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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4.06.28 · 읽는 데 4

미래가 걱정되는 올리브의 고민

올리브의 고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고 안 좋은 생각만 들어요”

3년째 연애 중인 남자 친구가 있습니다. 사람은 좋고 연애는 순탄하지만, 그의 경제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면 가난해질 거라는 생각에 빨리 헤어져야 하나 싶다가도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은 이 사람뿐이지 않나 싶어 헤어지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현재 제 직업에 대한 회의감도 문제입니다. 비전도 좋지 않고, 업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도 떨어지다 보니 차선책으로 제태크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이것도 희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 이상 모르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커녕 안 좋은 생각만 드는 요즘입니다. 제자리를 빙빙 돌며 나아가지 못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나만의 질문을 찾아 붙들고, 나다운 답을 만들어 내세요. 내 인생의 유일한 수험생이자 출제자, 평가자는 나 밖에 없습니다.”

올리브, 반갑습니다. 연애 삼 년차고, 좋은 사람이라 결혼 생각도 하고 있네요. 하지만 그의 경제력도 아쉽고, 나의 상황도 갈수록 미궁인가 봅니다. 점점 안 좋아질 것만 같은 불안감과 막막함 안에서 긴 한숨을 쉬고 있는 올리브가 그려집니다. 저도 한숨이 나오네요. 하아, 인생 정말,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답없음은 우리가 인생을 답이 정해진 시험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 주기도 합니다. 올리브는 어떤가요? 결혼, 직업, 경제력 등을 내가 풀어야 할 인생 수능 문제 정도로 여기고 있지 않나요? 혹시 성적 대신 인생의 순위가 결정되고, 대학 대신 사는 집으로 결과가 평가받는 인생 수험생의 마음이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정말 한숨이 푹푹 나올만 할 거예요.

일단 그 시험지를 잘 들여다 봅시다. 그 시험의 출제자이자, 평가자는 누구인지, 평가 기준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첫 번째 능력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거잖아요. 여느 시험과 달리 인생의 기준은 매우 복합적이라 파악이 어려운데요. 내가 태어난 사회의 기준부터, 부모나 선생님과 같은 보호자들, 친구들, 여러 영상이나 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메시지들의 총합이기도 하고, 그것들이 또 내 안에서 얽히고설켜 독특한 기준으로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기도 해요. 올리브 안의 그 기준들을 올리브는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나요? 어떤 과정을 통해 생겼고, 어떤 직간접적인 경험과 조언 등을 통해 바뀌어서 지금에는 어떤 목록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에요.

만약에 잘 모르겠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정해진 거예요. 올리브가 원하는 5년 후, 10년 후의 미래들을 하나 하나 써 봅시다. 어떤 일을 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먹고, 자고 깨는 지를 포함한 구체적인 하루들을요. 내가 만족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경제적, 직업적, 관계적인 다양한 장면에서의 실제적인 기준들을 기록해 보세요. 완벽할 필요는 없어요. 잘 모르겠는 부분은 비워두고, 명확한 부분부터 채워보면 됩니다. 올리브가 그리는 삶 속에 지금의 애인이 있나요? 있거나 없다면 어떤 이유인가요. 삼 년을 만난 관계라면 이 관계의 현실과 앞날을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서로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요.

그 다음은 나의 현재를 제대로 바라 볼 순서입니다. 올리브가 지금까지 살아온 궤적의 끝에 있는 오늘의 나는 어떤 상황, 어떤 마음인지를 하나 하나 적어 보세요. 그리고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올리브가 그린 선을 그대로 주욱 연장해 본다면 올리브가 원하는 미래에 닿을 수 있을 지 가늠해 보세요.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속도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니까요. 방향만 정확한 지 확인해 보세요. 방향이 틀렸다면, 어떻게 조금씩 조정해 갈 수 있을 지 고민해 보세요. 방향이 맞다면, 목적지가 아니라 바로 다음 역(그러니까 당장 이번 달, 혹은 올해 하반기)까지 어떻게 갈 지를 계획해 보세요.

삶을 계획적으로 살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간략하게 설명해 보았습니다. 위의 작업을 대략 1 년에 한두 번 정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살면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에 따라 내 삶의 기준들의 거리와 방향도 바뀔 것이고, 그에 따라 현재의 내가 해야 하는 행동도 달라질 테니까요. 이렇게만 해도 올리브가 느끼는 불안 중에 막연함을 이유로 과도하게 부풀어 있는 부분은 줄어들 거예요. 모두가 반드시 가야하는 방향도 없고, 모두가 꼭 해야 하는 행동도 없으니, 고민글로 돌아가 하나 하나 구체화해 보세요. 올리브에게는 어떤 하루들이 가난인가요? 어느 정도의 소득 생활과 소비 생활을 원하나요? 올리브의 직업은 올리브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올리브가 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무엇이고, 지금 얻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를 불안해 하지도 않는 순간에 올리브는 어떤 현재를 살고 있나요? 올리브가 이미 누리고 있는 만족과 행복은 무엇인가요?

답답해서 보낸 고민글에 제가 질문만 잔뜩 하고 있네요. 미안합니다. 하지만 애인의 조건과 직업적 상황은 올리브의 중요한 현실이지만, 올리브의 전부도 아니고 핵심도 아닌 것 같아요. 올리브가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 이상 모르겠습니다’라고 썼지요. 뭘 모르는 지 알고 있으니, 자, 공부할 시간입니다. 이참에 애인에게도 함께 공부하자고 권하세요. 저도 열심히 질문으로 힌트를 드렸어요. 이제 힘써 기억해 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나만의 질문을 찾아 붙들고, 나다운 답을 만들어 내세요. 올리브가 ‘올리브 인생 시험’의 유일한 수험생일 뿐 아니라 출제자, 평가자임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참고로 제 시험의 출제 기준은 ‘쉽게 쉽게’, 평가 기준은 ‘무조건 만점’이에요. 수험생의 수월하고 평화롭고 즐거운 삶이 목적이라서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올리브의 시험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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