸나요?

  •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건 무엇인가요? 결과였나요, 과정이었나요, 아니면 그 사람의 태도였나요?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나는 그 삶을 원할까요?

  • 지금 바쁘게 달리는 건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인가요, 멈추는 게 불안해서인가요?

  •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라는 마음으로 계속 걷고 있는 길은 없나요? 

이 질문들에 당장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답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방향도 모른 채 일단 달리려고 하는 조급함과 불안을 알아차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지는 거니까요. 중요한 건 남들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방향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니 오늘은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품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 보세요.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내가 정말 원하는 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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