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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4.02.22 · 읽는 데 3

연인과 헤어지고 싶은 이별님의 고민

이별님의 고민

“연인과 헤어지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연인과 2년 정도 만나고 있는데, 헤어져야 할 것 같아요. 숱한 감정싸움에 너무 지쳤어요. 이제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한 게 사랑이 맞나? 의문이 들어요. 솔직히 연인과 결혼할 마음도 없어요. 이 사람과 결혼을 상상했을 때 제 미래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냥 헤어지지 못해 이어가고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인이 좋은 마음도, 안 좋은 마음도 있지만 감정적으로 지치는 싸움과 보기 싫은 모습이 반복되니 이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올라와요. 이혼한 사람들의 예능을 보며 원래 관계는 이렇게 힘든 거라며 위로를 받기도 해요. 행복하게 사는 커플은 대체 있는 걸까요? 내 문제는 뭘까 고민하며 노력을 했지만 잘 안 돼요. 같은 문제로 싸우는 게 너무 힘듭니다. 힘들면 그만두면 되는데 저는 뭐가 그렇게 두려운지 모르겠어요. 이별이 너무 힘드네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이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별하되 사랑을 배우는 걸 멈추지는 마세요.”

이별이 힘든 별리(닉네임을 보통 명사 ‘이별’과 구분하기 위해 순서를 바꾸었어요. 뜻은 같네요.), 2년을 만난 연인과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네요. 그동안 많이 힘들고 지쳤나 봐요. 그러면서도 이별을 선언하고, 이별하기는 망설여지고 두려워하고 있네요. 그 마음 그대로 고민글을 썼네요. 잘했어요. 이 답변글이 별리의 사랑을 돌아보는 작은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연애는 높은 확률로 실패가 예상되는 시작이에요. 다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고,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기대를 하고 있고, 다른 미래를 그리고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이니까요. 연애 초기에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서로의 노력으로 좋은 점만 보이고, 좋은 점만 보여주려고 하고, 설렘의 대상인 상대를 더 이해하고, 자신을 맞춰주려고 노력하니 서로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거나 갈등의 원인이 되지 않아요. 하지만 부푼 감정이 가라앉고 서로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조금씩 갈등이 시작돼요. 말투부터 습관, 성격 등 무수한 차이들도 싸움의 원인이 되죠. 연애 초기의 좋은 점들은 점점 옅어지는데 그런 다툼들이 잦아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자연스레 이별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연애는 정말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 중에도 독보적으로 밀도가 높아요.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 함께 하는 시간, 자신의 정보, 속마음을 드러내는 정도, 스킨십 등 다른 어떤 관계보다도 빠른 시간 동안 서로에게 깊이 몰두해요. 아무리 독립적인 개인이라도 연애에서만은 상대에게 어느 정도 의존하게 되기도 하고요. 많은 미디어 속의 연인들이 상대에게 유독 집착하고, 구속하고, 의심하고, 죽이는 등의 광기 어린 사람이 되잖아요. 우리는 끔찍해하면서도 공감하고 몰입하고요. 그만큼 연인 관계는 경계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하나인 것처럼 뭉쳐진 관계이기 쉬워요.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했지만, 별리가 만약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이별이 힘들다면 그만큼 밀착된 연애를 하고 있어서일 수도 있어요.

어떤가요. 좀 그런 편인가요? 예전엔 아니었는데 이번 연애가 좀 그랬나요?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워요. 쏟은 마음,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요. 이별은 생각할수록 지난 내 연애를 무가치한 시간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기도, 절정에 이를 갈등의 시간들을 예상케 하기도, 이별 후의 슬픔과 외로움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잖아요. 관계가 깊을수록 이별은 어려운 선택지예요. 더욱이 별리는 지금 많이 지쳐있어서, 이별의 과정을 통과할 엄두가 안 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많은 연인들이 이별 전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요. 감정을 추스르고 생각을 정리하며 이별할 준비를 하는 거죠. 고민글에서 별리가 과거 연인 관계에서의 트라우마나, 성장환경에서 겪은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심리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너무 오래된 일이어도 내가 소화 못한 상처는 친밀한 관계일수록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거든요. 아니라면 다행이고요.

별리, MBTI 궁합 이야기 들어봤어요? 꽤나 유행했죠. 하지만 어떤 조합도 더 좋고 나쁜 건 없어요. 다만 성숙한 사람이 좋은 관계를 누립니다. 이미 이별을 결정했다면, 힘들더라도 이별의 과정으로 나아가세요. 그리고 홀로 슬픔의 시작을 겪으며 이번 연애에서 배운 것을 헤아려보고 적어보세요. 가능하면 이어서 과거의 연애들, 현재의 친밀한 관계들, 나 자신과의 관계의 역사를 하나하나 살펴보세요. 그 모든 관계의 함수에서 등장하는 유일한 값은 나 자신이잖아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연애에서 무엇을 원하고, 시간, 상황, 상대에 따라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등의 이해를 넓혀가세요. 그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 나 자신과의 관계,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 적용해 보고요. 또 살펴보고, 이해하고, 적용하면서 성숙해 가세요.

연애는 계속 시작되고 끝날 거예요. 쉴 수도, 안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별리의 계속되는 삶에서 사랑을 배우기를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두서없는 이 답변글을 ‘성숙한 사람이 좋은 관계를 누린다’와 함께 관계의 진리인 문장과 함께 마치려고 합니다. ‘관계는 구원이 아니라 배움의 통로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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