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고 싶나요?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삶 vs 내가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삶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는 삶과, 무엇을 하든 내가 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삶, 둘 중 하나의 삶을 고르라면 어떤 선택을 하고 싶나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가슴이 뛰는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들으며 살아가요. 소셜미디어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찾았다는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는 삶은 마치 실패한 삶처럼 묘사되기도 해요.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데 익숙해져 있죠.
물론,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에요. 이런 노력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꿈을 펼치게 만들죠.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 매몰되다 보면 정작 삶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 있어요. 바로 내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좋아할 수 있는 힘, 나아가서는 삶을 긍정하고 감사할 수 있는 힘을 놓칠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의 함정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마음 뒤에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려는 사고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요. 좋은 것과 나쁜 것,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구분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만 취하고 싫어하거나 원하지 않는 것은 배재하려는 마음이 들어있죠. 이렇게 구분하고 판단하는 마음은 우리 삶을 점점 쪼그라들게 만들어요.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고 배재하는 순간 세상의 절반을 거부하게 되고, 이런 구분과 판단이 심해지면 내가 머물 수 있는 영역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무엇보다 이 세상에 좋고 나쁨으로 딱 떨어지는 일은 없어요. 대부분의 일은 복잡하고 애매모호하고 좋고 싫음이 혼재되어 있을 수밖에는 없어요. 좋아하는 일에도 싫은 부분이 있고, 힘든 일을 통해 성장할 때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 것처럼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때 우리는 그 속에 포함된 여러 가지 힘듦과 고통은 무시하기 쉬워요. 조금이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이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닌가 봐.’라고 쉽게 포기해 버리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완벽하게 좋은 일을 찾아 헤매는 거죠.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이든 좋아할 수 있는 힘
좋아하는 것만 해야겠다는 마음이 외부의 상황을 나에게 맞추려는 시도라면, 내가 하는 것을 좋아하겠다는 마음은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나의 행복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거예요. 외부 조건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이든 의미와 가치를 찾겠다는 마음인 거죠.
이를테면 똑같이 지루한 업무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닌데, 지금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일을 통해 내가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몰입의 경험을 해보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관점을 바꿔서 접근하면 우리는 현재의 내 모습이 어떠하든 그것을 긍정하고 현재를 살아갈 수 있어요. 외부 조건에 나의 행복을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내 행복의 주체가 되어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 있게 되죠.
무엇보다 이런 마음가짐은 삶에는 좋은 것뿐 아니라 고통스러운 것, 힘든 것도 있다는 삶의 진리와도 연결돼요.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마음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왜곡시킨다면, 내 삶에 있는 무엇이든 좋아하겠다는 마음은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받아들이고 긍정하겠다는 삶에 대한 사랑으로 연결되죠.
철학자 니체는 이를 '아모르 파티(Amor Fati)'라고 불렀어요. 아모르 파티는 내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 심지어 고통스럽고 힘든 경험까지도 적극적으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해요. "내 인생이 영원히 똑같이 반복된다 해도 나는 기꺼이 다시 살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삶 전체를 긍정하는 거죠. 이렇게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함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경험할 수 있어요.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더 깊이 감사할 수 있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는 그것마저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죠.
삶 전체를 사랑하는 연습 시작하기
그럼 좋아하는 것만 하려는 마음을 넘어 내 삶에 일어나는 일들을 긍정하고, 내가 하는 것을 좋아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오늘 밑미레터에서는 우리가 시작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첫 번째로 구분 짓고 판단하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려 보세요. 하루 종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판단을 하고, 이런 판단이 모여 좋은 것만 취하려는 마음을 심화시켜요. 좋고 나쁨으로 구분 짓고 판단하려는 마음이 올라오면 잠시 멈춰서서 알아차려 보세요. 이런 알아차림이 쌓이면 좋고 싫음을 나누고 판단하려는 마음이 점점 희미해질 거예요.
두 번째로 일상에서 감사할 수 있는 점을 찾아 감사일기를 써보세요. 여기서 중요한 건, 좋은 일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험에서 감사할 점을 찾아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오늘 상사에게 혼났지만, 덕분에 내가 놓쳤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몸살이 났지만,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처럼요. 계속 연습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삶을 그 자체로 사랑하고 긍정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