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멀어지는 친구에게 서운한 링고의 고민

링고의 고민
“갑자기 멀어지는 친구에게 서운해요.”
인터넷에서 만나 친해진 친구들이 있어요. 처음엔 인터넷에서 사람을 만나는 게 의심스러웠는데 지내보니 정말 좋은 친구들이라 몇 년째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중 한 명과는 사는 동네도 가깝고 취향도 비슷해서 친해졌어요. 얼마 전에는 친구가 아파서 1년 가까이 챙겨주며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런데 친구가 건강해지고 난 후에는 저랑 노는 걸 재미없어하고, 여럿이 있을 땐 저를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제 마음이 어떻든 신경도 안 쓰고 신나게 놀러 다니더라고요. 물론 친구는 저를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저는 조금씩 서운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뭔가를 바라고 친구를 챙겨준 건 아님에도 서운함이 커지니 어느 순간 계산하는 저를 발견하고 좀 놀랐습니다. 친구에게 해줬던 것들과 시간들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고, 동시에 친구 관계로 질투하고 스트레스받는 제가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나만 친구라고 생각했는지 잡생각을 하게 되고, 서운하니까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말을 뱉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너무 좋은 친구들이라 놓아버리긴 싫어요. 친구들에게 제가 느낀 감정을 솔직히 말하고 사과의 마음을 전하면서 마음이 좀 편해지기도 했는데 또다시 서운한 마음이 조금씩 생깁니다. 자꾸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친구들에게 폐를 안 끼치고 건강하게 잘 지낼 수 있을지 도와주세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링고에게도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기예요. 친구에게 의존했던 즐거움과 친밀함의 욕구를 새로운 것에서 찾아볼까요?”
링고, 반가워요. 참, 친구 관계라는 게 어렵습니다. 저도 한때는 연애의 밀당과 양극단의 감정 경험는 다르게 우정은 편안하고 오래가는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우정이란 이런 거야’ ‘친구라면 마땅히 이래야 해’하는 나만의 기준이 생길수록 관계가 어색한 시간들, 혼자 서운한 순간들이 늘어나며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저처럼 링고도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며 인생을 배워가는 중이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즐겁고 편안한 시간들이 지나고 서로의 상황이나 마음이 다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1 년이나 병환으로 제한된 경험을 하던 친구는 이제 되찾은 건강으로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 같아요. 오래되고 친밀한 관계는 매일 먹는 집밥만큼 슴슴하고 편하니 뒷전으로 미루게 되는 게지요. 링고가 미숙하거나 친구가 나쁘거나 두 사람의 관계가 잘못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 친구의 관심은 다른 곳에 향해 있음을 링고가 수용해야 해요. 우정은 특히 서로를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관계가 아니잖아요. 이렇게 멀어지다 끝나는 관계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링고에게 그 친구들 없이 잘 살아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겁니다.
링고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저는 링고가 이 ‘자유 시간’을 즐겁고 의미 있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링고의 즐거움, 친밀함의 욕구들을 너무 지금의 친구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상대는 고마우면서도 때때로 부담스럽기도 하거든요. 그 물러남이 링고에게 다시 서운함으로 돌아오는 거고요. 그래서 친구처럼 링고에게도 새로운 활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링고 자신을 위해서요. 그동안 미뤄왔던 공부나 자기 계발, 영화나 공연/전시 관람, 여행 등 혼자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봐도 좋고요. 흥미를 가지고 있던 여러 주제의 모임들에 나가봐도 좋아요. 약간의 떨림과 그만큼의 설렘으로 링고의 여러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파이프라인, 충전소를 마련해 보길 바랍니다.
새로운 경험들을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공유하며 업데이트된 링고의 상황과 생각을 전해도 좋고요. 같이 해보자고 말해볼 수도 있겠죠. 친구들에게 나의 욕구를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아닌 다양한 경험들을 생생하게 제안하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친구들이 듣고 싶지 않아 하거나 같이 하길 원치 않는다면 또 ‘그렇구나’하고 링고의 활동에 몰입하면 되고요. 반대로 링고가 ‘우리가 잘 통하는 시절은 지나갔구나’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좀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질 수도 있고요. 링고도 변하고, 친구도 변하고, 관계도 계속 변하니까요.
그 자연스러운 변화 속에서 링고가 ‘친구들은 참 좋아.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워. 하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아. 없어도 인생의 즐거움들은 많아.’라는 생각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혼자 있기를 선택하든 친구와 함께하기를 선택하든 링고가 자유롭고 편안하고 즐거운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도 연습 중입니다. 링고의 관계 공부를 응원합니다.
추신: 그리고 아픈 친구를 긴 시간 챙겨주는 링고는 이미 좋은 사람, 좋은 친구예요. 링고가 힘들 때도 친구에게 폐 좀 끼쳐도 됩니다. 고마워할 거고, 또 갚을 테니까요. 그리고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고 먼저 사과하는 링고에게 함께 진솔한 마음을 나누며 더욱 깊어질 수 있는 좋은 친구가 꼭 생길 거예요. 축복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