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경험을 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 오드님의 고민

오드님의 고민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이것저것 경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인지 하루를 바쁘고 알차게 보내는 편인데, 처음에 즐거웠던 것들이 어느새 버거워지기도 하고, 체크리스트를 체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몰입하지 않는 것 같아요. 놓아버릴 것은 놓아버리고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포기하면 왠지 아쉽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워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오드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보내주신 고민글을 읽으며 너무 공감되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개씩 일정을 잡다가 집에 돌아가는 밤 버스 안에서 현타가 오기도 하고, 실수로 일정을 겹치게 잡아서 후회도 하고, 감당할 수 없는 숙제들이 많은 워크숍들을 동시에 하다가 어느 것에도 집중 못 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너는 너무 바빠서 우리 볼 시간 없잖아’라고 핀잔을 듣기도 한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뭔가를 신청하고 있었죠. 혹시 오드님도 그러신가요?
오드님의 그 열심이 결국 오드님의 아이디어를, 삶을 풍성하게 만들 겁니다. 그러니 다양한 경험의 파도를 타고 있는 스스로의 대단함에 먼저 쌍따봉을 날려주세요. 멋지다고,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해내고 싶어 하는 자신에게 감탄의 박수를 쳐주세요. 오드님의 넘치는 열정을 지나친 욕심이나 강박관념이라고 낮추지 마세요. 그 경험이 쌓여 ‘다능인 오드님’이 되실 거예요. 밑미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책, <모든 것이 되는 법 -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 에밀리 와프닉> 도 읽어보세요.
그리고 꼭 지금 오드님의 생활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 살펴보세요. 지금처럼 다양한 경험을 즐겁게 오래 경험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요. 물론 젊은 체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해당이 없습니다. 결국 소진되어 그토록 좋아했던 것들이 다 싫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가장 기초적인 일곱 시간 이상의 수면시간부터, 일일 4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시간 등부터 침범할 수 없는 ‘1순위 일정’으로 등록하셔야 합니다. 열심히 살수록 누적된 심신의 피로로 번아웃이 왔을 때 타격이 아주 크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경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미 한 경험들을 바로바로 정리하고 다지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밑미에도 영감 노트 등 기록하는 습관을 강조하는 리추얼이 있는 건 귀한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들여 한 경험이 휘발되지 않게 붙드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거든요. 새로운 경험을 잔뜩 겹쳐 할 때, 경험의 밀도를 놓치지 않도록 미리 가상의 ‘경험 정리’ 시간을 함께 정해 놓으시길 권해드립니다.
하나, 지속 가능함을 위한 자기 돌보기, 둘, 경험 정리 시간 확보하기. 이 둘을 챙기시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시면 됩니다. 당연히 놓치는 것들이 있겠죠. 아쉽겠죠. 괴로우실 겁니다. 어떻게 이런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물으셨죠. 이제 답을 드릴게요. 못 벗어납니다. 지금은요. 하고 싶은 게 많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유형들의 고질적인 감정이니 벗어나려고 애쓰거나,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한 번 더 비난하지 마셔요. 친구 중에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다 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들에게 기본값이 무덤덤이듯이, 불안은 오드님과 같은 분들의 기본값입니다. 잘 달래며 데리고 살아야지 마음먹어주시길요.
너무 산만한 답변 글이 아니었나 반성하면서도, 오드님의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꼭 기록해주세요. 읽는 사람까지 설레게, 신나게 하는 책이 될 겁니다. 기다릴게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