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벌고싶고 자유롭게 살고싶기도 한 갈팡질팡님의 고민

갈팡질팡님의 고민
“돈을 벌어야 하는데 자유롭게 살고 싶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스물일곱, 대학 졸업 후 3년 차가 되었어요. 번아웃을 겪으며 쉬는 시간이 필요했고, 무슨 일을 할 지 탐색하고 혼자 돈을 버는 경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모임을 만들며 아주 소소하게 돈도 벌어보았어요. 경제적인 부분은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이제 나이가 많으니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거 같아요. 서류에 쓸 내용도 마땅히 없는 것 같고 면접에 대한 공포도 큽니다. 직장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도 잘 상상이 되질 않아요. 저는 늘 회사 밖에서 일하는 크리에이터로 제 미래를 그려왔거든요. 하지만 돈에 대한 스트레스가 점점 더 커집니다. 사회의 기준으로는 3년의 공백이 있고, 나이도 신입으로는 많은 편이고 경력도 없고요. 부모님께 더는 의지하거나 의존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콘텐츠와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에서 알바를 하러 면접을 보러 갑니다. 이곳에서 일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을 응대하고 소통하며 기획자, 예술가들을 만나고 커피, 차, 그릇에 대해서도 배우고, 다양한 기획과 오프라인 콘텐츠, 사업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곳에 들어 가는 게 맞나 싶어요. 취업에 애써야 하는 시기에 회피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사실 언어를 배워서 해외에 나가고 싶기도 하고, 글쓰기, 그림, 연기, 무술, 연기, 영상을 더 배우고 싶고,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렇게 살면 안될 것만 같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안정적인 직장에 서둘러 들어가길 바라시거든요. 저도 돈 때문에 너무 고민이 됩니다. 성공한 배우들은 그냥 계속했다는데 저는 그런 용기도 없고 생활력도 부족한 거 같고 자신감이 자꾸 떨어져요. 직장에 들어가면 부품처럼 느끼게 될 것 같아 걱정됩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돈과 사회적인 기준, 인정, 평가 사이에서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어쩌면 이미 그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몰라요. 흔들리고 불안해하면서요”
반갑습니다. 자신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는 것 같아 ‘갈팡질팡’이라는 닉네임을 정한 것 같네요. 길기도 하고, 갈팡질팡이 결국은 갈피를 잡아야 하니 ‘갈피’라 부르겠습니다. 하지만 갈피는 별도로 보탤 말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스스로의 갈등, 선택지에 대해 정리가 꽤 잘 되어 있어요. 졸업 후에도 직접 모임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지금 고민하는 중에도 이미 원하는 삶의 다음 걸음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가고 있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지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안하니까 걱정을 하고 있겠지요. 친구들이 열심히 좇아가는 사회의 기준, 부모님의 기대, 충분한 돈을 벌고 경제적으로 독립해 당당하고 싶은 마음까지. 갈피가 선택하지 않은 졸업 후 회사 취직이라는 선택지에 따라왔을 기회비용들이 자꾸만 떠오르나 봅니다. 실제로 내가 선택한 결과인 오늘이 불안정하고, 앞날이 막연할 때 우리는 흔들리기 마련이니까요. 자꾸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드는 것도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내가 뒤로 하고 떠난 것들이고, 자신만의 길은 누군가 닦아 놓은 길이 아닌 비포장도로 혹은 숲이라 길을 찾기에도, 계속 걷기에도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요. 한참은 더 헤매며, 시도하고, 실패하며 배울 수밖에요.
와, 갈피, 빈말이라도 스스로를 용기 없다 말하지 말아요. 갈피는 위대한 용기로 그 길에 서 있어요. 그리고 배우고 있죠. 나만의 길을 가는 건 매 순간 더 큰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구나. 하지만 인생은 자꾸만 난이도를 높여서 혼자만의 용기로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지금 갈피에게 필요한 건 갈피의 길을 그대로 존중해주고 응원해 줄 사람들, 갈피처럼 갈팡질팡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고 있는 동료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공부해야 할 때, 취업해야 할 때, 돈을 벌어야 할 때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랍니다. 물론 십 대 때 공부 잘하고, 이십 대의 끝에 안정적인 회사에 취업해서, 삼십 대부터 꾸준히 열심히 버는 삶도 대단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잘 할 수 있는 방법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삶도 아닌 것 같아요. 길도 정답도 하나라고 믿을 때 우리는 성적대로 일렬로 줄 서 가치를 평가받으며 자신을 등수와 동일시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잖아요.
갈피는 갈피가 나온 대학도 아니고, 벌고 있는 수입도 아니고, 누군가가 정한 기준으로 받은 알파벳도 아닙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유롭게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자신만의 길을 떠난 이제 겨우 3년 차 모험자죠. 아, 충분히 자유로웠다 싶을 때까지 그 모험 계속하는 게 갈피가 원하는 삶 아닐까요? 그렇다면 저는 갈피의 자유로운 삶에 마음을 보탭니다. 부모님께는 조금 죄송하고 많이 감사하며, 갈피의 모험에 좋은 인연들과 크고 작은 성공, 적절한 행운이 따르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