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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고민 상담소2024.04.13 · 읽는 데 3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답답하게 느껴지는 고요의 고민

고요의 고민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속상하고 미워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답답하게 느껴져요. 최근 엄마가 심한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을 갔어요. 병원에서는 암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 혹이 있어 제거해야 한다고 하는데, 한 달이 지났는데도 수술 날짜를 잡지 않고 있습니다. '일 마무리되면', '다음 주에'라며 미루고, ‘귀찮고 하기 싫다’며 수술을 안 한다고 해요. 제가 애원하면 약속 했다가도, 돈 들어갈 일 많으니 좀 더 있다 하겠다 합니다. 아프면서도 병원에 가지 않고 매일 매일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니 이제는 지겹기까지 해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죄책감 들면서도 이 감정을 어떻게 할지 몰라 힘이 듭니다.

엄마는 늘 저에게는 뭐든 다 잘한다하고, 본인은 할 줄 아는 게 없다, 바보다 라고 하는데 그런 말도 짜증이 나요. 난 엄마와 생김새부터 유독 풍부한 공감 능력, MBTI 까지 닮은 게 너무 많은데 그런 엄마가 스스로를 낮게 평가할 때마다 저까지 그런 사람처럼 느껴져요. 이런 마음을 엄마에게 말해도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고요.

엄마의 친구가 엄마에게 사업이나 주식을 권해도 실패할까 봐, 귀찮다며 하지 않는 모습이 저와 닮아 보여 내 미래가 엄마의 현재 모습일까 봐 무섭기도 해요. 나도 하지 못하는 걸 엄마에게 바라는 게 모순적이라고 느끼다가도, 엄마를 닮아 그런 것 같아서 원망스럽기도 해요. 여전히 도전적이고 밤을 새워 공부하기도 하는 엄마의 30년지기 친구가 내 엄마였으면 나도 다른 모습일까 생각하기도 하구요. 이러면서도 엄마를 사랑한다 할 수 있을까 싶고, 마음이 시끄럽네요. 엄마와 딸의 관계는 애증이라던데, 그 말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당장 독립을 해 나가 살 순 없는 상황 속에서 엄마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 게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 님의 답변

“나의 욕구와 엄마의 욕구를 구별하고, 엄마의 삶을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반가워요. 고요. 엄마의 답답한 모습이 안타깝고 걱정되면서도 속상하고 미운 마음이 드는 것 같네요. 여러 면에서 엄마를 많이 닮은 나라서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 같기도 해서 더 불편한가보다 싶어요. 매일 보는 엄마라서 더욱 복잡한 감정에 힘들어 고민을 보냈네요. 잘했어요. 우리는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때문에 이렇게 마음 시끄럽지 않아요. 고요의 엄마 사랑을 지금의 다른 감정들 때문에 부정하지는 말아주세요. 사랑하는 마음을 중심에 두고, 하나하나 살펴봐요.

먼저 엄마의 혹 제거는 긴급한 문제일 것 같은데, 남편 혹은 다른 집안 어른 등의 가족이나 친한 친구라도 동원해서 억지로라도 데려가 절차를 밟아야 할 것 같아요. 생명이 걸린 문제잖아요. 엄마의 미루는 행동이 삶에 대한 고단함과 지침이라면 더욱 주위 사람들의 강한 개입이 필요해요. 엄마의 무기력의 끝에는 삶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고요는 엄마의 삶과 마음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긴 대화가 필요할 것 같기도요.

다음은 고요의 욕구와 엄마의 욕구를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기 몸을 잘 챙기면서 에너지 넘치게 사는 건 고요가 원하는 삶이에요. 어쩌면 그런 삶을 사는 엄마를 갖고 싶은 거죠. 하지만 현재 엄마의 욕구는 아닌 거잖아요. 부모, 자녀 관계가 반대인 상황에도 전 같은 말을 할 것 같아요. 엄마의 삶을 그대로 존중해주세요. 고요의 걱정과 불안,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사랑의 언어로 전달하고 부탁할 수는 있겠지만 엄마가 원하지 않는 이상 엄마의 삶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러니 그저 들어주고 안아주세요.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그다음은 고요의 감정을 잘 들여다봐요. 속상하고 밉고, 답답하고, 지겹고, 짜증나고, 무섭고, 원망스럽고, 시끄러운 마음을 하나하나 만나주세요. 그리고 특히 부정적인 감정들이 어떤 바람이 좌절되어서 올라온 것인지 한 번 기록하면서 살펴보세요. 그리고 엄마에게 달린 것은 엄마의 몫으로 두고, 사실은 내가 마주하고 풀어가야 할 것들인 것들만 추려보세요. 그게 고요가 책임져야 할 고요의 욕구입니다. 외면하지 말고, 잘 데리고 살면서, 가장 쉬운 것부터 하나씩 이뤄가세요. 엄마는 알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 몸과 마음을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현실에서 살아가세요.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물었죠? 지금같은 관계에 더해, 고요의 크고 작은 자기 사랑의 실천들을 그 속의 크고 작은 기쁨들을 자주 보여주고 나눠주세요. 고요를 보며 엄마가 ‘아, 한 사람으로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내 딸은 이렇게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자랐구나, 참 다행스럽게도 내가 키운 딸이 행복하구나’ 느낄 수 있게요. 그러면 ‘나도 내 딸처럼 살고 싶다. 나 자신을 돌보며 사랑하면서’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고요. 엄마는 지금도 말하잖아요. 고요는 뭐든 잘한다고요. 지금도 엄마에게 고요는 세상에서 제일 큰 기쁨일 거예요. 고요, 더 많이 해내라는 게 아니고요. 그저 조금 더 마음 놓고 즐겁고 편안한 삶을 사세요. 고요의 행복이 엄마의 미래입니다. 행운을 빌어요.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함께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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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밑미 사이트에서 옮겨온 이야기예요. 회원 정보를 옮기기 전이라 쓰신 분의 이름은 아직 보이지 않아요.

  • 2024.04.164

    토닥이는 슝슝님의 따뜻한 위로가 참으로 좋네요. 제 주변에도 엄마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이 있거든요. 그분도 이 글을 읽으시면 도움이 되실지도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 2024.04.223

    슝슝님의 글을 읽고 나니 뭉클해져서 댓글을 남겨요. 고요님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시고 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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