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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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2.08.10 · 읽는 데 2

일이 너무 힘들어서 번아웃이 온 열음님의 고민

열음 님의 고민

일이 너무 힘들어요. 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고, 전문성도 갖추고 싶은데 지금은 그저 힘들기만 해요. ‘성장해야지’ 하는 마음과 ‘성장이 다 무슨 소용이야. 내가 힘들어서 죽겠다는데..’ 하는 마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해요. 연차가 높기라도 하면 다른 일이라도 알아볼 텐데, 이제 막 신입을 벗어난 내가 이런 번아웃을 겪는 게 우습게 느껴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신지윤 님의 답변

일을 하며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은 너무나 멀고 모호한데, 지금 내 마음과 몸이 겪는 고통은 구체적이죠. 미래의 성공과 만족을 위해 현재의 고난을 감수하고 즐거움을 미루는 일이 계속될 때 ‘행복하지 않아'라고 말하게 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그따위 행복 좀 참을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계속 '밥 벌어먹고' 살기 위해선 동력이 필요하고, 그것은 바로 오늘의 행복입니다. 즐거움과 휴식을 확보하려는 마음은 나약한 게 아닌, 더 길게 생존하기 위한 현명한 전략 중 하나에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의심하게 될까요?

우리는 ‘극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열광하곤 합니다. 지금의 나를 극한까지 몰아붙여 어떠한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인전에 실리고, 그걸 보고 자란 우리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영웅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자랍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보이는 업적만 볼 뿐, 업적과 업적 사이 그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해요. 우리는 그들의 ‘편집된’ 인생만 보고 우리의 ‘편집되지 않은 원본’ 인생과 비교합니다. 사실 이런 불공평한 비교는 살면서 계속하게 되죠. 특히 나의 고난과 불행이 그럴만한 것인지 자꾸만 옆 사람과 비교합니다.

나 지금 힘들어도 되나? 저 사람은 나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괜찮은 것 같은데?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고 할지라도, 심지어 가족까지도 우리는 그들의 편집된 인생만을 볼 뿐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보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또 조언할 수 있는 인생은 자신의 인생뿐입니다. 그것만이 내가 온전히 알 수 있는 인생이니까요. 현재 힘든 나 자신에게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해 주세요. 그래야 인생의 다음 씬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감독이 남의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감상평 하는 시간이 더 많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감독이 아닌 관객이 되겠죠.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완성해나가려면 자신의 시나리오와 필름을 가지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겁니다. 열음님의 번아웃이 그 치열한 고민의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스스로의 번아웃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힘껏 스스로를 돌보는데 온 에너지를 쏟으시길, 그리하여 어느 날 막혔던 시나리오의 다음 씬이 탁, 하고 떠오르게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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