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결핍 때문에 관계를 망치는 송솔님의 고민

송솔님의 고민
애정결핍으로 주변인과의 관계가 항상 망가집니다. 학창 시절부터 별다른 인기나 주목을 받지 못했고, 늘 인기 많은 친구를 부러워하고 저 자신과 비교했습니다. 아마 부모의 양육과정에서 충분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맘에 드는 친구가 생기면 나랑만 놀아야 하고 다른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땐 서운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저의 집착 때문에 서운함은 늘어갔고 결국 친구들을 지치게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금도 이런 애정결핍으로 동료들과의 관계가 망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후배로 예뻐하는 상사분이 계시는데, 그 분께 정신적으로 너무 의지하다 보니 집착하는 버릇이 나타났고, 직장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서운해하고 무례하게 굴어서 결국 그분과도 관계가 안 좋아졌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확신이 없으니 이걸 자꾸만 타인에게 충족하려 하고 정도 이상의 기대와 집착하는 심리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애정결핍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송솔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고민 글을 여러 번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애정결핍’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마치 송솔님의 모든 관계가 실패해 온 것처럼 느껴진다고요. 그리고 어린 시절이라는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들이 유일한 원인이라면, 그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은 영영 송솔님의 관계를 망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삶이 단순하지 않듯, 송솔님도 복잡다단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십 대 후반인 송솔님은 이제 오롯하게 내 삶을 책임져야 하는 성인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직장에서의 일로 상사분께 잘못을 하였고, 그 일로 이제는 정말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은 마음이 강해져 고민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우리가 상담실에서 만났다면, 송솔님의 가족사부터, 어린 시절, 청소년 때 등의 크고 작은 일들을 살폈겠지만, 이렇게 단 한 번의 글로 문답을 마쳐야 하니, 송솔님이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이미 발생한 일부터, 피하지 않고 책임을 지십시오. 송솔님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하면 됩니다. 내 안의 수많은 이유들이 아니라, 상사에게 끼친 피해에 대해서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세요. 그 사과가 받아들여지고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되거나, 더욱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송솔님의 ‘서운함’을 분별력 있게 살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표현하기 전에요. 송솔님의 부정적인 감정을 이해하고, 돌보고, 조절하는 일을 스스로 해내셔야 합니다. 송솔님이 원하는 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했던 말과 행동은 적절했는지, 그 상황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안 행동은 무엇인지 등 하나하나 배워가셔야 합니다.
송솔님의 질문은 ‘애정결핍의 해소 방법’인데 제 답변은 송솔님의 책임 있는 행동이라 핀트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송솔님이 건강한 관계를 연습하고, 건강한 관계를 조금씩 경험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는 이들을 늘리고, 깊고 건강한 관계를 맺는 과정만이 애정결핍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지름길은 없습니다. 어찌 보면 송솔님 주위의 건강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결핍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결핍에도 무릅쓰고 건강한 관계를 연습해 온 사람들입니다.
송솔님을 비난하거나, 늦었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평생 해야 하는 게 관계인데,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면 앞으로 새로 만나는, 혹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 충분히 좋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습니다. 자꾸 ‘건강한 관계’라는 말을 쓰고 있자니, 마치 이것이 누군가는 도달했고, 송솔님은 모르는 어떤 이상적인 상태라는 느낌을 주는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송솔님 기억 속 좋지 않게 끝난 관계들 사이에도, 분명 좋았던 관계, 잘 유지하고 있는 관계도 있을 겁니다. 그 관계는 어떻게 잘 할 수 있었지? 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성공적이었던 말과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게 가장 쉬운 다음 성공을 위한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니 이번 일을 계기 삼아, 실패한 관계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사과하고, 분석하고, 대안 행동을 찾아 교정하는 훈련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관계 연습’에 관한 책들의 도움을 받으며, 글로 쓰면서 객관화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혼자 하기가 너무 막막하다면, ‘관계 전문가’인 심리상담사를 찾아가 함께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가장 근본적이고, 제일 영향이 크고, 영원하고도 유일한 관계인 송솔님 자신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자신에게 약속해주세요. 나는 끝까지 너의 좋은 친구가 되겠다고. 그러니 같이해보자고요. 저도 여전히 종종 망한 관계들을 후회하는 1인입니다.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