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고픈 야옹 님의 고민

야옹 님의 고민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나만의 취향'을 정립하고 그것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만 보여요. 어린 나이에도 자신만의 색깔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어느덧 30대 중반인 나는 여태껏 뭘 해왔나 새삼 자괴감에 빠집니다. 근사해보이는 것을 좇으며 집착하다가도 어느 순간 기운이 빠져 다시 나를 꾸짖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올곧은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상담실에 오신 분들에게는 나이와 성별, 직업과 세대를 막론한 공통적인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소위 말하는 정체성을 찾는 시기는 사춘기라고들 하는데, 왜 사춘기도 훌쩍 지나 겉으로 보기엔 사회적으로 잘 자리도 잡은 분들도 모두들 그렇게 나다운 것을 찾고 싶어 하시는 걸까요. 정답은 모르지만, 적어도 야옹님의 고민은 우리가 숨 쉬는 한 가지게 될 아주 자연스러운 살아감의 과정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야옹님의 글을 보면 자신만의 취향과 색깔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시는데, 그 이유는 결국 나만의 것을 찾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왜 우리는 나만의 취향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걸까요. 그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는 내가 누구인가, 즉 나의 오리지널리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 두고 싶어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어려운 일을 만나 정서적으로 취약해지면 자연스럽게 평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곤 합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이라는 것은, 내게 애착이 대상이 되고 그래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거죠. 애착의 대상은 내가 나임을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 중의 하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나만의 색깔, 취향은 오히려 내가 가장 힘들고 취약할 때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들을 살펴보는데서 발견될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하고 인기 있어 보이는, 혹은 내가 원하는 어떤 모습은 얼마간은 따라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곧 지치게 되고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겠죠. 야옹님은 어떤 것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시고, 그래서 오롯이 ‘스스로’가 되시나요. 그 곳에 가장 ‘야옹님 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취향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끔 제 책장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책 제목을 보면 어떤 시절 그 책을 샀는지 기억이 나면서, 그 당시 저의 가장 절박한 어려움 혹은 가장 뜨거웠던 관심사가 떠오르기 때문이죠. 때로 어떤 책은 더 이상 제게 읽히지 않는 것이 되기도 하지만 그 책은 제 인생의 어떤 시절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꽂혀만 있더라도 가치가 있죠. 취향은 변하지 않는 고정불변한 어떤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의 어느 시기를 솔직하게 대변하는 것들의 연속선 그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일관성 없어 보이는 내 취향의 모든 여정들이 사실은 나다움으로 가는 발걸음이었다는 것을 언젠가 알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