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혼자남겨진 메이님의 고민
메이님의 고민
최근 3년간 가족과 오래된 친구 그리고 연인을 잃었어요. 가족은 볼 수 없는 곳으로, 가장 친했던 친구와는 절연을 하게 되었고, 힘든 시기에 가장 힘이 돼줬던 남자친구와도 이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위로도 와닿지 않고, 괜찮은 척 쿨한 척 버티고 있지만 혼자라는 사실을 자각할 때마다 마음이 뒤틀리고 온 우주가 저를 괴롭히는 것 같아요. 극복 해야 한다는 걸 아는데, 고질적으로 남을 것 같아 불안하고 연애나 인간관계도 위축되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저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님의 답변
이별이 메이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별이 메이님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이토록 깊은 흔적을 남기는 것일지 말이죠. 아마 메이님을 변하게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별 그 자체가 아니라 이별한 사람들이 메이님에게 가지는 깊은 의미 때문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과, 친구와, 남자친구는 메이님께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우리는 우리가 어떤 존재를 물리적으로, 직접 만날 때만 의미 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계를 맺는 존재는 물리적인 어떤 존재라기보다는, 내 안에 있는 그 존재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죠. 메이님이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고 그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와 시간이 떠오르실 거예요. 그 시간과 이야기들이 즐거움이 되어 그 사람과 함께 하지 않는데도 계속 기분이 좋으시겠죠. 왜 그 사람이 내 앞에 없는데도 계속 기분이 좋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미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그 사람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직접 만나고, 직접 목소리를 듣고, 직접 손잡을 수 없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 고통은 우리가 살아가는 한 삶에서 계속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크고 작은 이별과 상실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마음속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성찰인 것 같습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가족도, 살아있지만 남처럼 살아가야 하는 친구와 전 남자친구도. 그들이 메이님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그들이 지금의 메이님을 구성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결과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그 사람과 영원히 함께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물론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입니다. 관계 안에서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하는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면서 좀 더 나다운 내가 되어가는가.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것들을 주고받고, 우리는 그것을 ‘관계’라고 부릅니다. 가족도, 친구도, 전 남자친구도 그런 의미에서 떠난 존재가 아닌 메이님 안에 ‘남아있는’ 존재이지요.
메이님이 자꾸만 위축되고 혼자가 된다고 하셨다는 문장이 마음에 남습니다. 지금 당장 내 옆에 그들이 없는 것 같은 것이 내게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계신가요. 그렇지 않다고 감히, 힘주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메이님은 어떤 사람이라고 느끼셨나요. 어떤 감정을 느끼셨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셨나요. 그것들이 모여 지금의 메이님을 만들고 있고,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메이님의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특히 떠나가신 가족분께서는 메이님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생생하게 살아가시길 간절히 바라실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메이님과 함께했던 시간 동안 많은 사랑과 지혜를 주고 가셨을 거라 믿습니다. 그분의 사랑과 지혜가 메이님안에 살아있는 한 메이님과 그분은 이별한 게 아닐 거예요. 가슴을 조금만 펴시고, 크게 심호흡해보시고, 그 사람들이 메이님께 어떻게 살아있는지 헤아려보세요. 그리고 그 힘으로, 메이님의 살아있는 날들을 정성껏 살아주세요. 그게 아마 그분들의 의미일 것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