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회사생활이 힘든 베니님의 고민
베니님의 고민
41세에 코로나로 인해 권고사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후 국비지원을 받아 웹디자인과 웹퍼블리셔를 배웠는데, 배우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서 우울증도 생겨 정신과에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고, 갑상선도 좋지 않아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교육을 받긴 했지만 자신도 없고, 어떻게 취업을 해서 3개월째 일하고 있긴 한데, 저를 뽑은 상사분이 제 디자인에 대해 혼내는 듯한 분위기로 하다 보니 늘 긴장상태로 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집에 가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 새벽 1시에 습관적으로 잠이 듭니다. 공부를 더 해야 하는데 잘 안되고, 내가 맡은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겨우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이도 많고 경력도 어중간한데, 모아놓은 돈도 없어서 여기에서 버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자꾸 나 자신이 초라해집니다. 특히 혼나는 말투로 훈계를 듣다 보면 나이 먹어서 이렇게 혼나는 상황이 비참하게 느껴지네요.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베니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저도 딱 베니님 나이여선지 베니님의 새로운 도전이 대단하면서도,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실까 걱정이 앞섭니다. 퇴사 후 교육을 받고 다시 취업하는 과정에서 몇 달이라도 좀 쉬며 회복할 수 있으셨나 싶고요. 갑상선 쪽도 안 좋으시고, 우울증 약도 처방받은 걸 보면 여러모로 많이 소진되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새로운 회사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에 진심으로 감탄의 박수를 보냅니다. 마치 2002년 월드컵 때 우리 선수들의 부상투혼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지금의 베니님이 위태로운 듯도 해서 염려됩니다. 부하 사원을 정중히 대할 줄 모르는 상사와, 시끄럽고 긴장도 높은 사무실 상황 속에서 베니님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아서요.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수면 부족이 누적되는 것도 집중력 저하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그만둘 상황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지금 베니님께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궁금합니다.
지금 있는 회사에서 마음을 좀 털어놓고, 이런저런 고충과 스몰 토크를 나눌 수 있는, 서로의 숨통이 되어줄 동료가 있는지요. 또한 회사 안에서 받은 정적 스트레스를, 지금처럼 정적으로 푸는 방법 말고, 동적으로, 땀을 흘리는 운동과 친밀한 사람들과의 수다 등으로 풀 수 있는 지도요. 영상 시청은 힘든 감정을 잠시 잊게 할 수는 있지만, 베니님 밖으로 빼낼 수 없어서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부사장이란 새끼, 아니, 그분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베니님을 실제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요. 사람은 못 하는 부분만 지적하며 혼내야 배우고 성장한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베니님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그렇게 혹독하게 대하는지. 아이면 진짜 베니님을 무능하게 여기고 싫어서 괴롭히는지요. 어쩔 수 없이 앞으로도 내 일에 대해 평가를 할 직속 상사라면, 적어도 객관적으로 베니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너 때문에 힘들다는 맥락이 아니라, 좀 더 일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면담을 해보시는 것도 권해봅니다.
부담이 되겠지만, 이대로 참기만 한다면 베니님의 자존감이 상처를 입고,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에도 몸에도 병이 날 것 같아요. 상사의 언행 수준이 언어폭력에 가깝다면, 직장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맞설 상황이 안 된다면, 나를 위해 벗어나야 할 수도 있습니다. 베니님, 지금 베니님이 처한 상황이라면 저도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도 그대로 이 회사에서 사라지고 싶은 마음일 거예요. 갑자기 생소한 일을 하루아침에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고요. 회사도 모르고 뽑은 것도 아니고, 베니님은 1년, 2년 적응하며 역량을 키워가면 됩니다.
사람을 정중하게 대할 줄 모르는 나쁘고 무능한 상사의 언행이 잘못된 것이지, 베니님이 그럴만한 대우를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는 추호도 생각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사회생활을 할수록 먹고사는 일의 비루함에 종종 현타가 옵니다. 열심히 버티고, 기어이 해내도 좋지만 무리하지 않고 멈추고, 적게 일하고 수입이 줄어도 살아집니다. 때로는 소박하게 즐겁기도 평화롭기도 하고요. 살 날이 많습니다. 부디 베니님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제일 소중히 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