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척해야 하는 내향형 푸름님의 고민

푸름님의 고민
사람을 계속 만나고 계속 말을 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몸도 많이 움직여야 하는 필라테스 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외향형 에너지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일을 할 때는 모든 에너지를 다 끌어다 쓰고 있어요. 만나는 사람들은 저를 좋아하고 신뢰하지만, 저는 점점 지쳐갑니다. 밀도 있게 쉬지 못하는 성격이고 늘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어서 요즘에는 무기력하고 우울하기도 한 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푸름님. 밑미 심리 카운슬러이자, '나를 껴안는 글쓰기' 리추얼 메이커인 슝슝입니다.
푸름님은 푸름님을 찾는 사람들을 몸과 마음의 건강으로 이끄는 분이시군요. 믿음을 줄 만큼 실력과 성실함이 있으시고, 좋아할 만큼 따듯하고 지혜로우신가 봐요. 정말 대단하세요. 한편으로는 그런 모드를 유지하는 건 매우 강도가 높은 노동이구나 싶습니다. 모든 에너지를 다 끌어다 써야 할 만큼 밀도 있으면서도 많은 시간을 일하고 계시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하지만 푸름님. 필라테스 강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존재하는 시간은 푸름님을 사용하는 시간'이에요. 휴대폰으로 말하자면 통화하는 시간요. 그런데 고민 글 속의 푸름님은 지쳐가는 데다가 무기력과 우울까지 겪고 있습니다. 배터리가 거의 남지 않은 것 같아요. 내장 배터리를 사용하는 충전식 전자제품의 공통적인 주의사항을 아시나요? '완전 방전시키지 마시오'예요. 0% 가 되어 완전히 꺼지면 배터리 자체가 손상을 입게 되거든요.
지금 푸름님은 어떤가요? 제때 충분히 충전하지 못해 아슬아슬하게 일하고 계시는 것처럼 보여요. 스스로 잘 쉬지도 못하는 성격이라고 표현할 만큼 회복 능력에도 손상을 입으신 것 같아요. 무엇이 푸름님을 그토록 닳도록 했을까요. 다른 이에게 건강을 선물하시면서, 스스로에는 편안한 삶을 허락하지 않고 계실까요. 오랜 습관이라면 성장 과정에서의 이유를 찾을 수도, 경제적으로 절실한 사정이실 수도 있겠지요. 거기다 프리랜서로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까지 겹치면 빠져나오기 힘든 악순환의 연속이겠지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시죠?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요. 푸름님에게 필요한 건 지금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휴식'과 새로운 생활 습관을 위한 '연습'이세요. 휴식은 한 달 이상이면 좋고, 힘드시면 적어도 2주 이상이요. 연습은 몸에는 전문가시니 마음의 연습인 '심리상담'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쉴 수 없는 이유가 산더미시죠. 하지만 지금이 아니라면, 그 이유는 자꾸만 무게와 양을 더해갈 거예요. 그러니 지금. 푸름님을 위한 선택을 해주세요.
제가 사용하는 타로카드 중에 17번 별 카드가 있는데요. 별이 빛나는 밤에 한 여인이 연못과 땅에 물을 붓고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 그려져 있어요. 물을 붓는 행위는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것을 말하고, 연못은 나 자신을, 땅은 세상과 타인과 나의 역할들을 말하죠. 별이 뜨는 시간은 밤의 시작이라 앞으로 험난한 밤이 계속될 것을 암시해요. 삶은 길잖아요. 고생길이 뻔하고요. 별 카드는 말해요. 그럴수록 나 자신에게 물을 부어주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고요. 땅에만 물을 붓다가는 내 연못도 마르고, 땅도 연이어 사막이 다고요. 바른 순서는 내가 넉넉히 흘러넘쳐 내 주위의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라고요.
저 같은 말 계속하고 또 하고 있죠. 그만큼 하기 어려운 선택이실 것 같아서 곱씹어서 전해드리는 거예요. 제 스스로 또 한 번 잊지 말자 다짐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푸름님도 저도 사람과 세상을 이롭게 하는 복된 직업을 가졌어요. 그러니 오래오래 할 수 있도록 나에게 물을 부어주는데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아끼지 않도록 해요. 꼭 부탁드려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