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어려운 HOIC2121님의 고민

HOIC2121님의 고민
어렸을 때부터 사회성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막상 친해지면 괜찮은데, 처음에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어렵고 어색해요. 그래서 대부분 오랜 시간 만나도 어색한 사이로 남아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저를 어색해 하는 게 느껴집니다. 일을 시작한 후에는 인사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나를 사회성 없는 사람으로 판단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왜 이렇게 사람들을 어려워하는 걸까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최창석 님의 답변
무엇보다 HOIC님께 ‘사회성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따져 묻고 싶습니다. 관계를 맺고 사회를 이루는 인간의 특성을 사회성이라고 합니다. HOIC님은 지금까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살아왔습니다. 단지 그 속도가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서 느리고 소수의 사람과 관계를 맺어온 것뿐이죠.
어릴 때부터 이십 대인 지금까지 꾸준하게 낯가림이 있고, 빨리 친해지기에 어려움을 느껴왔다면 다른 누구보다 HOIC님이 난처하고 긴장하는 경험을 하며 힘드셨을 것 같아요. 현대사회는 극도로 세분화된 곳이라 유난스러울 정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 일이 많잖아요. 그 관계의 속도가 힘든 사람에게 ‘소극적’이니, ‘사회성이 없다’라느니 하는 딱지를 붙이기도 하고요. 그런 외향인에게 기울어진 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취업을 하신 것을 먼저 축하드리고 싶어요. 멋집니다.
“왜 사람을 어려워하는 걸까요?” 물으셨죠?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타고난 기질이 내향적일 수도 있고요. 성장하면서 폭력, 따돌림, 배신 등의 대인관계 상처로 위축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친밀한 사람과의 소규모 대인관계 안에서 자라서 폭넓고 빠른 대인관계 경험이 적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가족, 친구 관계 등에서 겪어 지금까지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트라우마 경험이 있고, 그것이 사람을 어려워하는 이유라면, 그건 깊이 있는 심리 상담이 필요한 영역인 것 같아요. 꼭 도움을 청할 용기를 내길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내향적인 기질, 적은 대인관계 경험, 관계에서의 크고 작은 상처의 합으로 지금의 HOIC님이 ‘뚜렷한 내향인’인 거라면 그것은 고쳐야 할 질병도, 잘못된 성격도, 바로 잡아야 할 생활방식도 아닙니다. 어쩌면 HOIC님에게 가장 필요한 건 ‘내향인’인 나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가끔 만나거나 연락하는 초/중/고/대학교 친구가 딱 네 명일 정도로 ‘내향인’이에요. 그래서 상담자로 일하며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거나, 수십 명 앞에서 강의하거나 할 일이 생길 때에는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십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 것 같아요? 여전히 어색하고 어눌하고 긴장합니다. 다만 좀 덜해요. 가끔은 ‘외향인’이라고 오해도 받고요.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노하우 전수의 시간입니다.
고민에 인사 이야기를 하셨으니 그것부터. 신입사원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의 인사는 필수인 것 같아요. 시원한 인사와 밝은 미소는 분위기를 띄우고, 관계를 부드럽게 하죠. 하지만 내향인에게 실시간 인사는 종종 불가능합니다. 잠깐 생각 속에 갇히거나, 뻣뻣하게 굳은 사이에 휙 지나가 버리는 게 인사 타이밍이잖아요. 그렇게 못한 인사는 챙겨서 하세요. 다시 쫓아가서, 자리에 앉아 메신저나 카톡으로, 정신없으면 다음에 얼굴 봤을 때 지난번 놓친 이야기를 꺼내며 두 번 하세요. 그것이 인사든, 선택이든, 대화든, 거절이든 나만의 속도로 대인관계를 하세요. 계속 볼 사람일수록 점점 나의 속도에 익숙해질 거고, 맞추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불안감은 잘못된 것이 아니고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운동, 취미 등으로 잘 다독이고 관리하는 법을 배우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향인 임을 강점으로 받아들이고 드러내세요. 내향인은 귀 기울여 집중해서 잘 듣는 사람이고, 깊이 있고 진정한 관계를 맺는 사람이고, 신중하고 깊은 생각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나 자신을 믿어주어야 합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고,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많이 만나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내가 이미 잘하고 있는 것들을 더욱 자신감 있게 잘 해내시는 것에 집중하길 권합니다. 조급해 하기보다 십 년, 이십 년 차근차근 강점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나의 약점들은 어느새 무난하게 할 줄 아는 것이나 인간적인 매력이 될 거예요. (강점 중심성장은 MBTI 검사의 가장 중요한 코칭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많은 성공에 관한 책들에서 성공은 빠르고 즉각적인 것이 아니라 ‘끝까지’ 해내는 것’이라 합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내향인의 강점이 빛납니다. 말 보다 결과로 보여주자고요. HOIC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