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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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3.04.02 · 읽는 데 3

부모님의 이혼, 외롭고 우울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done님의 고민

"부모님의 이혼, 외롭고 우울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부모님이 50대에 이혼하기로 결정하셨어요. 아빠가 집에서 나가기로 했어요. 아빠와의 추억은 단 한 번, 제가 아플 때 간호해주셨던 것과 계란빵을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서로 싸우던 부모님, 담배와 술에 쩔어있는 아빠, 직장에서 다녀오면 티비만 보는 아빠와 책만 읽는 엄마.

부모님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없네요. 마음이 많이 복잡합니다.

늘 외롭고 우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시작했어요. 저도 스스로 아끼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고 싶은데 이런 상황 속에서 나란 사람은 귀중한 존재라는 걸 자꾸 잊고 소극적이 됩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저는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반가워요, 던(done).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네이버 영어사전을 검색해보니 ‘done’의 첫 번째 뜻이 ‘다 끝난’이란 형용사네요. 던의 부모님은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선택했네요. 짧은 고민글 속에도 던이 살아온 이십여 년이라는 긴 시간의 갈등 끝의 결정임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정말 끝났습니다.

사는 내내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기억도 없다니 부모의 관계에 어린 자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마지막 결정도 던은 통보를 받았겠지요. 던이 외롭고 무력하고 우울할 수밖에요. 복잡하면서도 허탈할 수밖에요. 그러나 던의 말처럼 상황은 끝났고, 변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당연히 부모에게 바랐던 사랑은 채워지지 않았고, 이제 그 가능성도 다 사라진 것처럼 느끼고 있다 해도 ‘안타깝고 힘든 일이네요’ 하며 어깨를 토닥이고 안아드리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자, 그러니 벗어납시다. 희망을 놓아줍시다. 부모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늘 싸우면서도 오십이 넘어서야 겨우 각자의 삶을 살기로 선택한 두 가여운 중년들에게 손을 흔들어 줍시다. 이왕이면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안아도 드립시다. 뜬금없지만 글의 처음에 했던 영어 사전 이야기가 아직 안 끝났는데요. ‘done’의 감탄사로서의 뜻이 있습니다. ‘좋아(요)’. 상대방의 제의를 받아들일 때 쓰는 표현입니다. 좋아요, 던. 이제 던의 이야기를 합시다.

던의 글 속에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나를 아끼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막연한 문장으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지요. 오히려 그러지 못한 나를 비난하는 이유만 되고요. 그러니 디테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연습이 필요합니다.

마침 얼마 전에 ‘밑미 라이브’에서 행복 전도사 롤리와 무과수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일상에서 나를 소중히 여기는 특급 노하우를 들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롤리는 걱정문을 긍정문으로 바꿔 적는 연습을 제안합니다. 예를 들면 ‘늘 외롭고 우울했는데, 이제 부모까지 이혼해.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를 ‘지금까지의 외로움과 우울을 이겨내려 병원 치료를 시작한 나, 잘했어. 이제는 정말 부모의 자식이 아니라 성인으로서의 나로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야. 어디서부터 시작하지?’로 바꿔 일기를 쓰는 거예요.

무과수는 ‘오늘 나 뭐 먹었지?’부터 떠올려보고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합니다. 매일 하는 먹기지만 좋지 않은 습관처럼 하고 있다면 알아차리고 한 끼라도, 사과 한 쪽이라도 정성껏 나를 위해 맛과 식감을 음미하며 먹어보라고 제안합니다. 먹는 것 말고도, 아주 사소하게라도 스치는 봄바람을 느껴보고, 피어나는 꽃을 만져보고, 짧게 산책하는 등의 작은 좋은 행동들을 실천하고 기록하는 것부터 해도 좋지요. 두 사람 모두 던이 딱 원하는 그것,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를 돌보는 삶을 가꿔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저는 꽤 우울우울하여, 슬픔과 고통의 끝에서 스스로를 향한 연민을 길어 올릴 수 있을 때까지 땅굴을 파는 사람이라 두 사람의 이야기를 빌려왔습니다. 어떤가요? 던이 겪어 온 불행의 크기에 비해 너무 사소해 보이나요? 하지만 모두가 원하지만, 모두가 부족하다고 하는 자기 존중감, 자기 효능감 등의 근사한 말들은 아주 사소한 좋은 행동들이 꾸준히 쌓인 결과입니다. 거기다 좋은 관계들이 더해지면 더욱 좋고요.

던, 아침에 눈을 뜨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저는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아침마다 일어나기도 힘들고 짜증이 납니다. 출근하기도 아주 싫어요. 하지만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스스로에게 말해줍니다. 아침 시간의 기분 때문에 오늘을 망치지 말자고요. 괜히 산수유나무의 노란 꽃 사진도 찍고, 살짝 같은 발을 두 번 앞으로 내딛는 랄랄라 걸음도 해봅니다.

던, 던이 아직 살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그날들은 모두 백지예요. 그러니 이미 망쳤다고 믿지 마세요. 아주 작은 좋은 행동 하나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던을 위해 좋은 것을 선택하세요. 티끌 같은 좋은 것들 것 쌓이고 쌓이면 크게 행복한 사람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즐겁고 자주 웃는 사람이 됩니다. 정말이에요.

추신.

제가 또 말이 길었네요. 긴 김에 더 씁니다. 던이 그래도 어떻게 시작해야 될 지 모르겠다 할까 봐요. 선택지도 드릴 테니, 하나만 해도 좋고 둘 다 해도 좋습니다. 1번, 이 답변과 함께 받은 리추얼 할인권으로 제일 쉬워 보이는 리추얼을 하나 고르고 당장 시작하세요. 혼자 보다 함께가 수월하니까요. 2번, 어머니를 안아드리세요.

*던님께는 답변메일과 함께 소정의 리추얼 할인권을 함께 보내드렸어요. :)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1

기존 밑미 사이트에서 옮겨온 이야기예요. 회원 정보를 옮기기 전이라 쓰신 분의 이름은 아직 보이지 않아요.

  • 2023.04.037

    때론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할 새 없이 당장 그 상황에 뛰어들어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찾아오지요. 던님 또한 본인의 의지와 다른 상황 속에 접어들어 잠시 휘청이겠지만 곧 바로 설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응원합니다. 나이를 하나하나 먹어갈수록 부모님과 나 사이가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서 서로를 바라봐줄 때 더 편안해지는 때가 있더라구요. 분명 그런 날이 올거에요!🙂

이 글을 읽고 나서
비워둘 30분, 오늘부터 만들어볼까요?

이 글과 맞닿은 리추얼을 준비하고 있어요. 14일 코스, 누른 날이 1일차예요.

준비 중
나 리추얼 — COMING SOON
14일 · 오늘 시작 가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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