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짜 게으른 걸까?
모든 시간을 완벽히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면 게으름의 정의부터 다시 세워보는 건 어떨까요?
부지런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
게으름은 아주 오래전부터 ‘피해야 할 악덕'으로 규정되어 왔어요. 그도 그럴 것이 아주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생존을 위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수렵 채집 사회에 살았던 조상들은 동물을 사냥하거나 식량을 채집해야 했고, 농경사회로 넘어가서도 대부분의 사람은 아침부터 밤까지 농사를 짓거나 노동을 해야 했죠. 자연스럽게 부지런함은 미덕이, 게으름은 악덕이 되었고 지금까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어요.
언제부터 사람들은 부지런했을까?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지금 우리의 기준으로는 게으름뱅이였을지도 몰라요. 수렵 채집 시기에는 잉여 식량의 보관이 어려웠기 때문에 일주일에 2~3일 정도 배고픔을 채울 만큼만 사냥과 채집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하지 않았다고 해요. 농경사회도 마찬가지예요. 해가 지면 일을 마무리했고, 날씨가 나쁘거나 겨울철에는 일할 수가 없었죠.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떤가요? 조상들처럼 몸을 움직이며 노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퇴근을 해도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하고, 퇴사를 해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해 더 열심히 효율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죠.

많은 자기계발서는 ‘돈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라며 365일 24시간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시간을 효율적으로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우리를 압박해요. 그뿐인가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구상에 있는 그 누구와도 비교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을 비교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쉬워졌어요. 그들보다 덜 성공한 이유가 덜 부지런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며, 느리게 시간을 보내는 자기 자신을 인정하기가 힘들어요. 스스로를 게으른 사람이라고 구박하고 괴롭게 만드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죠.
게으름이 아닌 느림을 추구하세요
어쩌면 우리는 진짜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잠깐의 멈춤을 통한 여유와 느림이 주는 고요함을 즐기는 법을 잃어버린 걸지도 모르겠어요. 24시간 멈추지 않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느림과 게으름을 구별할 필요가 있어요. 게으름이 나에게 중요한 일과 해야 할 결정을 미루며 결정을 회피하는 거라면 느림은 나의 자발적 선택에 의해 시간을 다르게 보내기로 결정하는 거에요. 게으름이 ‘회피'의 산물이라면 느림은 ‘결정'의 산물인 거죠.
메이트님은 진짜 게으른 사람인가요 아니면 조금 느린 삶을 선택한 사람인가요? 혹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한다는 강박때문에 스스로를 구박하고 있진 않나요? 진짜 게으른 사람이라면 변화가 필요해요. 하지만 느린 삶을 선택했거나 혹은 모든 시간을 완벽히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면 게으름의 정의부터 다시 세워보는 건 어떨까요? 365일 24시간을 완벽하게 통제하며 효율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우리는 그런 것을 ‘기계'라고 부르죠. 우리는 인간이니까 인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삶의 비효율성을 받아들이고 즐겨야 해요. 때로는 생산적이지 않아도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들을 할 수 있고, 이성적이지는 않지만 직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죠. 왜냐구요?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요.
'여유는 능동적 선택에 의한 것이고, 게으름은 선택을 피하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다. 여유는 할 일을 하면서 충분히 쉬는 것이지만, 게으름은 할 일도 안 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서 재충전이 되었다면 여유이지만, 후회와 오히려 피로만 더 쌓였다면 이는 게으름이라고 할 수 있다.'
<굿바이, 게으름>, 문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