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받고 싶은 내향인 호호님의 고민

호호님의 고민
겉으론 조용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더 많이 관심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관심을 받으면 어찌할 바 몰라 아무 말이나 하게 되고 과잉 친절이나 과잉 리액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인원이 많은 자리에서 소외감을 자주 느낍니다. 일부로 큰소리를 내며 즐거움을 표시해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합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집중되고 소외감이 들지 않는 일대일 만남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매번 소외감을 느끼는 건 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그 자리가 불편해서일까요? 제일 부러운 사람 중 하나가 가만히 있어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남들처럼 어색하지 않게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심리 카운슬러 슝슝님의 답변
안녕하세요. 호호님. 밑미 심리카운슬러 슝슝입니다.
호호님 고민 글을 읽고 제가 쓴 글인가 했네요. 마침 어제 독립출판 작가로 청년분들과 식사하며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초대되어 갔는데, 얼마나 긴장되고 어색한지, 내내 삐걱거리다 왔어요. 끝나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진한 현타가… 정말 호호님의 한 문장, 한 문장마다 “나도 그런데”, “나돈데” 소리 내며 읽었네요.
자, 인정합시다. 호호님도 저도 “참 내향인”입니다. 다른 이들의 말도 잘 듣고, 집중도 잘하고, 차분하고, 안정감 있고, 생각도 깊고, 오래 볼수록 숨은 매력이 많고, 다정하고 고요하고, 일대일로 만나면 누구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사람입니다. 일단 요거는 인정해주고 다음 이야기 읽어주세요.
호호님의 고민 글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소외감’인데요. 섞이지 못하고, 동떨어진 느낌과 주목받지 못해서 아쉬운 것은 구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는 누구보다 잘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어려운 ‘눈에 띄는’ 보다 수월한 ‘잘 듣는’ 사람이 됩시다. 그 대신 적극적으로 몸을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용을 기억했다가 궁금한 걸 질문하거나, 나중에라도 잘 들었다고 솔직하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역할을 합시다. 어렵지 않으시죠. 어쩌면 호호님이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인가요? 더 많이 해봅시다.
‘제일 부러운 사람 중 하나가 가만히 있어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호호님의 목표로 딱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때때로 실패하고, 가끔은 성공하는데, 만족스러운 자리를 돌아보면서 제가 찾은 답은 이래요. ‘아, 나 오늘 무척 편안했구나.’ 이 답변 글을 쓰며 다시 정리되네요. 고요한 존재감이란 편안하게 있는 거예요. 내 불안한 감정과 생각에 쫓기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가득한 사람들과 이야기들 중의 하나에 편안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태예요. 그거면 충분해요.
그리고 가끔은 주목받고 싶잖아요. 저는 몇 가지 필살기가 있어요. 첫째는 타로. 작은 타로카드를 종종 들고 다니며, 슬쩍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떠봐요. 한두 사람이라도 있다면 빙고! 둘째는 제가 자신 있는 주제예요. 사람 심리나 MBTI, 책 등 제 전공과 직업상 다른 사람들이 재밌어 할 이야기가 많아요. 셋째는 아예 제가 진행자로 모임을 만들어요. 보드게임, 낭독 등 제가 사람을 모으고 책임감으로 준비도 많이 하니 제가 말을 많이 하죠. 사실 금방 지쳐서 자주 하기는 절대 싫지만요. 호호님의 필살기는 어떤 게 있을까요?
무엇보다 ‘어색할 때도 있고, 어색해도 괜찮다’부터 시작할까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는데 낯을 좀 가려서 어색하네요. 많이 도와주세요.”하며 멋쩍게 웃으며 말을 시작하는 것도 겸손하고 친근한 오프닝이에요. 어색하면 어색한대로, 호호님의 모습 그대로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것, 어쩌면 가장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존재감을 드러내는 확률 높은 방법일거예요. 응원합니다.
카톡방에서만 초인싸 슝슝 드림.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