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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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12.01 · 읽는 데 3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고픈 라임님의 고민

라임님의 고민

어릴 적 엄마는 공부를 안 하고 딴짓하는 저에게 어떤 조건을 내걸며 ‘이렇게 안 하면 저걸 할 거다.’라고 이야기하시곤 했어요. 그러다 제가 기르던 작은 동물이 죽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그 기억을 잊길 바라셨던 것 같지만 얘기치 않게 최근에 이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이야기가 나오자 엄마는 제가 엄마가 상처받길 원해서 얘기를 꺼낸 게 아니냐고 하시며 자기가 아이를 처음 키워서 제게 상처를 많이 줬던 것 같다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제가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지만 이런 말들을 들으니 할 말이 없어져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마무리를 지었지만 엄마도 저도 아직 괴로움이 남아있습니다. 이 일을 어떻게 잘 마무리 지어야 할까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고 기억에 묻어두는 편이 나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라임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글 잘 읽었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다시 꺼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그 일이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관계에서 일어난 일이고, 그 일의 당사자들의 입장이 다를 때는 더욱 힘들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입니다.

어떤 상처들은, 기억들은 잘 잊혀지지 않습니다. 없었던 일로 하고자 할수록 내 안에 자리 잡고 원치 않는 때에 원치 않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지요. 지금처럼 혼란을 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까운 관계일수록 드러내고 이해받고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 그것이 관계의 일부가 되거든요. 과거에 주고받은 사랑들뿐 아니라 주고받은 상처들도 나눌 수 있을 때, 나를 사랑하고 돌봐준 고마운 어머니와 나에게 잘못한 어머니는 같은 사람이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소중한 관계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왜 라임님에게 자신을 상처 주려고 한다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을까요? 그것은 자신이 비난당한다고 느껴져서 그렇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돌보아 온 자녀가 자신의 잘못한 일을 꺼낸다는 것이, 자신의 오랜 헌신이 통째로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일 수도 있고요. 라임님은 전혀 그런 뜻이 아니셨죠. 그래서 당황했을 거고, 괜히 이야기를 꺼낸 것 같았을 거고, 미안하다고 넘어갔지만 석연치 않았을 겁니다. 다시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제 의견을 말하고 시작한 글이니, 이제 방법을 알려드릴 차례입니다.

먼저 공격할 생각이 없다는 의도를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엄마, 지난번에 하던 이야기 말인데, 엄마를 비난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 나는 지금까지 엄마가 내게 해준 사랑 너무 고맙고, 내 한 몸 살기도 벅찬데 엄마라는 이유로 나를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지금 내가 이 이야기를 다시 하고 싶은 건, 엄마도 내가 처음이었고, 나도 엄마가 처음이어서 완벽할 수 없어서, 우리 사이에 있었던 많은 좋은 경험들 사이에 있었던 몇 가지 힘든 일에 대해서 엄마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야. 나도 이제 어리기만 하지 않잖아. 엄마도 이제 자식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가지지 않아도 되고. 나는 엄마와 친한 친구가 되고 싶어. 좋은 일뿐 아니라 힘든 일도 같이 이야기하는, 기쁨과 위로와 응원이 되는 진짜 친구말이야.”

앗, 제가 너무 몰입한 나머지 이상적인 대사를 쓰고 말았는데요. 그만큼 충분히 엄마에게 지금 라임님과의 관계와 대화가 안전할 것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부, 자녀의 권력관계가 수평적인 관계가 되는 일은 어머니에게 더욱 낯선 일이니까요. 그리고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세요.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모든 모부가 이런 변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라임님은 조금 더 홀가분해질 거예요. 이 주제는 이제 다른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며 풀어가면 됩니다. 어머니가 준비될 때까지요.

저는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기보다는 혼자 감당하는 편인데요. 칠순이 가까운 어머니는 요즘도 돈 버느라 저를 외롭게 키웠다며 미안하다며 우십니다. 그러면 저는 쓸쓸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괜찮다고 충분히 감사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라임님과 어머니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하며 살아가는 라임님의 이야기에 더 많은 웃음과 평화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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