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멈춰있는 것 같아 두려운 슬리님의 고민

슬리님의 고민
8년 차 직장인입니다. 올해 번아웃을 겪고 8개월 동안 4번이나 회사를 옮겼어요. 각각의 퇴사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든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도망친 적은 없었는데... 반복되는 퇴사와 입사에 지쳐서일까요. 나름대로 깐깐히 따져보며 고른 지금의 회사에서도 에너지가 나지 않고, 남들은 열심히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나만 계속 멈춰있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마음이 그치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쉽게 마음이 바뀌지 않습니다. 더 이상 도망치면 안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하루하루가 괴로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심리 카운슬러 박현순님의 답변
슬리님, 안녕하세요? 밑미 심리카운슬러 박현순입니다. 올 한해 회사 이직과 퇴사 과정 속에서 많이 괴롭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
회사를 알아보시고, 입사 준비하고, 퇴직을 결정하시고 실행하셨던 과정에서도 결코 쉽지 않으셨을 거예요. 그 이유 속에 공통적으로 두려움이 있으셨다고 하셔서 뭔가 알 수 없지만 큰 실체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두려움이란 감정 속의 마음 이야기를 꼭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감정은 우리 마음의 목소리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는 나로서 살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고 이것이 만족스럽거나 불만족인 상태를 감정으로 알려준답니다. ‘마음홈트’ 책의 저자인 스페인 정신과 의사 마리안 로하스 에스타페는 두려움에 대해 이렇게 적었어요.
두려움은 내면의 균형과 생존을 위한 핵심이자 기본적인 감정이지만, 자신의 환경을 적대적인 것으로 인식해서, 상황을 안 좋게 만들고 모든 것에 취약하게 만든다고도 해요.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것의 존재를 인식하고 올바른 관리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감정은 누르거나 없애려고 해도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보아주고, 이해해 줄 때 강물처럼 흘러갈 수 있어요.
슬리님, 내 안의 두려움이 커지게 된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남들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나만 멈춰있다고 느끼며 불안했던 상황 속 슬리님의 마음을 온전히 보아주세요. 나만 뒤처질까 불안하고, 두려웠다는 것을 알아주고, 토닥여 주세요. 그때, 슬리님에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나요? 또 혹시 예전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지 떠올려 보세요. 제가 앞에서 감정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과거에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답니다. 슬리님을 괴롭히려고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해결되지 않았던 마음을 보살피고 치유하라는 의미이며, 슬리님이 진정 성장하기 위해서 발휘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해요.
이런 시기를 통해 큰일을 해나감에 앞서 두려움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될 수 있어요. 현재의 삶에서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환기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해요. 수면이 부족하면 두려움이 커지므로 제대로 휴식하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충분한 휴식을 해서 에너지를 비축해야 내면에서 두려움을 일으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올라올 때 잠시 멈춰서 알아차리고 긍정적인 문장을 선택할 수 있어요. 물론, 혼자서 마음을 보기가 쉽지 않아요. 나의 이야기에 온전히 귀 기울여 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인과 시간을 갖거나, 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합니다.
슬리님,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말씀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를 전할게요. 지난 8개월 동안 4번의 이직과 퇴사를 하셨다는 것에서 저는 놀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내서 실행하신 모습에서 아무나 쉽게 할 수 없을 선택, 결의, 도전, 용기의 힘을 발견했답니다. 슬리님이 어려운 선택을 함에 있어 강하게 끌어당겼던 삶의 방향이 느껴졌어요. 가고자 하는 길이 있지만 마음에서 두려움이 큰 걸림돌이었다면, 이 감정의 이야기를 듣고, 관리하면서 디딤돌로 쓰실 수 있길 응원 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