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조언에 주눅이 드는 탐험가님의 고민

탐험가님의 고민
가족들이 좋은 의도로 저에게 주는 조언들이 저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려요. 충분히 이해되고 납득이 되는 내용이고, 비난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요. 이런 시간이 반복되다보니 자꾸만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어지고 나에 대한 신뢰가 줄어듭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문제를 겪고있다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게되요. 이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 있는 그대로 조언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걸까요?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우리가 흔히 공유하는 몇 가지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 특히 가족은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죠. 그러다보니 가족이나 친구들의 충고나 조언을 그냥 넘기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탐험가님의 이야기 속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탐험가님의 고민은 더 정확히는, 그런 가족의 이야기들과 스스로의 이야기를 분리하기 어려운 데서 시작된 것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 우리 모두는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습니다. 동시에 나를 보호하고 싶은 욕구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가족의 의견을 들을 때, 한편으로는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적극적으로 듣고 소화하여 성장하고 싶으실 거예요. 탐험가님의 글에서도 계속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생각하실 시간들이 잘 보이고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런 의견들이 아프기도 하지요. 우리는 맞는 말이면 다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먼저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가의 문제이지요. 우리가 팩트만을 말한다고 생각할 때도 사실은 어떤 감정이나 입장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 우린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워 사회적으로 쉽게 용인되는 ‘팩트’라는 장막 뒤에 숨기도 하거든요.
두 번째는 그 ‘맞는 말’을 듣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 가의 문제이지요. 아무리 좋은 홍삼도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에겐 무용지물이라지요. 지금 어떤 조언이나 충고를 들을만한 준비되어 있는지는 그때 그때의 나의 마음의 준비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마음에 너무 많은 충고나 조언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맞는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가 어떤가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맞는 말’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으려면 상대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저 사람이 정말 나를 생각하고 순수하게 나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말을 하는가. 나에 대한 공격의 의도가 없는가, 이에 대한 확신이 있을때라야 비로소 우리는 아픔을 무릅쓰고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맞는 말’이 진짜 맞는 말로 전달되려면 타이밍과 방법이 중요한데, 이는 상대에 대해 깊은 애정을 전제로 합니다. 내가 저 사람에 대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이 말을 하는가, 이 말이 진짜 저 사람에게 필요한가, 이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맞는가. 이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은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인내와 관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탐험가님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기에, 다소 일반론적인 이야기들을 드린 것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 중에 아무것도 속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한 번 잘 생각해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탐험가님은, 그리고 탐험가님의 가족은 어디쯤에 계신가요.
조언과 충고를 듣는 과정에서 자꾸만 자신감이 꺾이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신다고 하셨죠. 타인의 모든 이야기들은 기본적으로 나를 세우고 성장시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만약 그 이야기들을 자꾸만 듣는 것이 나를 주저앉힌다면, 잠시만 그 이야기들로부터 거리를 둬보세요. 외부의 소음이 너무 크면 내면의 소리가 묻히기 마련이죠. 결국 나를 나로 살게 하고 나답게 세우는 데는 나의 목소리가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저 참고에 불과하거든요. 괜찮습니다. 잠시만 그냥 그 자리에 잠깐만 앉아서 탐험가님의 목소리가 탐험가님의 마음을 마음껏 탐험할수록 시간을 주세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