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 용기가 필요한 티파님의 고민

티파님의 고민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며 새로운 나라로 이사를 와서 내세울만한 일경력도 없고 또 새로운 나라에서 외국인으로 취직도 쉽지않습니다. 남편이 벌어오는 월급으로 넉넉하게 생활할만 하지만 저는 취직을 계속 시도해도 실패하고 남편의 부인이라는 팩트를 빼면 저 자신의 identity를 점점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하며 사회적으로 잘해나가고 있는데 저는 점점 더 고립되는 느낌이네요. 저도 외국에 나오기 전까지 직장생활을 잘하며 개성있고 당당한 여자로 살아왔던것 같은데 지금 저의 위축되고 사회에 내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만 자꾸 하게되는 저가 오히려 너무 어색합니다. 어떻게하면 다시 용기를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티파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신지윤입니다. 사연을 읽으며 티파님이 외국인이라는 신분, 기혼자라는 상황, 경력을 그대로 이어가기 어려운 경력 단절의 상황들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며 고군분투하셨을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티파님의 글을 읽으면 단순히 티파님의 진로나 경력의 문제로 읽히기 쉬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티파님의 진짜 고민은 내가 누구인지, 나만의 고유성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인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주부로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티파님과 같은 고민을 하시진 않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새로운 곳에서 사랑하는 배우자와 어렵지 않은 경제적 상황을 누리며 살아가는데서 충분한 행복을 느끼실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티파님의 행복은 어쩌면 스스로를 정의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티파님의 글에서 ‘사회에 내가 필요할까’ 라고 고민하는 부분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결혼 전의 티파님, 그리고 외국으로 오시기 전의 티파님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은 무엇이었을까요? 티파님의 직장에서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셨던 것, 가족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내셨던 것, 누군가의 좋은 친구로, 동료로 좋은 관계를 맺어 오셨던 것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우리는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활동만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한 사회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필요하고 그것을 단순히 경제적 이익 창출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지금 티파님의 경제적 이익 창출 활동은 잠시 멈춰있지만, 티파님은 나름의 방식대로 그 사회를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기여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티파님의 상황을 모르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말씀드릴 수 없지만, 티파님이 충분히 찾아내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것에 타이밍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티파님이 잠시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계시지만 그 방식이 썩 맘에 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활동은 인풋보다 아웃풋에 가까운 활동이기에,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고갈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반드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구요.
저는 티파님이 결국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당당하게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뤄질지는 우리는 알지 못하는 타이밍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때가 왔을 때 멋지게 잡아내실 수 있도록 지금은 몸도, 마음도 모두 차곡차곡 단련시키며 충전시키는 시간으로 사용하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어느 자리에서든, 티파님을 원하고 또 티파님이 원하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행복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게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