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무서운 듀움바님의 고민

듀움바님의 고민
저는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라왔어요. 코시국에는 어울리는 통금은 당연하고 여행과 외박은 절대로 절대로 꿈도 꿔선 안되는 그런 집이에요. 물론 지금은 모두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대학교도 졸업한 지 2년이 지나가는 지금 아직도 저는 그런 상태입니다. 저는 너무너무 답답하고 벗어나고 싶어요. 그런데 어찌 말을 꺼내야 할지도 감도 안잡히고 사실 무서워요. 뭔가 부모님 말에 대척해야 하는 그런 상황들 그래서 제가 꿈꾸고 있는 일도 그저 조용하게 혼자서 마련하고 절대로 알리고 싶지 않아요. 도움받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어찌어찌 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 잘하고 있는걸까요.

심리 카운슬러 최창석(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듀움바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스물넷인데 통금과 여행, 외박 금지라니 정말 통제적인 부모님과 함께 살고 계시네요. 코로나 상황은 무슨 핑계인가요. 부모에게 자식은 육십이 되어도 어린아이라 걱정과 당부는 하실 수 있지만, 딱 잘라 규칙으로 제한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말 너무 답답하시겠어요. 저라도 벗어나고 싶고, 들이받고 싶고 그럴 것 같습니다.
이 부당한 억압에 대해 말을 꺼내기도 두렵다니, 이게 무슨 상황인가요. 이는 부모의 엄격함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제가 다 화가 납니다. 하지만 듀움바님이 그렇게 느끼시는 데에는 분명 ‘역사’가 있을 겁니다. 특히 공포는 과거의 유사한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유년기, 청소년기에 겪은 언어/분위기/신체 폭력의 경험이 있으실 수도 있고요. 알 수 없으나, 지금 듀움바님이 부모에게 느끼는 무서움만으로도 얼마나 부모와 자녀라는 권력 차이가 크게 나는 관계 속에서 억압당하는 경험을 하셨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에게는 사랑과 존중을 받으며 클 권리가 있고, 부모에겐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요.
제가 너무 부모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부모 또한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듀움바님의 부모님이 경험한 세상은 어떠했길래, 세상에 대해 어떤 끔찍한 믿음을 가지고 있길래 성인이 된 자녀를 이렇게나 강박적으로 지키려 하는 걸까요? 어찌 보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듀움바님의 부모님입니다. 사랑으로 키운 듀움바님이 결국 통제에 지쳐 부모를 무서워하고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하고 있으니까요. 얼마나 듀움바님을 세상에 내놓는 게 겁이 나면 듀움바님과의 관계를 희생하며까지 통제하려 할까요.
다만 아쉬운 사실은 부모님은 과거에도 해왔던 방식으로 통제하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계기가 없는 이상 변하지 않을 겁니다. 변할 수 있는 것은 듀움바님뿐입니다. 부모 머릿속의 어린 아이가 아니라 이미 성인이 된 듀움바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저녁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면, 장문의 편지를 써서라도,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해서라도 부모님께 듀움바님이 원하는 것을 제시하고, 허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를 구하는 것이며, 동의하지 않더라도 내 뜻을 관철할 것임을 알려야 합니다.
그럴 수 있다면 진작 했겠지요.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직은 듀움바님이 부모에 맞서 내 삶을 분리해낼 힘이 없으신 거겠지요. 힘은 상대적이니 부모님이 워낙 강력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후환을 감당하더라도 규칙을 깨는 일을 반복하여 부모를 포기시키는 자녀도 있고, 혼자 살 집, 생활비 등을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부모를 떠나는 자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중에 관계가 깨어집니다. 그래서 말로 싸우고, 설득해나갈 용기가 필요한 거지요. 시도만이라도 해보세요. 협상이 시작 되거나, 부모가 나를 성인으로 존중할 마음이 없구나를 알게 되실 거에요.
지금 잘하고 있냐고 물으셨지요. 이십대 초반의 관문은 부모가 적극적으로 믿고 응원해주어도 힘든 시기입니다. 그런데 듀움바님은 혼자 힘으로 열심히 해내고 계세요. 그러니 더 잘할 수 없는 자신이라 해도 자책은 마셔요. 편안하게 마음을 터놓고 함께 고민을 나눌 다른 사람들이 듀움바님 곁에 있기를 바랍니다. 부모님과도 결국에는 그런 관계가 되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듀움바님의 부모님처럼 통제가 심한 분들과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니 끈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듀움바님은 듀움바님의 삶에 집중하시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부모들도 성인이 된 자녀를 쥔 손을 놓고, 자녀를 돌보며 잃어버린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