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성을 드러낸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요?
취약성이란 도대체 뭘까요?
취약성이란 단어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단어예요. 우리 사회가 취약성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산업 사회는 강함과 완벽함을 미덕으로 여기며 성장했고, 우리는 감정을 드러내는 건 성숙하지 못한 일이라 규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살아왔어요.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인정하는 건 나약한 일 혹은 이성적이지 않은 일이라 여겨져왔죠.
다행히도 현대 심리학은 더 이상 인간이 완벽하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존재라고 여기지 않아요.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하는 무의식에 지배당하고,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고, 수많은 불확실성 앞에서 두려워하는 불완전하고 취약한 존재라는 거죠.
완벽하지 않은 인간은 완벽해지려 할수록 진실된 자신과 멀어지게 되고 수많은 심리적 문제를 만날 수 밖에는 없어요.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리고 이 받아들임을 위해서는 취약성이 필요해요.

취약성과 약점은 같은 걸까 다른 걸까?
완벽하지 않은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취약성이라고 하면 곧장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두 가지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어요. 약점은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극복하고 싶어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요. 이를테면 ‘나는 발표를 잘 못해.’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는 게 어려워.’라고 말하는 건 나의 약점을 인정하는 거예요. 약점은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지만 스스로를 판단의 대상, 극복의 대상에 머무르게 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취약성은 단순히 나의 약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과 연결되어서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을 용기 있게 들여다보고 수용하는 것을 이야기해요. ‘나는 발표를 잘 못해.’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거라면, 취약성은 ‘발표를 잘 못할 때마다 수치스럽고 다음 발표도 망치게 될까 두려워.’라고 말하는 거죠. ‘사람들과 친해지는 게 어렵다.’라고 약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나아가서 자신의 감정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늘 소외된 기분이라 외로워.’라고 자신의 취약성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약점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에서 나아가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취약성을 끌어안고 살아가기
약점은 스스로를 개선되어야 할 대상으로 보게 만들지만, 취약성은 우리가 감정적으로 깨어지기 쉬운 존재이고, 우리 안에는 늘 두려움과 외로움,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게 도와줘요. 이렇게 판단 없이 자신을 수용할 때 우리는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남이 원하는 모양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거죠.
‘취약성의 힘’이라는 테드 강연으로 취약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취약성 연구자 ‘브레네 브라운’은 취약성이 가지고 있는 세 가지 특성을 ‘불확실성, 위험 감수, 감정적 노출’이라고 이야기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할 위험을 안고 먼저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실수할 수도 있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것, 내가 가진 부족함을 인정하고 거절이 두렵지만 용기 내서 도움을 부탁하는 것, 모두 우리가 취약성을 끌어안을 때 할 수 있는 행동들이에요.
취약성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두꺼운 갑옷을 벗고 진정한 나를 만나고 타인과 연결될 수 있어요. 불편하고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은 나의 어떤 모습이나 감정이 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나아가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을 끌어안아 보세요. 취약성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나의 내면과 연결되고 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성장하는 삶이 시작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