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선물을 잊어버린 친구들 때문에 울적한 나무의 고민

나무의 고민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못 받아서 울적해요..”
항상 생일 선물을 잘 챙겨주는 몇몇 친구들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지 못해서 울적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어디서도 창피해서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선물을 못 받아서 서운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린아이 같달까요. 하지만 정말 속상했거든요.
워낙 잘 챙기는 성격의 친구들이 많아서 제가 알기로는 다른 친구들끼리는 서로 생일날 선물을 잘 챙겨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더 속상하더라고요. 동시에 "아니 그냥 친구들 축하해줬으면 됐지, 나 너무 계산적인 사람인가?"라는 마음도 들어서 서운해하는 스스로를 인정하기 싫기도 합니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계속 생일 선물만 생각하는 제가 한심하고 싫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무엇을 의미하기에 저는 그렇게 집착했을까요? 그 선물이 마치 그 관계에서 제가 가치 있게 느껴지게 하는 의미였을까요? 그 이후로 계속 기분은 안 좋은데 제 스스로 납득이 될 만한 논리를 못 찾고 있어요. 생일 선물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에게 내 존재가 별로인 건가? 하는 마음이 수시로 오락가락하고 그 마음이 자꾸 저 스스로를 비난하게 만들기도 해요. 이런 일로 섭섭해하는 내가 너무 어린 것 같고, 계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 괴롭습니다. 너무 사소한 일인 것 같은데 이후 계속 우울해요… 제 마음은 뭘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지금 내 마음을 부정하지 말고 이해하고 존중해주세요.”
나무, 반가워요. 나무에게는 매년 생일을 기억해 주고 선물을 주고받는 친구들이 있군요. 매번 서로의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어떤 선물을 할까, 선물을 받는 친구의 반응은 어떨까, 내 생일에는 어떤 선물을 받게 될까 상상해 보는 설렘이 있을 것 같아요. 생일 기념 식사나 파티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걸 보니 아마도 생일날 모이기는 어려워 선물만 주고받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그런데 올해 나무의 생일에 선물이 없었다니, 혹시 깜박 잊은 건가, 생일 선물 하기 그룹에서 나만 제외된 건가 온갖 생각이 들겠어요. 당연히 만날 때마다 ‘생일 선물의 미스터리’가 생각나고, 묻기도 애매하고 잊기도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는 것 같아요. 계속 흘려보내지 못하고 이 고민을 붙들고 있는 스스로가 못마땅하기까지 하다니 저라도 나무의 상황이면 우울할 것 같아요. 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먼저 나무 자신과의 관계부터 풀었으면 좋겠어요. 나무에게 생일 선물은 그냥 물건이 아니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친한 그룹이라는 소속감의 상징이잖아요. 나무에게 그 관계가 너무나 중요해서, 이번 일이 친구들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만한 사건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그러니 속상하고 서운하고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그러지 내 마음부터 존중해주세요. 내 마음이 이런 건 선물 때문이 아니라, 이 관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요. 충분히 이럴 만한 일이라고요. 그만큼 이 친구들이 나에게 소중한 존재들이었구나 알아주세요.
다음은 친구들과 풀어야죠. 단체카톡방이나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말하기보다는, 친구들 중에서도 제일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나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면 어떨까 싶어요. 말하기 부끄러울 수는 있지만 용기를 내서요. 선물하지 않은 너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선물을 받지 못한 것’, 어찌 보면 사소할 수도 있는 그 일에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들 지 나도 몰랐는데, 계속 마음에 걸리고 볼 때마다 생각난다고요. 그래서 혼자 앓기보다 말하고 잘 풀고 흘려보내고 싶다고요. 나무의 이야기도 친구의 이야기도 충분히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 친구가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내 의도를 오해하고 나를 속 좁은 사람으로 보거나, 자기들끼리 이 일로 나를 험담하거나 멀리할까 봐 두려운가요?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안 내킨다면 친구들과 푸는 건 하지 않아도 좋아요. 어쩌면 이번 일로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서운한 마음은 다른 삶의 영역에서 풀면서 몇 달이 흐르면 어느새 작아지고 사라질 테니까요. 지금 나무의 친구들과 편하지 않다고, 나무의 하루를 우울하게 보내기보다 오히려 다른 일들에 몰두하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기쁨을 얻으면서 ‘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여도 되고요. 그러다가 다시 내 마음도 관계도 회복되기도 하니까요.
답변을 요약하면 지금의 내 마음을 나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것, 존중하고 돌봐 주는 것은 필수, 직접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며 푸는 것은 선택 정도가 되겠네요. 어떤 이유로든 이만큼이나 나무를 고민하게 하는 관계는 분명 지금의 나무에게 너무나 중요한 관계고, 어떻게 흘러가든 나무에게 귀한 배움이 될 거예요. 관계에 진심인 나무의 마음이 아름다워요.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