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단점이 너무 크게 보이는 기대의 고민

기대의 고민
“타인의 단점이 너무 크게 보여요.”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저는 타인의 단점이 잘 수용되지 않아요. 지금 하는 연애와 더불어 이전 연애들을 돌이켜봤을 때,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단점이 있는데 그 단점이 너무 크게 느껴지고 자꾸만 상대를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면, 집안을 잘 안 치운다던가 힘들 때 술을 마신다던가, 화가 나면 욱하는 것들이요. 물론 각자 수용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을 텐데 제가 그런 사람들만 만나는 걸까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제 주변에는 남아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요. 스쳐 가는 인연으로 놓아줘야 하는 걸까요? 제가 너무 기준이 높은 것 같다가도, 이런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꾸 기대하고 바꾸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요. 저는 어떤 마음으로 타인의 단점을 바라보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타인의 것은 타인에게 맡기고, 시선을 나에게 돌려 내 안의 레드버튼을 찾아볼까요?”
기대, 반가워요. 단점의 예시로 꼽은 ‘집안을 잘 안 치운다’에 뜨끔하고 있는 슝슝입니다. 최근에 큰마음 먹고 정리 정돈에 도전했는데, 실패했습니다. 며칠 전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못 찾아 집 안을 뒤지면서 짜증이 불같이 나며, 엉망으로 정리를 못 한 채 사는 나에게 화가 났어요. 참, 고쳐지지 않는 제 단점 중 하나입니다. 기대는 어떤 단점들이 있나요? 정말 여러 번 고치려고 시도했는데도, 여러 이유로 다시 제자리걸음인 자신에게 속상했던 적 있었나요? 어쩌면 기대는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기준으로 단점을 발견하고 개선해서 원하는 자신으로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 수도 있겠네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타인에게도 적용이 되는 거지요. 연인과 같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잘 알게 되니 보이는 단점들도 많을 거고요.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니 그 단점이 본인뿐 아니라 함께 하는 기대에게도 불편을 끼치겠지요. 그럴 때 그 단점의 정정을 요청하거나, 그 단점을 가진 이와 거리를 두거나 관계를 중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궁금합니다.
어떤 단점은 그 하나만으로 자신과 관계에 치명적입니다. 힘들 때 술 마시기와 화날 때 욱하기가 단점이라면, 만약 그 수위가 심각하여 감정 조절이 안 되고, 폭언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람이라면 나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관계를 중단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중단이 안 되는 상황이나, 중단을 못 하는 사람이 오히려 복잡한 문제가 되지요. 반면 어떤 단점은 모두에게는 아니지만 기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성장 과정이나 성격, 신념, 상처 등에 따라 내게 유난히 견디기 어려운 것들이 된 행동이나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불특정 타인의 부정적인 주목을 받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요. 그래서 아무 맞는 말이나 제 잘못이라 해도 공개된 자리에서 저를 비난하는 사람이라면 아웃입니다. 그 때문에 그만둔 일도, 안보는 사람도 좀 됩니다. 하지만 그는 정당하고 분명한 의사 표현의 결과로 저에게 손절을 당했으니 할 말이 많을 수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제가 심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기대에게도 이런 ‘레드 버튼’이 있을 겁니다. 기대를 미치게 하는(?), 기대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이나 상황이요. 앞에서 말했듯 그것이 유독 내게만 견디기 어려운 큰 문제가 된다면, 여러 관계에서 반복된다면 나 자신을 들여다볼 만한 주제가 됩니다. 피해야 하는 레드버튼들이 많을수록 기대의 관계를, 선택을, 삶을 제한하거든요. 시선을 내 안으로 돌려 기대의 레드버튼들을 찾아보세요. 하나하나 이름을 만들고,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한 버튼이 어떨 때 눌리는지, 내게 어떤 감정을 일으키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 그 버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버튼이 나를 구하거나 도움이 된 적이 있는지, 그 버튼이 내게 준 피해는 무엇인지, 가감 없이 기록해 보세요. 그리고 유지하고 개선해서 계속 쓸 버튼과 이제는 용도를 다해서 불필요한 버튼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새로운 버튼 세트를 만들어보세요. 여담입니다만 이 과정에서 이제는 내게 해롭기만 한데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하기 어려운 레드버튼을 발견한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심리상담이랍니다.
타인의 단점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냐는 질문에서 너무 멀리 왔죠. 타인의 단점은 나의 레드버튼을 누르는 그의 행동입니다. 여기서 기대의 힘으로 선택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건 기대의 레드버튼뿐이에요. 타인의 것은 타인에게 맡겨야 해요. 물론 기대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개선을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좋은 관계는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를 성장하게 하니까요. 하지만 부탁을 들어주거나 거절하는 건 전적으로 그의 몫입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 이상 기대는 그를 고칠 수 없어요. 우리는 나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지금의 나에게 적절한 레드버튼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나를 존중하지 않고, 여러 번 부탁해도 반복해서 나의 레드버튼을 누르는 사람을 내 인생에서 쫓아내야 하고요. 성실하게 기대의 레드버튼들을 업데이트하세요. 다소 많거나 기준이 높아 보이더라도 그것이 지금 기대의 것들이라면 믿어주세요. 기대부터 자신의 욕구와 마음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자신에 대한 존중이 먼저, 타인에 대한 관용은 그다음, 그러나 충분히 깊어진 사랑은 점점 범위를 넓혀간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