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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08.10 · 읽는 데 3

자기혐오와 검열 때문에 힘든 덱스터리버님의 고민

덱스터리버님의 고민

저는 제가 너무 지겹습니다. 늘 저 자신에 대해 지겨운 마음이 듭니다. 아마 억누르고 스스로를 억압하는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열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20대에는 도전에 거침이 없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무언가를 하려 할 때 나의 경솔하거나 거만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움츠리게 되고 매 순간 눈치를 보며 나 자신을 검열하고 억누릅니다. 매 순간 스스로 검열하다 보니 죄책감과 자괴감이 쌓여가고, 과거의 태도 부족함, 실수가 생각나면 자기혐오에 완전히 잠식되고 무채색의 우울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자유롭게 창작하며 살고 싶은 사람인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덱스터리버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앞으로 줄여서 '리버님'이라 부르는 걸 양해바랍니다.

자신이 지겹고, 사랑할 수 없어 괴로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무채색의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작하고 살고 싶다고 외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고민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도 떠올랐어요. 다른 이들의 요구와 내 안의 검열들에 눌려 나 자신을 오래 억압해 온 인물들이 내가 무얼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떨 때 기쁘고 행복한지를 잃은 채 힘들고 지겨운 하루들을 견디는 삶을 살고 있는 장면들이요.

정답이 있다고,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다른 이들의 시선과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 높은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리버님도 잘 알고 계실 테지요. 하지만 리버님은 상황이 나아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설렘이 생길 때도 다시 강하게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에 휩싸여 가라앉고 있네요. 거침이 없던 20대와 지금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떤 실수로 다른 이에게 상처가 되고, 리버님도 공격을 받고 바닥을 치셨던 걸까요. 고민글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리버님이 지금과 같을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지 않을까 짐작되네요.

저는 그 일을 모르지만, 또한 그 때문에 그 일에 무관한 사람으로서 리버님의 지금을 그대로 존중하고 싶어요. 과거의 잘못한 리버님으로 인해 지금의 리버님이 많이 위축되어 있구나, 죄책감과 자괴감에 괴로워하고 있구나, 외면하지 않고 감당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 무게들로 리버님이 타고난 힘을, 빛나고 아름다웠던 열정을 차마 다시 발휘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요. 그게 얼마나 좌절스러울지 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저 또한 수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힘든 삶을 견디고 있는, 그래서 종종 나 따위가 어떻게 심리상담사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한다고 위선을 떨고 있나 못 견디게 스스로를 혐오하기도 하는 허물이 많은 인간으로 조금은 리버님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서 리버님께 부탁하고 싶어요. 리버님, 리버님의 성격을, 리버님의 과거를, 그 중에서도 특히 가장 어둡고 못난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비난받을 일이라면 받고, 반성할 일이라면 안고 가야 하지만, 그래도 나니까 내 손을 놓지 말아 주세요. 과거만큼 자유롭게 창작할 수 없다면, 지금 리버님의 괴로움들을 그대로 담아 창작해주세요. 타인과 세상의 기준에서, 혹은 그것들을 내면화한 내 기준에서 내가 사랑할만해서 사랑하는게 아니라, 만들만한 가치가 있어서 창작하는게 아니라 그저 내 자신이니까, 내가 평생 친구로 가족으로 품어줘야 할 유일한 존재니까, 그런 내가 만들/만든 것이니까 내 편이 되어 응원해주세요.

그게 드라마에서 말하는 '추앙'이라고, 나를 살리는 일이라고 저는 믿어요. 리버님이 지금 겪고 있는 어둠의 시간도 지나갈 것이고, 그 시간은 리버님과 리버님의 창작물에 전에 없던 깊이를 더할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러니 지금은 내 바닥도, 이 시간의 끝도 보이지 않는다 해도 나를 데리고 살아가 보아요. 정말 괜찮아서가 아니라 괜찮다는 말이 나에게 얼마나 필요하다는 거 아니까 괜찮다고 말해주자고 리버님께도 제 자신에게도 당부하고 싶어요.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지나갈 거고, 나아질 거예요.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살아내 보아요. 리버님의 고민을 함께 하며 제가 받은 위로가 이 글을 읽는 리버님께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고마워요. 평안을 빌어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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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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