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미래에 잠못드는 티룸님의 고민

티룸님의 고민
막막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짓눌려 매일 밤 잠들기 어려워하면서도 낮 시간을 알차게 보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내는 일상을 반복합니다. 차라리 어학이라도 준비하고, 뭐라도 경험될 만한 일을 하거나, 당면한 문제를 직접 부딪치고 싶은데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당면한 문제가 너무 무거워서 제대로 직시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불만족스러운 일상이 매번 반복되고 그 불안은 잠자리에 들 때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열심히 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고 매번 후회를 반복하네요. 이런 제가 너무 속상하고 벗어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티룸님. 상담사 슝슝입니다.
자유롭게 어디든 슝슝 날아 다니고파 지은 별명인데, 조금씩 준비하고 있습니다. 티룸님은 그 준비, 안 하고 계시다고,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큰데 또 실제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그게 반복되며 속상하기만 하다고 고민을 말씀하신 듯 보입니다. 현재 티룸님의 상황,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한 기간, 속상한 감정의 강도 등 구체적인 부분을 알 수 없어 적절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알고 있고 경험한 것들에 비추어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다시 '준비'로 돌아가 봅시다. 미래를 위한 준비였지요. 어학, 경험, 문제 모두 아주 추상적인 말입니다. 다들 중요하다 하지만 실체도 없고, 그거 열심히 한 사람 중 정말 잘 된 몇 사람 말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됐는지 알 수도 없는 이상한 주제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늘 놀고 싶은 거 참아가며 미래를 준비만 한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까지 어떻게 준비하면 끝나는 걸까요. 서른이 조금 넘어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이거 다 거짓말이구나. 사실 답도 없고, 오늘을 사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좀 쉬고 싶은 마음에 한 정신승리이기도 했지만, 저와 비슷한 삶을 산 40살, 50살 선배들도 하나 같이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충격적이게도 저와 똑같이 막연하고 불안한 미래를 앞에 두고 살고 있었습니다. 분명 저마다 인생 진도도 다르고 경제적 수준도 차이가 나지만 똑같은 건 미래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정답으로서의 미래 준비는 없다는 것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지금 안 하는 거라면 내 준비는 아닌 겁니다. 내 친구, 동기에게는 맞을 수 있겠지만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닌 거죠. 윤종신의 노래 ‘지친 하루’가 생각나네요.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다음은 현재의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겁니다. 무력하고 속상한데도 벗어날 수 없다면 지금 지쳐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혹은 방향을 잃었을 수도 있겠지요. 어느 쪽이라도 중간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인생을 90년으로 본다면, 티룸님의 상반기 30년을 제대로 살펴보고 정리해 볼 때입니다. 정말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에 달리는 걸 그만두고 멈춰 서야 합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은 부산인데, 강원도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상황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이제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홀로 여행을 떠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을 만나 길고 깊은 대화를 나눕니다. 어떤 사람은 나를 찾기 위해 책을 읽거나 워크숍에 참여하거나 심리상담을 받기도 합니다. 요가와 명상, 달리기 등의 운동이나 사회참여 활동으로 지금까지의 내가 달려온 삶의 방향과는 다른 경험들을 해보기도 합니다.
경력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이해로서의 경험이 필요한 때입니다. 티룸님이 과거에 좋아했던 적이 있었던 것 혹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골라보세요. 당장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것부터요. 그것조차 하기 어렵다면, 지금은 너무 지쳐서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회복해야 할 때구나 받아들여야 합니다. 때로는 충분히 쉬기 전에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쉬고 있는 나를 비난하는 건 무기력한 기간을 늘릴 뿐입니다.
저의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티룸님의 차례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